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은 8월 26일(금) 오후 5시 30분 옛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전 정책엑스포 2016」에서 "희망의 정치, 국민의 국회"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이하 연설 전문입니다>
연설문
존경하는 대전시민 여러분, 내외 귀빈여러분!
반갑습니다. 국회의장 정세균입니다.
먼저 특별한 자리에 초청받게 되어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오늘 뜻 깊은 기회를 주신
대전발전연구원 유재일 원장님과
한국정치학회 강원택 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대전 정책엑스포 2016>을 준비하고 진행하느라
수고해주신 관계자 여러분과,
특별히 정책엑스포가 열리기까지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권선택 시장님과 김경훈 의장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희망의 정치, 국민의 국회>라는 주제로
여러분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제가 생각하는 정치
그리고 20대 국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5대 국회에서 정계에 입문하여
6선의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동안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정치란 도대체 뭐냐라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정치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에 대한 저의 답변을 드리기 전에
잠시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볼까 합니다.
어린 시절 겪었던 가장 안타까운 기억이자
제가 정치를 시작하게 된 동기이기도 합니다.
저는 전북 진안의 산골마을에서 자랐습니다.
한국전쟁 직후 어느 집이나 그랬듯
제집안도 가난에 찌들어 있었습니다.
집안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진학도 못하고,
나무를 하거나 풀을 베어 소를 키워야 했습니다.
제 또래의 친구들 누구나 그런 생활에 익숙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공부를 해야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아버님의 믿음과 헌신 덕분에
정식 중학교는 아니지만 고등공민학교란 곳에 입학하여
중학교 과정을 공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 등교하는 날,
어머님께서 준비해 주신 도시락과 책 보따리를 둘러메고
날아갈 듯 기쁜 마음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그때 마침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소를 몰고 들로 나가던 친구와 마주쳤습니다.
제일 친했던 친구였지만
순간 당황스러워 눈인사만 나누고
서로 고개를 돌려야만 했습니다.
그 뒤로 학교를 오가다 그 친구와 마주칠까 봐
일부러 먼 길로 돌아서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비록 나이는 어렸지만,
그런 현실과 마주하는 제 자신이 버겁고 원망스러웠습니다.
적어도 학교는 가게 해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가난도 나라도 원망스러웠습니다.
이때의 기억은 제가 성장하면서
사회를 바라보는 기준이 되었고,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야말로
우리사회와 정치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란
믿음을 갖게 했습니다.
존경하는 대전시민 여러분!
인도의 초대 총리 네루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게 정치’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정치가 해야 할 역할이자 소명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헌법이 명시한
국민의 기본권이자
법이 존재하는 이유이고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인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우리 정치가 국민들께 신뢰를 받기는커녕
국민의 외면과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입법, 사법, 행정 3부 가운데
국민과 가장 가까워야할 곳이
바로 입법부인 국회입니다.
국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된 대표자들인데
왜 국민들은 국회를 가장 멀게 느끼는 걸까요?
그건 국회가 밥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대전시민 여러분!
우리 국민들께서는 지난 20대 총선을 통해
우리 정치권에 엄중한 경고를 내리셨습니다.
어떤 정당도 과반의석을 획득하지 못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어떤 정당에게도
국민께서 마음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이제 20대 국회는
지난 총선 민의를 엄중히 인식하고
당리당략이 아닌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대화와 타협의 의회민주주의를 통해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민이 행복한 국가, 평화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
이것이 우리 시대 정치의 역할이자 책무입니다.
존경하는 대전시민 여러분!
정치가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권 스스로가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신뢰받는 정치,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정치가 신뢰를 회복하는
첫 번째 단추는 특권 내려놓기입니다.
국회의장 취임 직후
특권내려놓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정치인은 배제하고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했습니다.
정치권의 어설픈 셀프개혁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앞으로는 더 이상 특권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뿌리를 뽑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뉴스 속에 등장하는 소위 힘있는 사람들의
특권과 권력놀음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사회지도층의 특권과 부패가 지속되는 한,
국민에게 희망과 신뢰를 주는 정치는
실현될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잘못된 특권과 기득권을 바로 잡고,
부정과 부패가 없는 투명한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국회가 먼저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 사회 전반의 투명사회 운동으로
확산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대전시민 여러분!
지금 우리 사회는 3대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공동체의 근간을 허무는 경제의 위기,
남북 간 대립과 갈등이 몰고 온 평화의 위기,
제왕적 대통령 권력이 낳은 민주주의의 위기가 그것입니다.
국회가 일하는 국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당면한 위기극복에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민생입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지속되는 경제침체 속에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습니다.
실질소득 정체와 구조조정으로 소비가 얼어붙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하루하루를 버티기조차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국민통합의 걸림돌인 양극화를 해소하고
새로운 성장과 분배의 모델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문제의 핵심고리가
바로 청년문제 해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자리 문제, 소득격차의 문제, 출산과 보육의 문제,
지속가능한 성장과 복지의 문제가
모두 청년문제와 중첩되어 있습니다.
청년들이 질좋은 일자리를 찾고
희망을 갖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먼저 공공부문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소방, 치안, 복지 분야와 같이 일손이 모자라는
공공분야를 중심으로 청년일자리를 늘려야 합니다.
민간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합니다.
인공지능, 드론, 핀테크 같은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를 잘 발굴하여
국회가 선제적으로 제도를정비하고 예산을 지원해서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청년문제를 풀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정치권이 나서야 합니다.
존경하는 대전시민 여러분!
지금 우리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위태롭습니다.
북한은 올해 초 4차 핵실험에 이어
최근에는 잠수함 미사일 발사를 성공시키며
위협의 강도를 높여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잘못된 판단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안보의 문제는 여야가 나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북한의 도발에 맞선
강대강 전략만으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대북압박정책으로 일관해온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 동안
안보위기가 해소되기는커녕
위협요인만 증대되고 있는 현실을
깊이 되새겨봐야 할 것입니다.
저는 지난 제헌절 경축사에서
동북아 평화와 협력을 위해
6자회담 당사국 의회 간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해 최근
동북아 평화협력 의원외교단을 구성했습니다.
여야 중진 의원들로 구성된 외교단이
곧 미․일․중․러 4개국 의회를 상대로 한
의회외교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의장으로서 저 또한 직접 나서겠습니다.
다음 달 미국을 시작으로
국제사회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데
혼신의 힘을 쏟겠습니다.
존경하는 대전시민 여러분!
우리사회가 극복해야할 세 번째 과제는
제왕적 대통령 권력이 낳은 민주주의의 위기입니다.
민주화의 산물로 탄생한
현행헌법이 내년이면 30년을 맞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현행 헌법은
변화하는 시대정신과 다양한 사회적 변화와 요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87년 개헌 당시의 대표적인 성과였던
대통령 5년 단임제만 하더라도
과도한 권력집중, 정책 지속성 실종과 같은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정치가 대화와 타협이 아닌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되고 있는 이유도
바로 무소불위의 제왕적 권력을 독점하기 위한
정치권의 무한경쟁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 역사에 성공한 대통령을 찾기 어려운 것도
3권 분립의 헌법정신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철지난 옷이 되어버린 현행헌법을 그대로 두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없습니다.
제가 20대 국회의 화두로
개헌문제를 제기한 건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존경하는 대전시민 여러분!
과도한 권력집중은
비단 중앙정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중앙과 지방 사이의 권력의 불균등 또한
국가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시대정신은
격차와 불평등의 해소를 통한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있습니다.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려면,
국민 실생활에 직결되고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제도와 정책의 발전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제도와 정책은
지역주민의 자율, 참여, 책임을 핵심으로 하는
지방자치를 통해 마련되고 실현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꽃은 지방자치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형식적으로는 지방자치를 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중앙에 아직도 권력과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지역 주민들의 이해와 요구가
지방 정부나 의회를 통해서
실현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중앙과 지방 간의 격차와 불균형이 심화되는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지역주민의 삶의 질은 정체되고,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목표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에 대한 해답이
지방분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에 불필요하게 집중된 권한을
과감히 지방으로 이양하여
지방 정부와 의회가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고
지역 발전과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분권형 개헌이 이뤄져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지방분권은
단순한 제도개선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고,
분권과 협치의새로운 국가시스템 속에서
제대로 구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장으로서
대통령과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하여
지방분권형 국가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제가 가진 모든 정치적 역량을 쏟을 생각입니다.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이
올바르게 실현되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우리 민주주의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대전시민 여러분!
국회의장에 취임하면서
20대 국회가 나아가야할 세 가지 방향에 대해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국회,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가 되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국회가 더 이상 국민의 걱정거리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불필요한 특권은 모두 내려놓고
민생문제를 비롯한 우리 사회가 당면한
현안 해결에 앞장서는 일하는 국회로 거듭나겠습니다.
이를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회,
국민에게 짐이 아닌 힘이 되는 국회가 되겠습니다.
또한 견제와 균형의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국회의 상을 정립해 나갈 것입니다.
책임정부 못지않은 책임의회를 구현하여
국민의 기본권 향상과 국가 시스템 정비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국회가
당면한 현안 해결에만 매몰되지않고국가의 앞날을 내다보며 미래를 준비해 나가겠습니다.국회 안에 이를 전담하는 조직을 만들겠습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다려지는 사회를 위해
국회가 앞장서 뛰겠습니다.
존경하는 대전시민 여러분!
지금 우리 정치는
심각한 신뢰의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가 불신과 경멸의 대상이 된다면,
공동체의 미래가 없습니다.
필리핀 속담에
‘하고 싶은 일에는 방법이 보이고,
하기 싫은 일에는 핑계가 보인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핑계대지 않겠습니다.
먼저 혁신하겠습니다.
앞장서 준비하겠습니다.
정치가 국민 여러분께
힘과 신뢰와 미래가 되겠습니다.
이것이 제가 실현하고자 하는
희망의 정치이고
국민의 국회로 거듭나는 길입니다.
오랜 시간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월드뉴스 전대표/발행인 및 국회출입기자 *전여의도 연구원 정책고문* KBS 중앙방송국 아나운서 공채) -KBS 여수방송국아나운서 -KBS 원주방송국아나운서 -한국방송 50년사 편찬 편집요원- KBS 1R 기획특집부차장 -KBS 뉴스정보센터 편집위원 - KBS 기획조정실 부주간 - 해외취재특집방송(런던,파리,부다페스트, 바로셀로나,로마, 베르린장벽,프랑크프르트,스위스 로잔 등 ) - 중국 북경,상해,서안,소주,항주,계림 등 문화탐방, ** KBS 재직시 주요 담당 프로그램 *사회교육방송,1라디오,해외매체 모두송출 자정뉴스 진행MC *사회교육방송 동서남북 PD및 진행 MC,*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PD, * 스포츠 광장PD, * 특집 "연중기획 12부작 통일PD, * 특집 헝가리에부는 한국열풍PD, * 특집 서울에서 바로셀로나까지PD, *특집 유럽의 한국인 등 수십편 프로그램 제작, 기타 KBS 30년간 아나운서,PD,보도(원주1군사 취재출입)에서 근무,*통일정책 프로그램(1R) 및 남북관계프로그램 제작부서(사회교육방송등)-KBS피디(1급 전문프로듀서 KBS 퇴직)"<동아대학교 법경대 정치학과 졸업,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수료>,유튜브(박교서TV)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