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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6-06 12: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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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트렌드-보수가 밀린 선거
애국세력이 사이비 가짜 보수에 대해 “너희는 보수도 아니야”를 선언하는 계기로 잡아야 한다.
류근일2014.06.05 13:20:07

세월호 참사를 감안한다면 새누리당이 6. 4 선거에서 예상보다 선방(善防)했다는 평이 있다.그러나 서울시장과 구청장 상황을 돌아본다면 서울은 이미 박근헤 정부, 새누리당, 보수 일반엔 ‘빼앗긴 들판’이다.
게다가 보수는 충청남북도, 대전, 세종시를 모조리 잃었다. 교육감 자리도 보수 후보들의 난립과 자중지란으로 인해 서울, 경기도에서 남해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진보’로 물들었다. 박원순-조희연-이재정 3각편대가 장차 무슨 일을 벌릴지 두고 볼 일이다.

그래서 트렌드 상으로 볼 때는 수량적인 선방과 반타작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 새누리당, 보수진영이 ‘밀린’ 선거라 해야 할 것이다. 이 '밀림'의 파장이 차기 총선과 대선까지 갈 것인지가 향후의 관심사다. 박근혜 대통령의 힘은 현저히 빠질 것이다.

왜 이렇게 됐는가? 흔히 세월호 참사, 정부의 무능, ‘앵그리 맘‘과 40대의 등 돌림을 여당의 패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말단의 이야기이고, 크게는 보수정권, 보수관료, 보수정계, 보수정당, 보수 정치인, 보수 끗발들의 그간의 자업자득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보수는 안일했다. 안일하다 못해 오만했고 경멸을 샀다. 대통령의 인사부터가 그랬다. 그 절체절명의 국면에서도 하필이면 안대희 같은 고시(考試) 수재, 그러나 청문회조차 통과할 수 없는 인물을 임명해 신망을 잃었다. 위선의 냄새가 풀풀 난 것이다.

보수랍시고 교육감에 출마한 사람 역시 친딸에게도 배척당하는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다. 그에게 실망한 표들은 문용린이란 또 다른 보수 후보에게 가지 않고 3등 하던 진보 후보로 갔다. 이게 이번 선거민심의 기본 패턴이요 흐름이었다.

세월호 참사는 이런 보수의 위선, 안일, 오만, 무책(無策)에 대한 분노가 한꺼번에 폭발한 계기였다. 세월호는 구체적으로는 유병언, 청해진 해운, 해운조합, 선장과 선원들 탓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절반(折半)의 유권자들은 세월호 참사를 보수정권, 보수기득권에 대한 응징의 장(場)으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보수 기득권, 보수 끗발들, 보수 정치인, 보수 국회의원, 보수 고관, 재벌들, 토호(土豪)들,보수적인 상위 계층 등이 계속 이렇게 안일, 무사, 태평(太平), 위선, 오만, 탐욕, 이기(利己),체제수호 외면, 무관심으로 살아간다면 민심은 그들을 버릴 것이다. 그러나 이런 위기가 있다는 것도 그들은 모른다. 그야말로 “설마 누가 해주겠지...” 하는 공짜심리에 젖은 채, 체제가 망하면 제일 먼저 자기들이 죽는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하루하루 표류하고 있다. 자기들은 여차하면 비행기 타고 붕 뜨면 그만이란 뜻일까?

고생을 짤짤히 더 해봐야 한다. 갈 데까지 가봐야 한다. 한국은 체제를 가장 앞장서서 수호해야 할 당사자들이 가장 무관심하고 이기적이고 비겁하고 무위무책으로 앉아 있는 나라다. 공연히 관군(官軍) 아닌 의병(義兵) 현상만이 끌탕들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들은 그러나 이제 분명하게 선언해야 한다.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헌법가치와 헌법질서이지, 타락한 보수 끗발들의 이기적인 기득권이 아니라는 것을!

이점에서 위선적인 세력과 탐욕스러운 금권(金權)이 도전받는 것을, 자유민주 애국세력은 결코 아쉬워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더 앞장서서 사회정의와 반(反)위선, 반(反)탐욕의 깃발을 들어야 한다. 그야말로 ‘재야(在野)'임을 선언해야 하는 것이다. 더 나은 '야성(野性)'으로 기존 야당을 상대로 대안경쟁을 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애국진영이 왜 그깟 위선의 증후군과 한 패라는 오해를 사야만 하는가?

이번 선거 결과를 자유민주 애국세력이 사이비 가짜 보수에 대해 “너희는 보수도 아니야”를 선언하는 계기로 잡아야 한다. 정몽준의 패배인정과 박원순의 승리연설을 들으며 정말 그래야 할 때임을 온몸으로 느낀다.

<류근일 2014/6/4 류근일의탐미주의/뉴스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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