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甲이라는 착각, 무참히 밟아줘야
- 자유진영의 대북강경책이 옳았다!
막말로 박근혜 대통령을 욕하고, ‘핵찜질을 해주겠다’던 그 북한이 돌연 회담을 제안 해 왔다.
“6.15를 계기로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북남 당국 사이의 회담을 가질 것을 제의한다.” 현충일 북한측으로부터 넘어 온 제안이다. 이 뿐이 아니다. “필요하다면 흩어진 가족·친척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과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느니, ‘핵찜질’을 해주겠다느니 위협의 수준을 최고조로 높이던 북한이 아니던가.
박근혜 대통령께 막말했던 북한이 이제는 故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일성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7.4남북공동성명 기념식도 함께 하자고 한다. 어떻게 된 것일까.
자신들의 방식대로 해보니 결과는 참담했고, 마침내 전략을 바꾼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우리는 실패한 햇볕정책 대신 대북 강경책으로 일관했다.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과거 햇볕정책처럼 무턱대고 퍼주기가 아닌 북한의 태도 변화를 전제한 정책이었다.
우리는 북한의 위협에 강경하게 대처해 왔다. 종북 정당의 주장대로 북한의 으름장에 고개를 숙인 채로 일관했다면 지금쯤 우리는 북한의 안하무인격의 강도 높은 조롱을 받고 있을 것이 자명하다.
우리는 북한이 스스로 변화한다면 대화에 응할 용의가 있음을 지속적으로 타진해오면서도 끊임없이 북한을 고립시키기 위해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해왔다. 북한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북한의 목을 조르면서도, 항복만 한다면 결코 내치지는 않겠다는 식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북한은 스스로 철폐했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을 재개하자고 밝혔다. 북한의 이같은 태도변화는 왜일까.
가장 유력한 것은 미국 오바마와 중국 시진핑이 회담에서의 대북정책 논의를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우리의 대북정책에 적극 공감한다는 의견을 밝혔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미국도 북한의 비핵화 등 진정성 있는 변화가 없다면 일절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최근 최룡해 특사가 중국을 방문, 대대적인 환영을 기대했지만 싸늘한 반응과 냉대에 참혹한 현실만 깨닫고 돌아왔다.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안 좋다.
미국은 우리와 함께 하기로 했고, 중국은 북한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리고 중국과 미국이 대화에 나선다. 북한으로선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둘이 손을 잡게 되거나 양측의 우호를 위해 북한을 내팽개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다.
북한의 유일한 우방이던 중국이 돌아서면서 북한이 최대의 적으로 부르는 미국을 끌어안는다면 북한은 이제 국제사회의 진정한 왕따가 되는 거다.
중국으로부터의 모든 지원은 끊어질 것이며,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경제재를 막아오던 유일한 방벽이 무너지는 셈이다.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켰던 두 번째는 이달 하순으로 예정돼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일 것이다. 박근혜와 시진핑의 화친은 북한을 옥죄는 가장 무서운 한 수다.
우리가 중국을 만난다면 북한의 고립은 한층 심화될 것이며, 어느 순간 중국이 북한을 적대관계로 대할 수도 있음을 겁내 했을 것이다. 이미 박 대통령의 친화력은 미국과의 관계를 한층 공고히 만들어 놓지 않았던가.
게다가 중국은 박 대통령에게 호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으며, 자신의 첫사랑이 삼국지의 조자룡이라고 말한 바 있어서 더욱 인기다.
그런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공조 제안에 중국도 미소 지을 수 있다는 게 북한의 불안이리라.
세 번째는 북한의 궁핍한 경제사정이다.
북한은 근래들어 가장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 꽃제비들은 넘쳐나고 먹을 게 없어 탈영하는 군인들까지 속출한다. 북한의 경제체제는 붕괴 직전에 와 있다.
최근 북한의 막가파식 도발은 국제사회로부터 심한 질타를 받으며 신뢰를 떨어뜨리는 데 일조했으며, 개성공단의 일방적 철수는 북한에 투자를 하려고 했던 국제적 기업들의 발을 돌리게 만들었다.
그 뿐인가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이던 외화는 궁핍한 북한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한줄기 빛이었지만 스스로 발로 차 버렸다. 개성시민 전체의 벌이가 막막해진 상황.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유엔과 EU 등의 강력한 대북 경제·금융 제재는 북한의 숨통을 잡아채는 일이었다. 북한의 돈줄을 모두 찾아내 제거하고, 봉쇄시키는 그야말로 김정은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는 중이다.
어찌됐든 북한이 굽히는 제스처를 취하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는 무작정 ‘오케이’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진정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핵찜질’ 발언 등을 내뱉던 게 최근이다. 그들은 단지 궁지에 몰려 자신들의 살 길을 찾기 위해 면피식 제안을 해온 게 정확할 것이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그들에게서 진정성을 찾아 볼 수는 없다.
그들이 꺼내든 개성공단과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등은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지 않은가? 이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북한도 알고 있고 국제사회도 알고 있다. 불과 며칠 전 북송된 아홉 청년들의 생사 확인과 천안함 폭침 그리고 연평도 포격에 의한 사과, 아울러 박왕자씨의 피살 등을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북한은 분명하게 해야한다.
이와 함께 우리는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 북한을 고립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는 반드시 계속돼야 할 것이며 어떤 협상에서도 북이 갑이라는 그들의 망상과 착각을 깨우쳐 줘야한다.
맘 내키는 대로 개성공단에서 전 근로자를 철수 시켰던 건 북한이다. 그리고 이제와서 다시 재개를 논의해보자는 것도 북한이다. 자칫 북한은 자신들이 모든 키를 쥐고 있고, 자신들의 의지가 우리보다 우위에 있다고 크게 착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
박근혜정부는 그런 착각을 무참히 밟아줘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앞으로 북한의 태도를 결정짓는 가장 큰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채찍은 우리가 모두 막아냈다.
김정은의 전략전술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해줘야 한다.
박근혜정부는 특유의 신중함을 발휘해 단순히 눈에 보이는 성과에 움직이기 보다는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김정은 체제의 붕괴에 이어, 자유통일을 꿈꿀 수 있는 선택을 해주길 기대한다.
<뉴스파인더 김승근 편집장 hem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