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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6-12 23: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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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파인더 김승근 편집장>결국 북한의 일방적인 거부로 남북 서울회담이 무산됐다. 북한은 우리 수석대표의 급을 문제 삼았다. 우리가 해야 할 말을 북한이 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이 고의적으로 낮은 급의 인사를 보내 우리와 대화하려는 것은 잘못된 북한의 버릇이다. 여기에 맞서 기존과 다른 새틀을 짜 공평한 대화를 하려하는 정부의 결정에 동의한다. 잘했다. 남한에게만 유독 국제적 기준과 달리 우위에 서려고 하는 북한의 나쁜 버릇을 고쳐줄 필요가 있다.

현재 북한은 박근혜정부를 테스트, 내지는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분단되고 60여년이 지난 오늘. 우리가 그정도의 학습효과도 얻지 못했을까. 최소한 북한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그 말도 안되는 상황을 반복하고 있을 수는 없다.

북한의 대화 시늉에 있어 우리 정부의 판단은 옳았다. 남북 당국회담 무산에 대해 청와대는 “북한이 처음부터 과거에 해왔던 것처럼 상대에 대한 존중 대신 굴종이나 굴욕을 강요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은 발전적인 남북관계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유엔에 가입하고 나서 국제사회와 접촉하면서 이번처럼 대표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 외국에 가서는 국제 스탠더드에 맞게 하고, 남북간 회담에서는 격에 맞지 않는 상대를 내보내는 것은 굴종과 굴욕을 강요하는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었다.

우리쪽도 강한 불만을 토로할 수 있게 되어서 참 다행이다. 국민들의 뜻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네티즌들은 북한에게 끌려다니지 말고, 북한이 스스로 전화할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는 반응들이다.

북한은 꼼수로 상황을 넘기려고만 한다면 장기적으로 보지 못한 것이다. 국제사회와의 협력 없이 절대 혼자 자생할 수 없는 게 북한이다.

시진핑과 오바마가 만나 북한 비핵화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비핵화 없이는 어떤 대화도 없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며, 중국도 북한의 행동에 변화가 있을 때까지 관계를 맺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근 미국 상원은 2018년까지 향후 5년간 북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식량지원을 금지하는 조항이 담긴 농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북한에 대한 원조 금지’라는 제목의 발의에 찬성 66표, 반대 27표로 가결됐다.

이 법안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국외 원조를 위해 조성된 기금을 대북 식량지원에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아직 하원을 통과해야 하지만 공화당이 다수당이라서 무난히 통과될 것이란 게 일반적이다.

정작 속타는 건 북한일 것이다. 우리는 급할 것 없다. 천천히 기다리면 된다.

그럼에도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오히려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우리가 더 통크게 나갔어야 했다면서 더 큰 책임은 우리 정부에 있다고 밝힌 것이다.

정동영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북한의 비위를 절대 거슬려선 안된다. 그저 달라는 대로 보내주면서 북한이 웃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아직도 이런 대북관을 갖고 있는 이가 있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동안 우리가 북한에게 퍼주면서 얻은 게 무엇인가. 북한은 핵을 만들고, 장거리 로켓을 개발하는 동안 우리는 비위나 맞추면서 지원을 보내주고 있었던 것 아닌가.

물론 한반도 프로세스가 북한이 호응하지 않으면 시동조차 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반도 프로세스는 대북 원칙을 지키는 것에 모든 게 있다고 본다. 그것이 흔들리면 햇볕정책과 다를 바 없다.

우리는 공평한 회담이 될 때까지 절대 북한에게 비위를 맞춰줘선 안된다. 남북대화는 신뢰와 진정성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 신뢰와 진정성을 쌓으려면 북한의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는 게 현실이다.

북한의 무성의한 태도와 비상식적 행태가 모든 것을 망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도 정동영을 비롯한 일부 야권에서의 무조건적인 정부 비판은 본질을 모르거나, 이를 흐리는 짓이다.

긴장국면으로 가느냐, 대화국면으로 가느냐는 전적으로 북한에게 달려있는 상황. 이를 너무 쉽게 응해줄 수 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야권의 그런 비상식적인 발언만 아니라면 우리 국민들과 함께 힘을 합쳐 북한에게 초강경 대응을 펼칠 수도 있으련만.

또하나 중요한 것은 꼭 대화를 해야만 대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차라리 회담을 하지 않는 것도 대화를 하는 것이다. 거절의 의사를 확실히 전하는 것이며, 우리의 태도가 확고하다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오히려 아무 의사표시 없이 하하호호 웃기만 하는 대화는 대화가 아닐 수도 있다. 그들의 잘못된 버릇만 키워주는 우리의 아주 잘못된 정책이라는 얘기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60%를 넘어 고공행진하고 있다. 일관된 대북정책이 한몫하고 있으리라. 정부는 절대 원칙을 저버리는 모습을 보이지 말라. 국민들은 정부를 지지하고 있으며, 정작 더 애가 타는 쪽은 북한이라는 점도 항상 기억하라.

<뉴스파인더 김승근 편집장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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