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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4-15 20: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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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파인더 김승근 편집장>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반드시 가동돼야 한다’는 얘기로 북한과의 대화를 제의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역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화를 하는 것”이라며 “선택은 김정은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우리와 미국을 비롯한 세계가 북한에게 대화의 손을 내민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 사흘만에 내놓은 첫 반응은 우리 정부의 대화제의가 교활한 술책이라는 비난이었다.

“개성공업지구를 위기에 몰아넣은 저들의 범죄적 죄행을 꼬리 자르기하고 내외여론을 오도하며 대결적 정체를 가리기 위한 교활한 술책 외에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 대화를 제의한 우리에게 밝힌 북한의 입장이었다.

교활한 술책? 대화제의가 교활하다니 무슨 얘길까. 북한은 자신들의 악행에 대한 명분이 없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지적하고 싶었을 거다.

핵 개발을 위한 시간 끌기에 나서야 하는 입장에서 그동안 공세로 그 틈을 주지 않았던 북한. 하지만 우리나 미국이 대화를 제의함으로써 사실상 세계를 향한 도발행위에 대해 명분을 주지 않게 된 것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건 대화 뿐. 이라던 북한의 외침이 공허해지는 순간이다.

맞다. 한국이 대화를 위해 손을 내밀었음에도 북한이 거절했다는 부분에서 국내를 비롯한 세계 여론의 점수를 땄다. 명분에 있어 최소한 우리의 손을 더 들어줄 것이다.

북한의 입장을 더 들어보자. 조평통 대변인은 “대화 제의라는 것을 들여다보아도 아무 내용이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하다”고 했다.

북한은 미국 및 국제사회의 북한 경제제재 및 봉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가 제시한 대화는 아무 의미 없다는 뜻이다. 북한이 원하는 속 내용은 제재를 풀거나, 대규모 지원에 대한 얘기일 것이다.

흡사 윗사람이 아랫사람이 도움을 청하자 ‘방법이 없는 건 아닌데’ 하며 물질적인 것을 요구하는 것과 비슷한 제스쳐다.

조평통 대변인은 또 ‘남한 당국이 진정으로 대화 의지가 있다면 말장난을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결자세부터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굴복시키려는 것인가. 핵 위협을 자신들이 가한 상태에서 우리보고 대결자세를 버리라는 것은 고개 숙이라는 압박이 아니겠나.

우리에겐 무척 굴욕적인 부분이 될 것이다. 통 크게 ‘우리가 북한보다 훨씬 우월한 입장에 있기 때문에 여유있게, 대인배처럼 먼저 접근한다’ 이런 판단이라면 크게 잘못됐다.

우월한 입장? 여유? 그건 우리가 그들의 압박에도 실질적인 피해를 보지 않고 다 막아낼 수 있을때나 가능한 얘기다.

천안함, 연평도를 생각해보라. 전사한 장병들과 희생된 민간인들의 희생.

우리가 과연 훨씬 우월한 입장에 서 있는 게 맞는 건가? 자국의 군인들과 국민들이 죽었는데 대인배처럼 군다는 게 상식적인 건가.

조평통 대변인은 “앞으로 대화가 이루어지는가 마는가 하는 것은 남조선당국의 태도여하에 달려 있다”고 말해 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 우리의 ‘태도여하’라는 얘기는 얌전히 자신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뭔가를 갖다 바치라는 뜻이다. 하는 것 보고 대화에 응할지 말지 결정하겠다는 얘기다. 이렇게 괘씸한 경우가 있나.

우리는 이번 북한에 대화를 제안함으로써 명분을 만들었고, 공을 북한에 넘겨줘 태도를 관찰할 수 있었다. 북한은 대화를 거절했다. 그것도 폭언과 함께.

이제 됐다. 그 뿐이다. 북한에게 더 이상 대화를 제시할 필요는 없다. 북한의 위협에 겁을 먹고 내놓은 대화제의라면 거부한다. 그 이상 얻을 것이 없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북한이 더 미쳐 날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우리의 속내를 떠보니 실은 무서워서 떨고 있구나. 온갖 카드를 쥐어짜서 조금만 더 겁주면 항복할 거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나.

따라서 앞으로 북한에게 계속되는 대화를 요구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굴복한 것처럼 그려져 이미지 실추만 커질 뿐이다.

잘못은 북한에게 있다. 도리와 이치를 따져 북한을 상식의 세계로 넘어오게 해야하는 게 정상이지 우리가 비상식의 북한에게 맞춰줄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북한이 말한 대화는 자신들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가져오는 거래다. 사실상 북한이 핵개발 및 미사일 발사로 세계를 협박해온 것에 대해 드디어 삥 뜯는 시간이 온 것이다.

북한은 지금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더 당당하고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싶어할 거다. 군부와 주민들로부터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부국강병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할 수 있다는 계산일 것이다.

안보의식이 어느 때보다 강조된 오늘날. 남남갈등까지도 감수하면서까지 대화를 제의했지만 북의 대화거부로 모든게 무산됐다. 거부 이유도 이해할 수 없는 말장난의 수준에 불과하다.

먼저 세계를 향해 대화제의를 한 게 북한이 아니던가.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이제 이런 말장난에 우리 국민도 지쳤다.

정부에게 북한이 먼저 손을 벌리기 전까지 절대 나서지 말 것을 주문한다. 깊은 속내를 감춘 채 계산된 잇점이 있어 대화를 시도했다면 모를까. 북한의 으름장에 고개를 숙인 거라든가 확전을 주의해야 한다는 일부 여론을 의식한 정도의 행동이었다면 반대한다.

북한이 체제 유지와 북한 주민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우리에게 손을 내미는 상황이 올 때까지 기다려라.

그리고 국민들은 최소한 국가안보가 걸린 이런 중대한 시점에서는 정부가 최선의 선택을 하리라고 믿고 무한한 지지를 보내주는 것이 옳다.

<뉴스파인더 김승근 편집장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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