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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5-01 08: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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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신동아구룹 대한생명 63 빌딩
“빼앗긴 물질은 내려놓았지만 나를 이렇게까지 어렵게 만든 사람들에 대한 미움을 내려놓기까지는 오래 걸렸다. 다 용서하고 마음을 비웠지만 진실만큼은 밝혀졌으면 좋겠다”

최근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김대중 정권 시절 대선자금을 주지 않아 보복 당했다고 폭로한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최 전 회장은 지난 27일 오후 6시에 방송된 CTS-TV 를 통해 신동아그룹 해체와 관련,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며 그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 들어 1999년 구속되기 전까지 모범적인 기업인을 대표했다. 공공연히 알려지는 흔하디흔한 기업인과 연예인 간의 스캔들 하나 없었으며 어려운 이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았다.

그러던 중 1999년 구속과 더불어 법무부, 통일부 장관의 부인들이 연루돼 떠들썩했던 부인 이형자 씨의 옷로비 사건이 터졌다. 하지만 해당 사건은 ‘옷로비’가 아닌 ‘옷값대납거절’ 사건으로 이 씨는 2001년 무죄 선고를 받았으나 이는 제대로 알려지기는커녕 현재까지도 일부 매체들에 의해 ‘옷로비리스트’라며 왜곡보도 되고 있다.

최 전 회장은 이날 방송에서 신동아그룹이 해체되고 공들여 설계한 63빌딩이 2002년에 다른 기업으로 넘어간 것에 대해 “사람은 용서했다”라면서도 “구속 당시 충분한 유동자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정권은 대한생명에 국민의 세금인 공적자금을 투입해 국영화 시키고, 다른 기업에게 다시 불법으로 매각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20여개 생명보험사들에게는 1년 6개월이라는 자구노력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유독 대한생명에게는 11일의 시간만을 주었다”라며 “22조원 규모의 신동아그룹을 한순간에 공중분해 시킨 것은 당시 정권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모든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감된 후 4개월 동안 교도소 안에서 벽에 머리를 부딪치기까지 하며 암울한 생활을 했고, 하루 동안 내내 울면서 두루마리 화장지 한통을 다 썼다”라며 “하지만 4개월이 지나자 진심으로 모든 물질을 내려놓고 기도할 수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또 “지금은 모든 분들 다 잊어버리고 용서했다. 22개나 되는 계열사를 정권차원에서 정치적으로 공중분해 시킨 것에 분노했지만 결국 하나님이 주시고 다시 거두어 가셨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구를 원망할 것은 아니었다”라고도 했다.

최 전 회장은 당시 자신과 함께 쫓겨난 임직원들에 대해 “많은 임직원들이 피해를 봤다. 2000여명의 임직원들이 그 나이에 해직돼 취직했는지도 모르지만 생계가 막막했을 것”이라며 “아이들 공부도 시켜야 했을 텐데 나만 당한 것이 아니고 함께 일하던 가족 같은 사람들이 당한 것이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오죽 억울했으면 지난 3월, 이명박 정부에 명백히 밝혀 달라는 탄원서를 냈다”라며 “그룹을 찾아달라는 것이 아니다. 조사만이라도 해서 잘못된 과정에 대한 시비를 가려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퇴사 임직원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나 하나 좀 더 잘했더라면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텐데 나 하나 실수로 그 많은 사람들이 고통당하고 가족들까지 고통당했다. 죄송한 마음뿐이다”라고 말하는 최 전 회장의 눈에는 종심(從心)의 나이에서 오는 회한(悔恨)의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이에 사회자는 “(최 전 회장에게) 일어난 일들 보며 ‘왜입니까’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기도해 줄 것이다. 그 믿음 변치 말기를 바란다”라고 끝을 맺었으며 방송이 나간 뒤 해당 게시판에는 많은 시청자들이 응원의 글을 남기고 있다.

<프런티어타임스 최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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