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정권, 부패한 정권, 실패한 정권이 되지 않으려면..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한나라당이 쇄신과 단합 두 가지를 박희태 대표 중심으로 잘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 무슨 선문답인가? 4·29 완패의 원인은 대통령이다.
출발부터 잘못된 인선과 미국 쇠고기파동, 온갖 정책의 혼선, 배타적이고도 오만한 국정운영, 한나라당 내의 불협화음, 그 정점에 대통령이 있음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런데 아무런 권한도 권능도 없는, 무기력한 박희태 대표를 중심으로 쇄신과 단합을 하라니? 차라리 그같은 주문은 ‘형님’한테 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지금 대한민국에는 여당이 없다. 오로지 대통령과 형님만 있을 뿐이다.
대통령이 당적을 갖고 있다고 해서 여당이 대통령이나 행정부의 하수인은 아니다.
국회의원은 각자 헌법기관으로서 행정부를 견제하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법을 제정하는 입법기관이다. 여당국회의원이라도 이같은 책무는 결코 달라지지 않는다.
대통령과 청와대의 방어막이 결코 아니다. 그런데도 원내대표들이 합의한 사항을 수시로 청와대가 깨버리고, 청와대나 주요 인사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상임위원회를 무력화시켜 버리는 일이 왜 다반사로 일어나는가? 바로 여당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우선 한나라당을 여당으로 인정하는 일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제1야당은 민주당이 아니라 바로 한나라당 안팎에 있는 친박이다. 어쩌다 우리 정당이 이 지경이 되었나? 그 책임은 대통령과 박근혜 두 사람 모두에게 있지만, 근원을 따지자면 당연히 대통령에게 원초적 잘못이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원내대표에 친박인사를 앉혀서 문제가 해결되리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대통령이 진정 무능한 정권, 부패한 정권, 실패한 정권의 수장으로 남을 생각이 아니라면, 이제라도 ‘내 탓이오’를 외치며 직접 쇄신과 화합에 앞장서야 한다.
친목단체처럼 운영되고 선임된 측근들부터 모두 갈아 치워야 한다. 시간이 없다.
쇄신과 단합은 대통령의 몫이지 무기력한 여당 대표의 몫이 아니다.
2009. 5. 6.
자유선진당 대변인 박 선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