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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12-12 10: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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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득환 대기자
지금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이 보여주고 있는 정치행태란 정말 꼴불견이다.

제19대 국회 들어 새정연은 재·보궐 선거에서 연이어 참패했다. 그 연유는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연합했던 재야를 포함한 범야권의 정치세력들이 대선에서 패하자, 흩어지면서 소위 야당 표를 서로 갉아먹는 선거를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문재인 현 당대표의 정치력 부재가 한 몫을 한 것은 맞다. 지리멸렬한 당운영이 그 같은 참패를 부른 셈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협력을 통한 승리, 그리고 그 전과를 나누기보다는 일단 문재인 현 당 대표를 찍어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는 일단의 정치세력이 새정연 내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세력 중의 하나가 한 때 공동대표를 맡았던 안철수 의원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게 아니다. 안 전 공동대표는 아직 그만한 정치수완이 없다. 지금 보이고 있는 안 대표의 정치행보는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려는 자발적 의지에 의한 행동으로 일종의 보상의식이다.

이에 비해 정치수완가 박지원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드러나 보이지 않는 새정연 내 정치세력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차기 대선 후보로 일찌감치 손학규 전 대표를 내정했다.

지난 2.8전당대회(2015)에서 문재인 대표가 아니라 박지원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면, 손학규 전 대표가 당의 고문으로서 당내 정치보폭을 이미 크게 넓혔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뜻은 이뤄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지난 7월 박지원 의원이 모 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한 항소심 법원의 판단이 유죄(1심 무죄. 항소심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로 결정되면서, 박지원 의원에게 큰 정치적 위기가 닥쳤다.

즉, 현직 국회의원이 형사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국회의원직을 잃는다. 아직 대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박지원 의원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좁아진 것은 사실이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박지원 의원에게는 새로운 선택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난 9월을 기해 탈당과 함께 박지원 의원 중심의 신당이 만들어 질 것이라는 말들이 여의도 정가를 떠돌았다. 이 점에 대해 박지원 의원은 그동안 단 한번 명확히 의사를 밝힌 적은 없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에는 새로운 정치구상과 함께 당내 역학구도의 재편이 이미 그려져 있다. 그런데 이 같은 박지원 의원의 정치구상과 당내 역학 재편 의도를 문재인 당 대표가 간파한 듯하다. 그 점을 보여 주는 것이 바로 문 대표가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자진탈당 요구다.

문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박지원 의원에 대한 우회적 한 방이라고 보아도 좋을 듯하다. 앞서 말했듯이 박지원 의원 역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향후 문재인 대표에 대한 호남중심의 비주류 세력에 의한 당 대표직 사퇴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문 대표는 이후 정치보폭을 크게 넓힐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새로운 인물의 영입과 그들을 통한 세력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문 대표가 더는 당을 이끌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즉, 고사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록 안철수 의원의 정치행보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종걸 원내대표의 정치행보나 최재천 정책위의장의 사퇴(10일, 문 대표 수용), 그리고 그 이전 이미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주승용 의원 등 그들의 정치행보를 좀 더 깊이 드려다 보면, 특히 그들의 앞면만을 보지 말고 뒷면을 보면, 검은 그림자 정치세력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 검은 정치세력에 의해 문 대표가 고사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는 가는 오로지 문재인 대표의 정치력이다. 그 방법과 관련해 나는 앞서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표의 과감한 버리기가 과연 자신을 살려내는 길인가는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내년 4.13 총선이 이제 정말 코앞이다. 피할 수 없는 분당이라면, 문 대표는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그 분당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

<2015.12.11. 정득환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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