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정권 붕괴에 中 이용하려면
- 中 일각에 등장한 北 비판론

중국 일각에 등장하는 '北 비판' 논조
"(핵을 가진) 북한이 외부의 공격이나 압력에 놓여 정권 붕괴로 이어진다면 대규모 난민이 중국 동북 지역으로 유입될 것이다. 이는 중국 변경 지역에 엄청난 정치·경제적 부담을 초래할 것이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면 한·일 등 주변국의 핵 개발을 자극할 것"이다." '핵 이빨'로 무장한 국가가 중국을 둘러싸는 상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에 기고한 중국전략문화촉진회 뤄위안(羅援) 부회장의 칼럼의 한 토막이다. 이 칼럼에 주목하는 이유는 중국엔 민간 언론매체가 없기 때문에 이는 곧 중국 당국의 공무원이나 다름없는 사람의 의견이라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렇다고 이것이 곧 중국정부의 공식입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중국 공공부문 일각에서 전과는 다른 인식과 여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는 의미만은 간과할 수 없다.
칼럼의 의미는 지금의 북한이 중국의 ‘순치관계(脣齒關係)’라기보다는 오히려 골치 덩어리로 바뀌고 있다는 객관적 사실을 중국의 지식인 일부가 인지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건 ‘공식입장과 다른’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금기(禁忌)로 되어 있는 독재국가 중국을 상기한다면 결코 경시할 수 없는 변화라면 변화다.
중국은 지금까지 북한이 아무리 불량국가 짓을 해도 미국의 ‘중국 포위’ 정책 앞에서는 감싸주는 것이 중국 안보에 필요하다는 공식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 입장은 물론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북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최근에 이르러선 관영매체 일각에 “과연 그런가?”를 회의하거나 부정하는 글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러 글들은 물론 소수의견이긴 하지만 적어도 중국 일각의 분위기가 전과는 조금 달라졌다는 징후로 받아들일 수는 있을 것이다.
이런 기류는 과대평가 할 필요도 없지만 과소평가 할 필요도 없다.
그러면서 그 틈새를 우리의 민(民), 관(官) 외교력이 파고들어야 한다. 중국 일각에나마 “북은 중국이라는 잇몸에 맞닿은 이빨이 아니라, 그 잇몸을 상하게 하는 충치임"을 일깨워 줘야 한다. 그래서 그런 인식이 점차 중국 지도부의 내부논의로 이어지게 유도해야 한다.
매사 “그건 힘들다” “어느 세월에...” 하고 체념하면 아무 것도 안 된다.
미국의 아시아 전략과 대립하는 공산당 중국은 우리의 친구는 될 수 없다. 그러나 중국은 대단히 실리(實利)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나라다. 그런 중국에 대해 우리로선 북의 불량국가 노릇이 중국의 국가이익에 이(利) 아닌 해(害만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각종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뉴스파인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