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하승 시민일보 편집국장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6일 <시민일보> 자유게시판에는 이른바 ‘박심(朴心, 박근혜 마음)’을 대변한다는 정수성 후보를 지지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친박(親朴) 정수성 후보는 4.29 재.보궐선거에서 경북 경주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 친이(親李) 핵심 인사인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와 현재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경북 경주시 재보선 등록 후보를 대상으로 판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수성(무) 후보 33.3%, 정종복(한) 후보 33.1%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무소속 최윤섭(6.9%), 무소속 채종한(6.7%), 무소속 이순자(5.2%), 선진당 이채관(2.1%), 무소속 채수범(0.4%) 후보 순으로 조사됐다.
비록 정수성 후보가 앞서고는 있으나, 친박 후보와 친이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어서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친박 논객들이 정수성 후보를 성원하고 나선 것이다.
논객 ‘팔공’은 “정수성이 이겨야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제는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야한다”며 “적어도 평생을 국가를 위해 충성을 바친 유능한 인재가 국민을 속이고, 대통령을 속인 사건의 주모자에게 선거에서 패배하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혜범’이라는 논객은 “박근혜를 위하여 경주시민들이 정수성 후보에게 압도적인 몰표를 몰아주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그 표차만큼 박근혜에게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장자방’은 “아, 나에게도 투표권이 있었으면 좋겠다. 가슴에 응혈되어 있는 속병을 한 표에 꾹 찍어 날려 버리게 말이다.
경주 시민들이 부럽다.
그러나 4.29일 저녁에 나의 속병을 대리 치유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기만을 바란다”며 은근히 정수성 후보를 지원하기도 했다.
‘V를 위하여’는 “박사모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6일부터 친이계 핵심인 정종복 후보 낙선 운동과 친박 성향의 무소속 정수성 후보당선 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리는 것으로 간접 지원에 나섰다.
‘산지기’는 “해당 지역구민이 아니라서 한 표를 던질 수는 없지만 오늘 정식 출정한 그에게 몇 줄의 격려 글로나마 승리를 기원한다”면서 “사선을 넘고 넘은 백전노장이 이제 새로운 전투에서 승리, 국회의사당에 우뚝 서서 사자후를 토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고 밝혔다.
특히 박근혜 지지 팬클럽 가운데 하나인 박사모는 이날 노골적으로 정수성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실제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정수성 후보의 선거연설원으로 등록해 “정수성 후보에게는 박근혜 전 대표가 있다”며 지지 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박사모 회원 수백 명도 선거 기간 경주에 머물며 유세장 바람잡기와 전화 돌리기를 통해 정수성 후보를 밀겠다는 태세다.
앞서 박사모는 18대 총선 당시 친이계인 이재오 이방호 박형준 전여옥 의원 등을 타깃으로 낙선 운동을 한 바 있으며, 박사모의 이 같은 움직임은 실제 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었다.
특히 박 전대표는 한나라당 후보인 정종복 후보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은 바 있다.
한마디로 박 전 대표는 정종복 후보에게 한마디로 “너는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했다는 말이다.
실제 박 전 대표는 1일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최근 친박계 무소속으로 경주 재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정수성 씨에게 후보 사퇴를 종용했다는 주장과 관련, "이번 사건은 한 마디로 우리 정치의 수치"라고 이 의원을 정면 겨냥했다.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정수성 후보를 옹호하는 발언이자 정종복 후보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선을 긋는 것이었다.
앞서 지난 30일에는 대구에서 열리는 한 토론회에 박 전대표가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정종복 후보가 부리나케 달려가 인사하자 주변에서 기자들이 사진을 찍으려 할 때 "사진 같은 것은 찍지 마시라"고 제지시키기도 했다.
결국 박근혜 전 대표가 정수성 후보에 대해 직접 지원유세를 하지 않더라도 친박-친이 전면전 양상이 불가피하게 된 셈이다.
어쩌면 이번 선거 결과가 ‘박풍’의 위력을 새삼 실감케 하는 선거가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