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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국민을 진정으로 사랑한 보통사람 노태우. -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가와 국민을 향한 마음, 국민이 제대로 읽고 이해… - 훗날 역사는 노태우 전 대통령을 아름답고 위대한 보통사람이었다고 평가…
  • 기사등록 2021-10-30 13:50:19
  • 수정 2021-11-01 16: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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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국민을 진정으로 사랑한 보통사람 노태우.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가와 국민을 위한 마음, 국민이 제대로 읽고 이해해야. 훗날 역사는 '그를 아름답고 위대한 보통사람인 대통령'이었다고 평가할 것이다.

 

 

오늘 오전 11시, 지난 26일 영욕의 89년 세월을 마감하고 귀천한 노태우 전 대통령(제13대, 1988.2-1993.2.)의 국가장 영결식이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진행됐다. 장지는 경기 파주 통일동산이었으면 하는 것이 유족 측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가 결정될 때까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유해는 오두산 '검단사'에 일단 안치됐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삶의 여정에 공과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노태우 전 대통령 삶의 경우 그 삶이 국가나 사회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범부의 죽음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구를 국립현충원에 모시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안타깝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논란 끝에 국가장으로 나마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를 치르게 되어 동시대를 살고 있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매우 다행한 일로 여긴다.

 

비록 노태우 전 대통령이 12.12군부쿠데타의 주역 중 한 사람으로서 5.18광주민주화사태에 대한 책임의 일단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 즉, 광주유혈사태로 희생된 국민과 그 뒤에 남겨진 가족들이 일상에서 겪었을 고통의 크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는 늘 그렇게 이어져 왔고, 그 역사적 희생에 대해 국가는 늘 충분하지는 않지만, 반드시 상당한 보상을 해왔다. 

 

 80년 5월 우리는 거리(서울역 광장)에서 '군부쿠데타 세력은 물러가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다. 뒤이어 터진 광주유혈사태로 이 땅의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어떤가를 알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그것은 잠시 숨을 고르다가 마침내 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져 꽃을 피웠다.

 

 그 꽃 봉우리를 맺게 한 이가 바로 80년 군부쿠데타의 주역 중의 한 사람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었다. 87년 6월 그 해 같은 달 29 일 당시 민주정의당 대표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국민의 대통령직선제개헌 요구를 수용하였고, 6.29선언과 함께 마침내 87년 10월 직선제 개헌안이 국회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부쳐져 93.1%의 찬성을 얻어 같은 달 29일 공포되고, 이듬해인 1988년 2월 25일 시행에 들어갔다. 이로써 우리가 소위 말하는 '87년 체제'가 탄생했고, 이 87년 체제는 그로부터 33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87년 체제의 가장 큰 특징은 대통령 직선제를 채택함으로써 군사정권 곧 권위주의 정권을 종식시킨 점이다. 하지만 87년 체제는 여전히 대통령 1인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함으로써 권위주의 정권의 유산과 형태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87년 체제를 우리는, 불완전한 민주주의 체제라고 일컫고 있다.

 

 아무튼 87년 체제의 등장은 어둡고 긴 군사독재 정권의 종식을 고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 중심 역할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임무적으로 수행하고 이끌었다는 점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5.18.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칭송을 받아 마땅하다. 물론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부당한 정치자금의 수수나 북방외교의 전개 등 공과의 문제는 또 다른 관점에서 평가해야 하지만. 퇴임 이후의 행보와 함께 유언으로 남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말에서 우리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민과 역사에 대한 진심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노 전 대통령은 유언에서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 및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고 국민에게 고했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은 “주어진 운명을 겸허하게 그대로 받아들여, 위대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고 소회를 밝히는 한편, “생애에 이루지 못한 남북한 평화통일이 다음 세대들에 의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고 했다.

 

 이렇듯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마음을 지배한 것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사랑과 이해가 깔려 있다. 5.18 사태로 가족을 잃고, 한 때 희망을 잃은 국민이 없었으면 하지만, 역사적 소임을 다한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애국, 애민정신만은 후대에도 이어져야 한다. 그가 대통령 재임시절 펼친 정책들을 생각하면, 한 때 그를 미워하고 역사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고인을 보내는 오늘 우리는 그 분의 과는 이해로써 용서하고, 공은 본 받아 우리의 미래를 희망으로 일궜으면 한다.

 

 다만, 고인의 뜻에 따른 것이라지만, 그 길에 '생수 한 병과 물 한잔'이라니 노 전 대통령께서 어찌 마음 편히 이 승을 떠날까 염려스럽다. 아무튼 훗날 역사는 노태우 전 대통령을 아름답고 위대한 보통사람으로서의 대통령이었다고 평가할 것이다.


 고 노태우 전 대통령 떠나는 길에 멍하니 서서 새삼 지난 일들을 떠올리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202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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