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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5-15 07: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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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런티어타임스 이태준 논설실장'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대평가보다는 절대평가에 익숙해 있는 편이다.

그래서 '세계 최초', '세계 최대', '세계 최고' 같은 말을 즐겨쓰고 1등, 2등 같이 서열 정하기가 생활화 되어 있다.

대학진학율 세계 최고, 성형수술 세계 최고, 이혼율 상승 세계 최고 등등 새로운 세계최고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세계 최고'가 더 나올지 은근히 겁이 날 지경이다.

뭐든 세계에서 몇등이냐로 말해야 이해가 잘 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교육부분에 대해서만은 등수 매기기를 하지 않는 것도 이상하고 또 내가 우리 교육의 황폐화를 개탄할 때마다 저마다 잘 이해하는 듯이 하지만 실상은 우리 교육의 실태가 어떠하며 등수로 매겨셔 어느 정도의 수준에 있는지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세계 수학, 과학경시대회에서 한국학생들이 입상했다는 뉴스로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 과학 수준이 세계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실상과는 너무 거리가 먼 '행복한 착각'이다.

세계 경시대회에 나가기 위해 대상 학생을 미리 뽑아 국가에서 스파르타식으로 훈련시켜 내보내는 우리나라와 아무나 나가고 싶은 학생은 자유롭게 지원해서 경시대회에 참가하는 선진국 학생들과의 성적을 비교해서 한국학생들이 수학 과학을 잘 하고 한국학생들의 교육수준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은 마치 김연아가 피겨의 여왕이라고 해서 대부분의 한국여자들이 피겨를 잘 한다고 믿는 거나 한국야구가 우승했다고 해서 한국인들은 야구를 잘한다고 생각하는것이나 마찬가지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는 해마다 국가 경쟁력을 발표하는데 작년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조사대상 55개국중 31위로 발표했는데 여기에 교육부문을 보면 한심하고 부끄러워 고개를 못 들 정도다.

대학진학율은 84%로 세계최고이나 대학졸업자의 사회요구 부응도는 꼴찌인 53위로 나와 있다.
그런가하면 OECD 발표로는 우리 교육경쟁력이 세계 60위라고 하는데 조사대상국이 몇개국인지는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세계 꼴치수준임은 틀림없다.

우리나라의 일류대학이 동남아의 대학보다 못하다는 조사결과는 해마다 나온다.
세계최고가 아니라 세계 꼴찌라는 말인데 이런 결과를 놓고 유식한 교육전문가들이 늘어놓은 이유라고 들어보면 항상 상투적으로 교육에 투자가 모자란다. 제도가 잘못되어 있다는 소리만 귀따갑게 하고 있는데 내가 보기엔 투자를 늘리거나 제도를 바꾼다고 시정되거나 개선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근본적 원인은 학생들의 성적을 평가하는 시험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 전국의 학생들이 똑 같은 문제를 놓고 제시된 예문중에서 정답을 고르는 사지선다형 시험이 우리 교육을 망치는 가장 결정적 원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電氣학과를 지망하는 학생이 두꺼비집을 만져본 적도 없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보통이다.

그 결과 우리 학생들은 무엇이든 암기하는 습관에 익숙해있고 어떤 상황을 서술하거나 현상의 원인에 접근해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탐구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 뿐만 아니라 문장력도 현저히 떨어져 보고서나 기안서를 작성하는 걸 매우 어려워하는 것도 현실이다.

게다가 돈은 엄청 퍼부어면서 영어실력은 일본과 같이 세계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단순히 교육투자를 늘리고 제도를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프런티어타임스 이태준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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