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인격살인 한 KBS 개혁할 사장이 선임돼야” …강동순 전 KBS 감사 직격인터뷰
- “KBS는 현재 형편없는 조직”
[뉴스파인더 김태형 기자] 끝내 문창극 전 국무총리후보자의 자진사퇴로 이어진 KBS의 왜곡보도로 우파진영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KBS 감사를 지낸 강동순 전 방송위원이 길환영 사장의 사퇴와 이후 문창극 왜곡보도까지 일련의 사태 중심에 선 KBS에 대해 “현재의 KBS는 국민의 방송이 아닌 형편없는 조직으로 추락, 외면당할 처지에 놓였다”고 우려했다.
강 전 감사는 25일 뉴스파인더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소감을 밝히면서 KBS의 차기 사장으로는 “단호한 의지를 갖고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과 일전도 불사할 수 있는 강력한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전 감사는 우선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에 이어 길환영 사장 해임으로 이어진 KBS 사태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강 전 감사는 “KBS 사태는 세월호 사건을 보도, 처리함에 있어 내부의 원칙이 제대로 서지 않아 분열된 탓이 크다”며 “밥을 먹으며 한 얘기가 외부 언론을 통해 왜곡 보도될 만큼 보도국장은 직원들에게 불신을 받고, 논란이 커지니 사장은 국장을 내리려고 하다가 ‘나만 죽을 수 없다’는 반발로 사태가 일파만파 크게 번진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KBS는 공영방송이자 국가재난주관방송인데, 그런 방송사로서 책무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국민 입장에서 방송한 게 아니라 이 눈치, 저 눈치를 보다가 일어난 일”이라며 “KBS가 애사심도 없고 형편없는 조직이 됐다. 국민이 그런 조직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나.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문창극 애국을 반민족으로, 극일을 친일로 만든 KBS에 경악”
강 전 감사는 문창극 사태와 관련해서도 말을 이어갔다. 그는 먼저 “KBS 문창극 보도는 길환영 사장이 해임된 상황에서 나간 보도”라고 지적한 뒤 “내가 보기에 그 보도는 대단히 악의적인 편집을 했다. 교회 강연 전체를 보면 KBS가 정반대의 뜻으로 보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면서 “애국적인 분을 반민족적으로 편집했고, 극일하자는 걸 친일로 묘사했다. 준조세인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이 이런 인격살인을 하는 방송을 내보낸 것이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MBC가 PD수첩 광우병 왜곡보도를 한 것과 마찬가지로 KBS가 문창극 왜곡보도로 나라를 대혼란에 빠뜨린 것”이라며 “이런 말도 안 되는 보도가 나간 것은 게이트키핑을 해야 할 데스크가 제 기능을 못했다는 의미로, 국민이 경영진에 위임한 편성권, 편집권이 내부 정치꾼들, 심하게 얘기하면 외부와 연결된 정치꾼들에 의해 장악됐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강 전 감사는 그러면서 “공영방송이 해방구처럼 됐다. 누가 이런 방송에 수신료를 내고 싶겠나”면서 “KBS가 자체적으로 사죄하고 개선책을 내놓지 않으면 수신료 인상은 고사하고 수신료거부운동이 필연적으로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KBS가 국민을 위한 방송을 해야 하지, 집단이기주의나 정치꾼들의 놀이터가 되어선 안 된다. 또한 방송을 도구로 장악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건 국민의 방송이 아니다”면서 “KBS가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KBS, 수신료 거부운동에 직면할 수도...방만 경영 개혁, 경영권 회복이 필수”
강 전 감사는 그런 차원에서 향후 KBS 사장으로 어떤 인물이 바람직 하느냐는 질문에 “이번에 사장이 될 사람은 국민 입장에서 KBS를 개조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국가개조의 일환으로 공기업 개혁을 말하는데 KBS도 예외가 아니다. KBS는 공기업 적폐가 쌓인 곳으로 방만한 경영을 해결하려면 사장으로 임명된 후 5~6개월 내에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이 필수”라며 “이번 기회에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실상 무력화된 경영진의 편성권, 편집권을 확보할 수 있는 개혁적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광우병 방송을 한 MBC는 수신료를 받지 않고 광고로 운영되지만 KBS는 수신료를 받는 방송”이라며 “현재와 같은 KBS에 국민 어느 누가 돈을 내려고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KBS가 잘못된 주인의식으로 국민을 등지게 되면 수신료 거부운동이 일어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KBS 직원들은 모두 짐 싸서 집으로 가야만하게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많은 국민이 KBS 문 닫으라고 비판하고 있다. 단호한 의지를 갖고 개혁에 반하는 세력과 일전도 불사할 수 있는 사람이 사장 돼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런 방송을 내고도 방만 경영까지 계속되는 KBS는 존재가치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강 전 감사는 KBS 사장에 적합한 인물을 구체적으로 꼽아달라는 질문에 “특정인을 집어 말하기 어렵지만, 노조나 청와대의 눈치나 보는 좌고우면하는 인물이 아니라 개혁적 마인드를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그런 개혁을 하려면 정부의 의지도 강해야 한다”며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또 내부의 종사자들도 이쪽저쪽 눈치 보지 말고 오로지 국민만 보고 방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형기자/뉴스파인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