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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4-11 2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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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발사는 김정은의 ‘비명’
북한에게 올 한해는 정말 지옥같을 것
김승근 기자2013.04.11 14:33:00

북한이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연일 폭력적 언사와 과격한 도발이 이어진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손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협박 제스쳐가 지나치게 원색적이고 직설적이다. 앞에 서 있는 우리로서는 당황스러울 뿐이다.



김정은이 세계를 위협하는 이유는 보통 핵 무기를 만들때까지의 시간을 버는 것이라는 시각과 더불어 핵 무기 보유 이후 미국이나 우리와의 협상에서 차관을 얻는다거나 더 좋은 협상을 얻기 위해 몸값을 불리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생각을 좀 뒤집어 보자. 세계의 변화에 압사에 가고 있는 북한. 이런 식의 생각은 어떨까.



이제 막 북한의 수장이 된 김정은은 유학파 출신이라 자본주의의 우수성을 알고 있으며, 북한이 얼마나 뒤쳐진 세력인지 잘 알고 있다.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북한은 여기에 발맞추기 힘들만큼 시대착오적인 세력이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자리에 올라보니 숨이 막힐 지경이다. 변화는 해야 하지만 이는 곧 개방을 의미하고, 개방으로 세뇌돼 있던 북한 주민들이 계몽된다면 중동에서 불었던 자스민 혁명이 북한에서 재현되리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주민들은 굶주려 간다. 4월이 북한의 보릿고개라고 한다. 아이들의 영양실조는 극에 달했고, 굶어죽어가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의 충성심을 어찌 보장할 수 있겠나.



북한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에서 자신들이 설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자신들이 존재감을 세우지 않으면 미국은 물론이고 우리에게 무시 당하고 어떤 협상도 할 수 없으리란 위기감이 든다.



북한은 이미 클린턴 행정부 임기 말에 추진한 미국과의 대화는 부시 행정부로 정권교체 되면서 물거품이 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지 않은가.



주민들은 굶주려가고, 미국이나 중국 등 강대국들로부터는 무시 당하기 일수, 심지어 군부를 비롯한 당 장악도 어려울 정도로 충성심이 낮다는 얘기다. 개혁 개방은 해야겠지만 자신의 위치를 지키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이 크다.



나이가 어린 김정은은 침착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위치를 세우고, 선대의 유훈을 받들기 위해 일단 군부에 동조한다. 군부를 끌어들인 것인지, 군부에 호응해 준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강경한 자세로 나간다. 자신들이 무시당하지도 않고, 자신의 위치가 위협받지도 않기 위한 처사다.



결국 김정은은 선대의 유훈인 핵 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다. 주민들이 헐벗고 굶주렸지만 어쩔 수 없다.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선 앞서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김씨 3대를 우상화 해야 했다.



더 강하게 우리와, 그리고 미국과 맞섰다. 물론 우리나라도 더 이상 참을 리 없다. 햇볕정책을 철회하고 세계 각국과 공조했다. 북한이 체제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니 자연히 인권유린은 더 심각해졌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식의 가벼운 언사에도 지옥같은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졌다.



김정은의 제1 지상과제는 핵 무기 보유다. 김정은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변화하지 못하는 북한으로서는 먼지 쌓여가고 있는 자신들을 내세우고, 무시 당하지 않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걸 위해 주민들을 버렸고, 우리와의 관계를 버렸고, 세계와의 대화를 버렸다.



김정은은 미국이 무섭다. B-52, B-2 등의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 출현한 것에 극도의 위기감을 가지지 않았던가. 언제라도 자신을 폭격하러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김정은은 권력의 안정화를 위해 리더의 카리스마를 보여줘 내부 세력에게 다른 마음을 먹지 못하도록 경고하는 의미도 갖고 있다.



북한이 미국보다 중국을 더 싫어한다는 얘기도 많다. 북한이 자존심을 내세우고 있지만 중국의 거만함은 이미 예전에 그걸 꺾어버렸다. 자칫 동북4성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얼마전 북한이 초청한 농구스타 로드맨은 미국으로 돌아간 후 김정은이 오바마와 대화를 하고 싶어한다고 방송에서 떠들었다. 사실상 김정은의 의중을 전한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고 싶어하는 이유가 중국에게 보내는 위협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을 정도다.



다시말해 북한이 과거 어느때보다 원색적으로 한국과 미국을 비난하는 것은 바꿔말해 과거 어느때보다 더 강하게 방어의식이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김정은은 쉽게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 북한이 과거 미군의 가공할 무기를 이라크 전쟁에서 목격했기 때문에 절대 미국을 건드리려 하지 않을 것이며 서울에는 미국 뿐 아니라 중국인도 수십만명이 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적으로 돌리려 하겠는가.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 없이 단독으로 전쟁을 수행할 만한 군사력과 군대사기가 부족하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전쟁에 실패하면 김정은과 지도층은 전부를 잃을 수 있다.



지금 이시간에도 북한의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이 발사대에 세워진 것으로 확인됐다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발사가 임박했다는 뉴스다.



한미 양국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24시간 태세로 정보 수집을 계속하고 있으며 일본도 이지스함 2척을 해상배치해 요격 준비에 나섰다.



김정은의 원색적인 도발 이면에는 이같은 절망감이 배경으로 있다. 이번 미사일 발사도 결국 붕괴위기의 막막한 상황에서 겁 먹고 무서워하며 혼란스러운 김정은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보라.



북한의 도발에 물러날 것 없다. 김정은의 발악이자, 발버둥을 지금 우린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시험대에 올라간 건 우리가 아니라 김정은이다. 올 한해가 김정은에겐 정말 지옥 같을테니 두고 보자.



김승근 편집장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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