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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3-17 22: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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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파인더 권순익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우리경제는 총체적인 위기”라며 4대 민생과제 해결을 촉구했다.

문 대표는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개최된 박 대통령-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의 3자회동에서 ▷최저임금 대폭인상, ▷공정하고 정의로운 조세제도 확립, ▷적정한 전월세 정책, ▷가계부채 증대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을 당부했다.

문 대표는 먼저 "최저임금이 기본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좀 대폭 인상돼야 한다"며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생활임금도 모든 지자체와 그리고 정부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평하고 정의로운 조세 체계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면서 "세수 부족을 서민증세로 메우려 하거나 또 가난한 월급쟁이들의 유리지갑을 털어서는 안 된다. 법인세를 정상화하고 자본소득과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서 복지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전월세 값 폭등으로 서민들의 고통이 너무 크다"며 "대통령께서 대선 때 보편적 주거복지 이렇게 약속을 하셨는데 결과적으로는 빈말이 됐다. 세입자들의 주거 난을 해결해 줘야 하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이번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 그 기준금리 인하가 실질적으로 서민들의 금융비용을 낮추는 데까지 연결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문 대표는 최근 경색국면에 빠진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남북 관계도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남북 간 경제협력은 우리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우리 경제의 활로를 찾고 통일 대박의 꿈도 남북 관계 개선에 달려 있다"며 "올해 안에 남북정상회담을 해야 하고, 우리도 초당적 협조를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작심한 듯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칼날 같은 비판을 가했다. 그는 “지금 우리 경제가 너무 어렵다. 국민들이 먹고 살기가 힘들다”면서 “민생을 살려야 하는데 정부 경제정책은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실패했다”고 혹평했다.

특히 “경제민주화와 복지도 후퇴했다. 수출경제 중심으로 간 결과 중산층이 무너지고, 내수가 붕괴돼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최근 정부가 임금인상을 내놓은 것은 그동안 정부 정책을 반성하는 듯하다”며 “정부가 부동산 경기 등 단기부양책만 내놓아 근본대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젠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해야 한다. 소득주도 성장으로 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와 같은 문 대표의 지적을 경청하면서도 발언 중 ‘경제민주화, 복지 파기’에 관한 언급이 나올 땐 테이블에 올려진 메모지에 메모하기도 했고, 문 대표가 네 번째 사항인 가계 부채 관련 메모를 읽는 도중엔 문 대표의 얼굴을 잠시 쳐다보기도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중동 4개국 순방 결과를 설명하고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각종 민생ㆍ경제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 “문 대표님, 취임 이후에 정식으로 뵙는 게 처음이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면서 “오늘 이렇게 여야 대표 모셔서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고 운을 땠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는 지난번에 있었던 중동 순방 결과를 설명 드리고, 국회에 여러 가지 협조 드리고, 두 분의 말씀도 들으려고 마련했다”면서 “이제 중동 국가들은 포스트 오일 시대 대비해 기존 에너지나 건설 이런 분야를 넘어서 ICT라든가 보건의료, 문화, 식품, 원전 할 것 없이 산업을 다각화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로선 그 과정에서 커다란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이번에 그런 분야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고 협력하기로 했다”면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제2의 중동붐을 제2의 한강의 기적으로 연결시켜서 경제도약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하고, 또 정치권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 “정부의 정책들도 사실은 국회 입법 통해서 마무리 된다. 외교 성과도 국회에서 잘 협조해 줘야 연결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중동 순방의 결과, 결실들이 국민, 기업들에게 더 큰 혜택으로 가도록 해 경제가 크게 일어나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대표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김무성 대표는 “대통령의 이번 중동순방이 큰 성과를 냈다”면서 “중동건설 붐이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한 것처럼 이를 잘 활용해 제2의 중동붐을 일으켜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하겠다”고 말을 받았다.

이어 “3.1절 기념식 때 요청한 것에 대해 대통령께서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오늘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 문 대표는 이전에 민정수석을 하면서 4년이나 청와대에 계셨는데, 국정의 넓고 깊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다 못한 개혁이 있으면 같이 완성할 수 있도록 서로 협조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결국 국정의 90%는 경제라고 본다. 경제 앞에서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면서 “ 우리나라가 어렵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 위기”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같이 협조해 타개해 나가자”며 “이번 좋은 만남을 통해 상생정치를 이뤄내고, 경제위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동은 오후 3시부터 시작되어 오후 4시 48분경에 마무리 됐다. 당초 예정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겨 1시간 48분 동안 진행된 것이다. 회담에는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과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 청와대에서는 이병기 비서실장과 조윤선 정무수석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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