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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10-19 10:38:51
  • 수정 2016-10-24 14: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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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득환 대기자>

의도하지 않은 기획, 송민순 회고록, “빙하는 흐른다.”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흐른다.”는 의도하지 않은 기획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로 인한 파문은 그것을 의도한 기획으로 보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흐른다.”의 내용 중 한 토막이 뜨거운 정쟁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그 한 토막의 내용은 2007년 유엔의 대북인권결의안 표결에서 우리정부가 기권하는 과정에 대한 기록이다. 당시 정부 내에서는 유엔의 대북인권결의안에 대해 당시의 남북관계를 고려해 기권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외교통상부를 중심으로 하는 찬성의견이 또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실은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문제가 불거진 이후 당시 그 같은 의사결정에 참여한 김만복 전 국정원장의 증언이나 이재정 당시 통일부 장관, 기타 청와대 안보실장 등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할 때, 관련 사실에는 다툼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송 전 장관의 기억과 앞서 말한 이들의 증언 간에 간극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송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우리 정부가 유엔의 대북인권결의안 표결 기권 결정을 하기 전에 북한 당국에 먼저 의견을 묻고, (북측의 의견을 반영해) 최종 기권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207.11.18. 내려진 그 결정을 문재인 당시 대통령 실장이 주도했다는 것이다.


송 전 장관 회고록에 기록된 문구만 단지 놓고 보면, 정말 당시 우리정부는 간도 쓸게도 없는 짓을 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그 같은 결정을 한 문재인이 차기 유력 대선 후보라는 사실을 우리국민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하다. 더군다나 이와 관련해 문재인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보다는 당시를 잘 기억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라며, 도피 식 발언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국민을 크게 실망시키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문제를 문재인 차기유력 대선 예비주자에게 그 책임을 떠넘길 일은 아니며, 또한 그렇게 단순히 개인의 책임으로 치부할 일도 아니다.


그 같은 유엔 인권위원회의 대북한 인권결의안이 표결에 부쳐지기 전인 200710월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었고, 104일 소위 8개 항에 달하는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10.4남북공동선이 발표되기까지 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도 성과를 내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그로부터 1년 정도 뒤인 200810(이 때에는 이미 정권이 교체된 상황)에는 미 국무부는 북한에 대해 대 태러 지원국 해제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흐른다에 기록된 한 토막의 외교비사라고 볼 수 있는 그 내용을 놓고, 문재인 유력 차기 대선 후보에게 그 책임을 묻겠다며, ‘내통이니 국가관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느니 하는 등의 집권여당의 시각은 매우 잘못됐다.


물론 문재인 차기 유력 대선 주자가 이 사안을 어물쩍 넘기려 해서는 안 될 것인 것은 맞다. 그렇지만 이번 송 전 장관의 회고록 파문은 차기유력 대선 예비후보인 문재인을 오히려 더 굳건한 차기대선 호보로 올려놓은 계기로 작용하게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송 전 장관의 회고록 파문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차기대선 후보 입지를 더 강화할 것으로 해석하지만, 이 또한 빠른 예단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송 전 장관의 회고록 파문은 의도하지 않은 기획인 것이 분명하다. 설열 그것이 의도된 기획의 산물이라고 할지라도 집권 여당을 위한 결정이 아니라 문재인 차기 유력대선 주자를 위한 것이다. 이번 송 잔 장관 회고록 파문이 여당인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당면 문제들 곧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문제나 기타 미르, K스포츠 재단의 설립과 관련된 각종 의혹, 그리고 이 문제의 당사들로 지목을 받고 있는 소위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들에 대한 논란을 한 순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힐 수 있을지는 모른다.


다만, “그 같은 방법으로 그 문제에 대한 책임만은 물 타기가 가능하다.”라고.결론으로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흐른다.”는 의도하지 않은 기획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로 인한 파문은 그것을 의도한 기획으로 보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201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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