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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1-29 00:53:36
  • 수정 2019-01-29 00: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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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득환 논설위원/대기자

국민소득 3만 달러의 시대, 무엇이 우리의 삶을 옥죄는가.


유엔의 인간 삶 평가지표 국가별 순위에서 한국은 201212위에서 201722위로 10위나 후퇴했다. 10년 사이 1인당 국민소득은 분명 소폭이지만 증가해 3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그런데도 국민 삶의 만족도 곧 행복지수는 크게 후퇴했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지난 해 연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대내외 전문가들도 한국민 삶의 질에 대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놓고 있다. , 한국 국민 삶의 질 만족도는 소득수준에 비해 크게 낮다고 다들 평가하고 있다.


어느 해인가 내가 미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미국의 그 광활한 대지가 주는 삶의 여유, 그 안락함은 돈으로는 결코 살 수 없는 것이리라. 가는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 모두 얼굴에 미소가 넘치고, 그들은 생면부지인 나를 처음 만난 그 순간 친구로 받아주었다. 나는 그들에게서 여유로운 삶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런 미국에 비해 우리의 국토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삼천리금수강산이라지만, 이 국토는 이 땅에 사는 국민에게 여유로운 삶을 제공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하여 낙담할 필요는 없지만, 좁은 국토가 주는 압박감 또한 큰 것이 사실이다. 당장 우리를 압박하는 높은 주거비만 해도 바로 좁은 국토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것이 옳다.


서울 도심의 경우 어디를 가나 땅 한 평에 평균 4, 5천만 원이다. 자연히 그곳에 주거공간을 마련하면, 초고층 아파트를 짓더라도 그 분양가격이 평당 2,000만 원 선을 상회한다. 하기야 강남 특정 지역의 경우 아파트 평당 거래가격이 무려 1억 원대에 이르니, 입이 떡 벌어져 다물어 지지가 않는다.


물론 미국 뉴욕 중심가에 위치한 주택의 거래가격 역시 서울 못지않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과는 달리 그 선택의 폭이 넓다. 미국의 경우 한국과는 달리 도심에서 멀어지면. 그만큼 저렴한 주택 또한 많다.


지금은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미국은 일찍부터 자동차 문화가 발전된 나라다. 사실 미국에서는 자동차가 주요한 생활수단이어서 그것 없이는 생활하기 어렵다. 이에 비해 한국은 좁은 국토로 인해 자동차보다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더 나은 편이다.


이에 따른 삶의 여유 또한 충분히 차별된다. 이런 차이에서 오는 삶의 질 또한 묵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점과 함께 늘 무엇에 쫓기듯 삶을 살아내야 하는, 곧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삶을 살아가야 하는 곳이 바로 이 땅 한국이다.


이런 경쟁적 삶의 구도는 사회적 비용을 큰 폭으로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당장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사회현실만 봐도 앞의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지나친 경쟁적 삶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사회현상이 수도 없이 많다. 연평균 자살자의 수나 기타 소득 격차에 기초한 빈곤율, 각종 사회적 범죄의 발생 건수, 기타 사회 내부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 사고 등이 그 예이다.


그리고 이 현상들은 국민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명확한 요소이다. 특히, 경제의 저 상장 구조로 인해 나타나는 일자리 부족 현상은 실업률을 높이고 있고, 특히 청년실업률의 확대는 국가의 미래마저 어둡게 조망토록 한다. 600만 명에 달하는 중소자영업자의 수 또한 이 나라 한국에서 정말 더는 살고 싶지 않게 한다. 저출산과 급격한 고령화가 부르는 사회위기를 생각하면, 우리의 미래는 참으로 어둡다.


이같이 열악한 사회적 환경과 더불어 앞서 살폈지만, 우리의 자연환경 또한 우리를 위로하지 못한다. 국토면적의 70%를 차지하는 산악과 뚜렷한 사계절은 국토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결국 산지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우리는 강구해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속에서 살아내야 하는 우리국민은 그만큼 치열한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우리네 삶의 지옥을 형성하는 요소는 앞서 지적한 것들 이외에도 너무나도 많다. 남북 분단 현실 또한 우리의 삶을 옥죄는 또 다른 요소다. 이로 인한 갈등의 크기와 그에 따라 지급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의 크기 또한 만만치가 않다.


이런저런 사정을 따지다 보면, 이 나라에서 더는 살고 싶지 않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이 나라가 왜 이 지경의 나라가 되었는가. 삶의 지옥인 이 나라, 대한민국, 애국심만으로는 살 수가 없는 나라, 대한민국, 사회제도의 개혁 없이는 이 지옥의 삶에서 그 누구도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이 아름다운 미래에 기대어 살 수 있는 대한민국, 이것을 실현할 방업이 우리에게는 진정 없는가. 그 같은 희망마저 꺾이면, 너와 나는 이 땅에서 더는 살아갈 용기마저 잃게 될 것이다. 국민이 행복한 나라, 여유로운 대한민국을 꿈꾸지만, 겨울 냉기가 옷 속을 먼저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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