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1주기 ‘난장판’ 같았던 광장, 추모의 마음은 어디로...

[뉴스파인더 홍범호 기자] 세월호 참사 1주기인 지난 16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 집회가 밤이 되자 무질서하게 변하면서 집회 측과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이날 오후 9시 30분경 일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단체 회원과 추모객들이 추모문화제를 마친 뒤 광화문 광장으로 차도를 점거하며 행진하는 등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사전 신고가 되지 않아 경찰은 이들을 저지했고, 그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서울지방경찰청 31기동대 소속 이모 경관(42)이 흥분한 일부 집회 참가자들에게 밀려 넘어지면서 정신을 잃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을 막기 위해 광화문 광장 남측 '새문안로~종로' 왕복 8차선 1㎞ 도로 양쪽에 60여대의 경찰 버스를 배치해 차벽을 만들고, 광화문 광장과 서울시청 광장 일대에 130개 중대, 1만여명을 배치했다.
서울광장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향한 7000여명(경찰 추산)의 시위대 속에서 청와대로 가자는 구호가 터져 나왔고, 이에 일부 참가자들이 청와대로 발길을 돌리다 경찰과 정면충돌했다.
경찰은 이 같은 상황을 미신고 불법 집회로 간주하고 여러 차례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복하고 계란 등을 던지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후에도 집시법 위반으로 연행하겠다는 경찰의 체포 경고가 내려졌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을 시도했고, 결국 경찰은 캡사이신 최루액을 살포해 진압에 나섰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들은 "세월호를 인양하라" "박근혜 퇴진하라" "청와대로 가자" 등의 구호를 외치는 등 세월호 추모1주기가 반정부 투쟁 시위로 변질된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날 밤 경찰이 광화문 일대에 차벽을 설치하고 집회 참가자들이 도로를 무단 점거하면서 이 일대 교통 혼잡으로 인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편, 동아일보는 18일 사설로 “세월호 참사 1주년이던 그제(16일) 서울 도심은 시위로 얼룩졌다. 좌파 단체 등으로 구성된 국민대책회의는 주말인 18일 다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박근혜 정부는 기술적인 검토만 끝나면 비용이 얼마가 들어가든 인양하겠다는 결정을 이미 내렸다. 세월호 사고의 원인 조사도 마무리됐다. 일부 세력은 세월호 참사를 구실로 또다시 갈등을 조장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뉴스파인더 홍범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