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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11-24 09: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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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여성대통령’이 뜬다

선거는 역시 ‘감성 자극’에 의해 판세가 갈라진다.

유권자는 무턱대고 합리적 판단을 한다?

이성적 판단을 한다?

잘못된 가설!

합리적·이성적 판단에 앞서 선거를 결정짓는 건 ‘감성적 호감’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감성적으로 좋은 생각이 들어야→마침내 정치인의 정책을 꼼꼼히 들여다보고→그 정책을 보면서 정치인과 가치(價値)에 관한 공감이 생기고→투표장에 나가 표를 꾹 눌러 찍는다.

그래서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하는 것!(파스칼의 저서 ‘팡세’에 나오는 말)

선거 땐 더 ‘생각하는 갈대’가 되어 선택을 모색하게 한다.

이 ‘생각하는 갈대’의 폐부를 찌른 게 바로 박근혜의 ‘준비된 여성대통령’!

유교적 사상이 뼛속까지 찌들은 유권자들도 이젠 박근혜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앞장서서 거부하지 않는다.

‘여자의 적(敵)은 여자’라는 프레임도 깨져 여성 유권자들이 박근혜가 여자이기 때문에 찍지 않겠다는 심리는 이제 잠복했다.

시대는 바뀌고야마는 걸 절감한다.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김종인이 박근혜와 갈등을 벌이는 과정에서 밀리는 배경 중 하나가 남자가 여성을 밀어붙인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

시인 김지하가 박근혜를 편드는 소리는 촌철살인,

“꼭 박근혜를 하녀 취급하는데, 그러면 못쓴다.

재벌 때려잡자고?

그건 문재인이도 안철수도 만날 하는 얘기인데 그러면 자기하고 민주당하고 다른 게 뭐냐”.

‘그러면 못쓴다’는 충청도-전라도 사람들이 열불 받을 때 쓰는 표현이다.

이런 세상이 됐다.

그런데, 기 막히는 역설-원래 박근혜가 여성임을 강조해 허를 찌르려는 기도가 시작된 건 엉뚱하게도 ‘좌파 여성 오피니언 리더’들에 의해서였다.

이들은 박근혜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되기 훨씬 전부터 다짜고짜 박근혜가 여자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 자신들이 봐도 여성이 여성을 차별하는 성차별이 되니, 이렇게 논리를 폈다.

"여성대통령의 탄생을 바란다,

그러나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

박근혜는 이걸 정면으로 맞받아쳐 자신이 여성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여성대통령론(論)’을 들고 나왔고, 여기에 야당에서 박근혜에겐 여성성(女性性)이 없다고 맞불을 놓았지만 ‘여성대통령론’에 휘발유를 뿌리는 역풍을 불러오자, 박근혜가 다시 ‘여성대통령’ 앞에 ‘준비된’을 갖다 붙여 ‘준비된 여성대통령’으로 치고 나왔다.

출산, 보육, 교육, 장바구니 물가에 대해 모르는 박근혜라는 해묵은 논쟁은 씻은 듯 사라지고, 오히려 그게 장점화해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가 대통령 되면 깨끗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새 논리를 만들어냈다.

그랬더니 배가 아픈 좌파 쪽에선 그렇지 않다고 별별 억지 다하고 있지만, 어쨌든 인터넷 포털에 들어가면 ‘박근혜 여성대통령’이 뜰 정도로 히트작이 됐다.

이 ‘준비된 여성대통령’을 더 정교하게 발전시켜 국민 감성에 깊숙이 파고들 수만 있다면?

박근혜가 승기(勝機)를 확실히 잡을 수 있다.

어떻게 정교하게 만들어야 하느냐?

이거야말로 양날개로 비행하는 ‘준비된 대통령’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

첫째, 강한 박근혜, 강한 박근혜 대통령!

외교·안보·국방 문제에 있어서는 ‘강한 박근혜’! 특히 대북문제에 있어서는 절대 협박과 도발에 굴복하지 않는 영국 전 총리 마가렛 대처의 면모를 보여라!

군사도발을 하면 그야말로 분쇄(粉碎)!

그러면서도 외치(外治)에 있어 꽉꽉 막힌 게 아니라 국익을 위해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하는 여백을 보여야 한다.

둘째, 모성적(母性的) 박근혜, 모성적 대통령!

지금 대한민국 대중(大衆)은 위로 받고 싶어 한다.

설령 표를 얻기 위한 제스처라는 욕을 먹더라도 박근혜가 소록도에 찾아가 환자들에게 잔잔히 위로 드리는 모습, 저 빌어먹을 일본군의 성노예를 해야 했던 할머니들이 살고 계시는 시설에 찾아가 역사가 버렸던 그녀들의 영혼을 따뜻이 달래주는 모습, 이 역시 역사에 의해 버려졌던 사할린 교포 할아버지·할머니들이 기거하시는 아파트에 찾아가 대한민국의 존재를 다시 일깨워 드리는 모습!

이런 모습들로부터 위안 받고 싶다.

그래서 국가 정체성과 역사적 정통성이 확고히 선 대한민국, 영호남이 화합하는 국민 대통합 시대의 출발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타령에 넌더리내고 있는 민심을 향해 ‘준비된 여성대통령’으로 더 깊숙히 파고 들어라!

<윤창중 전 문화일보 논설실장/뉴스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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