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3-08-27 05:35:43
기사수정
개성공단 정상가동을 위한 돌파구가 열렸다. 오랜만에 이산가족 상봉도 이루어진다고 한다.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도 조만간 열릴 모양이다. 박근혜대통령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가 힘들게 작동을 시작했다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북한의 핵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개발이나 군사 도발 등 정치군사문제에 대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하여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확고한 원칙을 고수한다. 그러나 경제, 문화, 의료, 인도 등 문제에 대하여는 신뢰에 기반을 둔 대화를 통하여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평화협력구상을 발전시켜 단기적으로는 한반도 문제해결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는 동북아 통합을 지향토록 한다.

이러한 박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비전과 전략이 첫 걸음을 뗀 것이다.

한반도의 정세를 과거와 현재, 그리고 정치군사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개성공단, 이산가족, 금강산 같은 이슈는 급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한반도정세를 현재와 미래, 그리고 통일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앞서와 같은 이슈는 아주 중요한 실마리가 아닐 수 없다.

개성공단, 이산가족상봉, 금강산 등은 남과 북 우리의 국민들 마음이 체제를 넘어 만나고 공감대를 키워나가는 장(場)이다. 통일이 별것인가. 남과 북 국민들의 마음이 하나가 되면 아무도 통일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북한 주민들이 더 넓은 자유와 더 풍요로운 경제의 가능성에 눈을 뜨고 희망을 키워나가도록 하는 것이 느린 것 같지만 가장 빠르고 확실한 통일의 길이다.

아직도 수령독재, 선군정치, 세습을 정당화하는 북한 지도부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지만, 그들 위에 진정한 북한의 주인인 주민이 있다는 사실을 잠시도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다만 앞으로 북한과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가능한 한 현금지급방식은 축소해나가야 한다. 통일 전 서독도 동독과의 협력에서 현금이 직접 동독에 전달되는 방식은 일체 허용하지 않았다. 유일한 예외는 서독이 동독으로부터 정치범을 인도받을 때 지급한 현금이 전부이다. 우리의 경우 금강산 관광비나 개성공단 노임을 현금으로 지급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앞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때 독일의 방식을 따라 중앙은행끼리 청산결제하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협력으로 인한 이익이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그 돈이 핵개발 등에 쓰일 위험성도 줄일 수 있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낡아빠지고 시대와 동떨어진 분단체제를 우리의 의지로 허물고, 희망이 넘치는 통일의 길을 열기 위해 힘을 모을 때이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가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당위가 여기에 있다.

2013. 8. 26

이 인 제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orldnews.or.kr/news/view.php?idx=1487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