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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5-02 08: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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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운영위원장 한나라당 김영선의원
한나라당 의원들의 홍준표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이 심상치 않다. 민주당에 대한 홍 원내대표의 지나친 친절함(?) 때문이다.

지난 4월 30일 밤 국회 본회의장에선 대통령과 여당이 추진한 금산분리 완화와 관련된 '은행법'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한나라당은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이와 관련한 직권상정을 요청했고, 김 의장도 여기에 동의해줬기 때문이다.

두 법안에는 산업자본(기업)의 은행 지분소유 한도를 현행 4%에서 10%로, 산업자본의 사모펀드투자회사(PEF) 출자 한도를 10%에서 20%로 각각 높이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이와 다른 수정안이 갑자기 나타났다. 일부 야당 의원의 반발이 심하자 여야 지도부가 한도를 10%에서 9%로, 20%에서 18%로 낮추는 것으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회 정무위원장인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의 눈에서 불이 타올랐다.

김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몇 달 동안 담당 상임위에서 마련한 안(案)을 몇몇 야당 강경파 의원들이 반대한다고 마음대로 바꾸느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김 의원은 또 "(5월에 임기가 끝나는) 여야 원내대표가 마지막 공적을 내기 위해 정치적으로 야합한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이 이처럼 화를 내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사실 김 의원은 금산분리 완화와 관련한 법안을 야당의 거센 반대를 이겨내며 힘들게 국회 정무위에서 통과시켰다.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낸 작품에 다른 사람이 손을 댄 것으로, 김 의원은 "국회법 체계도 무시하고 의원 개개인의 인격도 모독 당한 오늘은 국회와 의원의 권위가 짓밟힌 날이다."고도 외쳤다.

김 의원의 이 같은 목소리는 본회의장을 동요시켰다. 결국, 은행법 수정안은 겨우 통과됐지만 금융지주회사법 수정안과 원안은 모두 부결됐다.

홍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의견도 제대로 모으지 않은 채 합의를 먼저 해버린 것에 대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발이 컷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홍 원내대표의 민주당에 대한 친절함(?)은 이날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빛을 발했다.

그는 전날 4.29재보선 참패로 당 분위기가 침울함에도 불구하고 "선전을 한 민주당 지도부에게 축하의 말씀 드린다. 사실 민주당으로서는 노무현 게이트와 당 내분사태로 굉장히 어려웠을 텐데 그 어려움을 딛고 선전했다."는 인사말을 잊지 않았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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