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에어컨 가동 중단, 中 탕자쉬안 “안 덥다”
- 박 대통령, 에어컨 틀지 않고 집무실에 선풍기도 없어
[뉴스파인더 권순익 기자]원자력발전소가 불량부품 사용으로 잇따라 가동을 중단한 가운데 청와대가 전기절약을 솔선수범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0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요즘 날씨가 무더워지고 있는데 전력난 때문에 걱정이 크다”며 청와대가 먼저 전력소모를 줄일 것을 지시하면서부터 더욱 절전이 강화됐다.
특히 박 대통령이 “저도 요즘 에어컨을 전혀 틀지 않고 지내고 있다”고 말하면서 청와대의 에어컨 가동은 사실상 중단됐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에어컨을 틀지 않는 것은 물론, 심지어 집무실엔 선풍기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에너지 절약은 외국의 사절을 접견할 때도 일관성 있게 지켜지고 있다.
14일 오전 탕자쉬안 중국 전 국무위원이 박 대통령을 접견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았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탕자쉬안 일행을 향해 “약간(청와대 실내가) 덥다. 우리가 에너지 절약 때문에 에어컨을 안틀어서...”라고 양해를 구했다.
이에 탕자쉬안 전 위원은 “괜찮다, 요즘 날씨가 그렇게 더운 게 아니다”라고 화답했을 정도다.
청와대에서는 기자들이 일하고 있는 춘추관만 에어컨을 약하게 가동할 뿐이다. 때문에 청와대 비서동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춘추관을 찾으면 “여기는 정말 시원하다. 별천지에 온 것 같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춘추관도 앉아 있으면 등줄기와 이마에 땀이 날정도로 약하게 작동시키고 있다.
노타이 차림도 일상이 됐다.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에너지절약을 위해 자연스럽게 실시된 와이셔츠에 노타이 차림의 근무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앞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노타이 차림으로 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을 향해 “이렇게 셔츠 차림으로 일하는 것 전기 절약의 상징으로 보인다. 국무회의에서 반바지까지는 안 입더라도”라며 “솔선수범하는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 없이 언제까지 에어컨을 작동하지 않는 등으로 전기를 절약만 강요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에너지 절약을 위해 이명박 정부에서도 잠시 에어컨 가동을 중단한 적이 있지만 무더위에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만 있었다.
지난해 보다 더 덥다는 올 여름의 무더위에 청와대 직원들은 넘쳐나는 업무에 더위와도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뉴스파이더 권순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