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 분위기 '살벌'
- 이경재의원, "사무총장이 공천 마음대로 했다"
13일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 분위기는 '살벌'했다.
4.29재보선 참패 수습 방법을 놓고 시끄러운 가운데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이경재 의원은 "지난번 혁신위에서 사무총장 위상을 낮췄는데, 그런 제도는 다 날아가고 사무총장이 공천을 마음대로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경재 의원은 특히 "공심위원 네 명이 반대했는데 한 명이 밀어붙였다"며 "지난 총선 때와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열린우리당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기조는 그대로 두고 당 대표만 여러번 바꿔 (망했다)"고 강조, 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조기전대 등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전날(12일) 정몽준 최고위원이 '당 실세들이 최고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겨냥해 "대주주들이 나와야 한다고 하는데, 그런다고 봉합이 되는가?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정몽준 최고위원의 얼굴 빛은 붉게 변했다. 더불어 앞서 "법은 고치라고 있다. 시행착오 있으면 고쳐야 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윤성 의원의 표정도 굳어졌다.
사태를 눈치 챈 홍사덕 의원은 급히 옆자리에 앉아 있던 박희태 대표에게 비공개로 하자고 말했고, 박 대표는 곧장 비공개를 선언했다.
회의가 비공개로 들어갔지만 이미 공개 부분에선 친박근혜계 의원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감지됐다.
이성헌 제1사무부총장은 4.29재보선 공천과 관련, 회의 시작 직전 기자에게 "누워서 침뱉기 식으로 미주알 고주알 말할 수 없다"면서도 "비밀 전략공천을 한다고 하면서 이재훈.박대동 후보에 대해 전혀 공심위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선교 의원은 이날 회의 시작이 원희룡 쇄신위원장이 늦게 참석한 바람에 제 때 열리지 않자 "회의 빨리 열어. 이렇게 해서 쇄신이 되겠어"라고 당직자를 향해 소리치기도 했다.
더불어, 박희태 대표가 회의를 시작하면서 취재진들이 많이 모인 것을 보고 "한나라당의 인기가 좋은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지만 참석한 최고위원과 중진의원들의 표정은 굳어 있거나 쓴웃음 그 자체였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