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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11-18 20:43:11
  • 수정 2016-11-18 20: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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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득환 대기자>

시의(時宜)를 어이 탓하랴. 나도 역술인처럼 한마디 해 볼까. 이 땅의 역사가 요동치는 것은 시운(時運) 탓이다. 이렇게 생각해야 마음이 편하지 않으랴! 최근의 시국상황의 전개를 살필 때, 박근혜 대통령의 시운(時運) 또한 다했다싶다. 100만 시민이 지난 12일 광화문 광장 일원에 모여 손마다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외쳤다.


이것이 그 점을 상징적으로 말해 준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역시 정치구단답게 박 대통령을 일러 시운(時運)을 거역한 역천자(逆天者)로 낙인까지 이미 찍었다. 한 역술인 또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최순실의 죽을 운 탓에 이 같은 사태가 벌어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최순실의 운이 아니라 박 대통령의 시운(時運)이 다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해 주는 것이 아니겠나싶다. 최순실 게이트의 발생을 역설적으로 해석하면 이 나라와 이 땅의 국민에게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을 예고한다.


이래야 너와 나 곧 국민의 속이 더 편하지 않겠나. 현재의 정치상황을 희망적으로 말하기 위해 우리는 작금의 정치사태를 시의(時宜)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다시 말해서 이제 우리는 이 시점에서 우리사회를 관통하는 기존의 제 질서를 해체하고 새로운 질서를 정립해 대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 새 정부가 조속히 등장해야 한다. 국민 역시 그 같은 시의에 따라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를 고대한다. 그런데 문제는 현실 정치인들 중에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 추동력을 가진 담대한 지도자가 국민의 눈에 띄지 않는 점이다.


이 탓에 작금의 정치사태에 대한 국민 불안의 크기가 자못 가늠하기 어렵다. 국가와 국민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이 땅의 정치질서를 포함한 제 질서가 이후 상당기간 동안 혼돈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갈팡질팡 댈 것이다. 그것이 부를 패악의 역사는 상상만 해도 고통스럽다.


많은 국민은 그 점을 두려워하고 있다. 즉, 우리가 시대적 요구 곧 시의를 제대로 관철하지 못하거나 올곧게 정립하지 못하면, 다가올 미래는 국가와 국민을 위기 속으로 내모는 등 암울한 역사의 시기가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그 점을 결정하는 요인 중의 하나가 바로 시운을 다한 박근혜 대통령의 선택이다.


만일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상의 권한을 이유로 대통령 직을 남은 임기까지 계속하고자 한다면, 국민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그 충돌은 국가와 국민에게 매우 큰 불행을 안길 것이다. 국민 행복의 시대를 열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그런 대통령이 국민 불행을 초래하고, 자신의 미래 또한 어둠 속에 내던졌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오히려 국민을 불행 속에 빠뜨리는 장본인으로 서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민불신’의 정도가 이미 한계상황에 다다랐다. 물론 이정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새누리당 내 일부 친박 세력이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고자 하지만 그들 역시 이번 최순실 게이트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측면이 있다.


특히,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전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순실 게이트 발생을 방조한 책임으로부터 이정현 대표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은 그렇게 생각한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라면,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를 통해 국민을 위한 옳은 선택을 해야 한다고 고언(苦言)을 해야 한다.


그런데 고언(苦言)은커녕 오히려 현 시국이 준엄하다는 이유로 오히려 박 대통령을 두둔하는 자세를 이정현 대표가 취하고 있다. 이는 이정현 대표가 시의를 바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정현과 같은 보좌진이 현재의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었다고 봐도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이런 점을 고려해 이 순간부터라도 이정현 대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적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그것이 옳은 길이다. 거듭 말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대통령으로서의 시운은 다했다. 국가와 국민의 잃은 신뢰를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다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대통령을 옹호하는 것은 시의를 거스르는 것으로 자칫 역사적 심판의 단두대에 기어이 스스로 오르는 길일 게다. 너도나도 불행해져야 할 시운(時運)을 우리가 맞이했다. 시운이 부른 작금의 정치사태를 한해 무엇 하랴! 시의(時宜)는 항시 대의를 쫒기 마련이다. 이 시기가 지나면, 우리 모두를 행복으로 이끌 새로운 시의(時宜)가 새 길을 열 것이다.


낙엽이 져야 새 봄에 움이 트듯이 작금의 혼돈 속에 새 질서가 잉태해 있다. 그래서 작금의 혼돈이 오히려 희망이다. 새로운 시대를 꽃 피울 움이 그 혼돈 속에서 이미 자라나고 있다. 이러할 진대 작금의 시의(時衣)를, 우리가 어이 탓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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