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폴리스라인을 넘었다고 현장에서 수갑차고 끌려가는 美민주당 수석 부대변인 존 루이스의원
이 나라엔 理性과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은 일이 너무 많아 일일이 지적하다보면 좀스런 사람이 되고 마는지라 웬만하면 모른 채 하고 넘어 갈려하는데 어제 오늘 신문과 방송의 뜨거운 이슈가 되어있는 盧씨의 뇌물수수 관련 수사과정을 지켜보다보니 검찰이나 盧 側이나 또 뉴스를 전달하는 신문과 방송사 기자들 모두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아 나만 비정상적인 뇌세포를 담고 사는 사람인가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어진다.
盧가 검찰 VIP룸에서 수사를 받는 동안 박연차는 장장 8시간이나 대기하고 있다가 盧와 대면을 했는데 盧, 박연차 모두 대질을 원하지 않는다 해서 대질신문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대질신문이 이뤄지지 않은 원인이 盧가 '박연차도 대질을 원하지 않는 다는 게 이유라니 그러면 누구라도 상대방이 대질을 원하지 않는다면 대질신문은 이뤄질 수 없는 것인가?
그게 우리나라 수사원칙인가? 그러면 검찰은 왜 미리 대질신문이 있을 거라고 언론에 흘렸던가?(조사실에서 8시간 대기했으면 그 자체로 고문이다. 미친 놈 들이다.)
검찰과 盧, 양측이 대질신문이 불발로 끝난 원인을 '대질不願'에 두고 박연차가 대질을 '원했다', '아니'로 다투는 꼴이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
더 가관인 건 盧측의 문재인이 '대질신문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시간도 늦었다.'며 거부의 사유를 들었다는데 이런 사람들이 法典을 잘 외워 사법고시를 통과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나라의 비극이다.
앞으로 사법고시 공부하는 학생들은 法典암기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法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法治의 기본개념을 머리 속에 먼저 장착했으면 좋겠다.
입만 뻥긋하면 '선진국에서는........' 어쩌고 저쩌고 하며 선진국 타령하는 것들이 이럴 땐 영락없는 왕조시대의 내시들처럼 눈치 보기 바쁘다. 수사관은 수사원칙에 의거해 수사하면 되는 것이고 이 원칙 앞에서는 누구도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건 상식 아닌가?
미국에 가 본 적은 없지만 미국 내의 저명인사들이 수갑 차고 경찰에 끌려가는 장면은 여러번 본 적이 있는데 최근엔 별 것도 아닌 경찰 폴리스 라인을 넘었다고 즉각 수갑 차고 끌려가는 美민주당 수석 부대변인과 4명의 美하원의원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여당의원을 시위현장에서 폴리스라인을 넘었다고 수갑 채우고 잡아가는 일은 내 자식 손자 놈 다 늙어죽도록 지켜봐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요구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 달란 말인가? 그게 어디에 있는 규정인가? 법대로 한다면 언제까지 검찰에 나오라고 통지만 하면 되는 것이지 저 멀리 김해까지 가서 비싼 리무진버스에 경호원까지 동원해서 요란 떨며 모셔오는 건 우리나라 수사원칙 어디에 근거한 것인가?
검찰이 대질신문이 있을 것이라고 미리 언론에 흘려놓고는 막상 盧가 "박연차가 대질을 원하지 않는다.'며 박연차 핑계를 대며 '대질' 거부하니 8시간 동안이나 대기하고 있던 박연차는 인사 드릴려고 그렇게 긴 시간을 기다렸단 말이며 그러면 검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하고 '안녕히 가십시요' 하고 김해로 보내주고 마는 것인가?
보도를 보니 盧가 검사실에서 박연차를 만나자 "고생이 많지요. 자유로워지면 만납시다. 대질은 내가 안 한다고 했어요. 내가 박회장 테 이런 저런 질문하기가 고통스러워서....거 참...." 이렇게 되어있는데 박연차가 대질 안 하겠다는 부분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니까 盧가 "대질은 내가 안 하겠다고 했어요'라는 말로 박연차의 대질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보이는데 검찰이 대질신문을 추진했던 것은 사실규명을 위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결정했을 것인데 이제는 안 해도 되는 것인가?
盧 수사가 요식행위였단 말인가?
아마도 지금쯤 검찰은 청와대의 눈치 보는데 온 신경을 '올인'해 있을 것이다. 무늬만 민주주의지 이거 뭐 왕조시대보다 더 후퇴한 꼴 아닌가? 전직 대통령에 대한 禮遇는 비싼 리무진버스로 김해까지 가서 모셔오고 검사가 깎듯이 존댓말 쓰면서 VIP룸에서 정중히 신문한 것으로 충분하다.
수사원칙까지 무시해가며 모실 바에야 차라리 수사를 하지 말아라! 결과가 너무 뻔하니까.....
<프런티어타임스 이태준 논설실장>
[덧붙이는 글]
폴리스라인을 넘었다고 현장에서 수갑차고 끌려가는 美민주당 수석 부대변인 존 루이스의원. 이날 미 하원 집권당 의원 등 5명이 현장에서 최포되어 100달러 씩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법치 국가의 면모와 현상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그 누구도 권력이 있다해도 법을 위반하면 바로 법의 제재를 받는다.미국은 그 누구도 예우차원에서 법을 위반하면 법망을 벗어날 수 없다. 선진국이 되고 싶으면 당연히 우리도 그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