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단상] 사형제는 인권에 반하지 않는다
- 생명 존엄성에 대한 경외심 녹아 있어

강호순 사건' 이후, 사형제 존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형 폐지론자들은 사형제가 인권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절대적 기본권인 생명을 박탈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도 절대적 기본권인 생명을 박탈한 살인범에겐 어떤 형벌을 내려야 하는가? 신성불가침한 생명을, 우주와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을 유린한 살인범에게 어떤 형벌을 내려야 하는가?
종신형을 내린다고? 그러면 피해자의 생명은 범죄자의 종신형으로 보상될 수 있는 그런 것에 불과한 것인가? 생명이라는 게 종신형으로 보상될 수 있는 그런 수준의 가치밖에 안되는가? 피해자의 생명은 그 가치에서 살인범의 생명보다 떨어지는가?
유영철은 수십명을 죽였다. 수십명의 생명권이 박탈됐다. 이렇게 희생당한 수십명의 생명이 유영철의 종신형으로 보상되는 그런 가치인가? 피해자는 고귀한 생명을 잃었는데 살인범은 안전한 감옥에서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 게 정의로운가?
사형은 복수가 아니다.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고뇌의 산물이다. 생명이라는 절대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국가적 결단이다. 또 인간의 권위가 아닌 신의 권위에 넘기는 겸손함이다. 사형제는 인권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권에 대한 경외심이 녹아있다.
사형폐지론자들은 사형을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하나의 살인이라는 것이다. 아니다. 사형은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국가가 흉악한 살인범에 대해 형벌을 집행하는 경건한 행위다.
<프런티어타임스 윤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