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5년간, 엄청난 일 생겼다
- 북한은 내버려두면 알아서 망하는 정권

이명박 정부의 5년간, 북한 내부는 그 이전 10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남북관계 정상화의 길
대한민국의 대북(對北)정책이 북한체제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이 본격화된 1998년부터다. 자립적 민족경제로 대외의존도를 최소화 한 북한이지만 동구권붕괴와 중국의 개혁· 개방으로 경제는 파국으로 내몰렸고 수백만이 아사(餓死)하는 참극을 빚어내며 체제 붕괴에 직면했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그때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고언대로 북한을 내버려두었거나 철저한 상호주의를 적용했다면 북한은 어떻게 변했을까?
황장엽씨는 늘 '북한은 내버려두면 알아서 망하는 정권이기 때문에 쓸데없이 자꾸 대화하자. 뭐 어쩌자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곤 했다. 그는 북한이 간절하게 원해서 뭔가 변화할 자세가 되면 응대 해주 돼 우리의 요구를 지키지 않으면 냉정하게 끊어야 한다고 했다.
황장엽 선생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만 아니었다면 김정일 정권은 붕괴됐거나 강제적인 중국식 변화의 길로 갔다고 확신했다.
그때로부터 15년이 지난 오늘 북한은 3대 세습을 단행했고 12월 대선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이 압박에서 협력으로 급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야 대선후보 모두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고 단정 짓고 있다. 그러면서 남북교류 활성화와 평화구축을 위해 북한과 적극 대화하겠다고 한다. 10년 '햇볕정책'만 있고 지난 5년의 인내 과정은 거의 생략되고 있는 셈이다.
우선 이명박 정부가 대북 강경정책만 시행 했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 강경정책이라 함은 북한체제를 흔들기 위해 대북파괴 공작이나 적극적인 활동을 했다는 것인데 우리정부는 그런 정책을 추진한 적이 없다. 천안함, 연평도 도발 이후에도 국방부 주도의 심리전도 전개하지 않았고 그 어떤 보복 수단을 사용하지 않았다. 주던 쌀을 주지 않은 것은 강경정책이 아니라 우리 주권에 관한 문제일 뿐이다. 강경정책은 우리가 아니라 북한정권이 한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5년간 북한 내부는 그 이전 10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 최대 수용소인 제 22호 회령수용소가 폐쇄조치 됐고 지금껏 끝까지 거부해왔던 농업개혁이 단행됐다. 내각을 중심으로 경제를 재편하기 위해 군부 기득권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리용호 총참모장이 숙청됐다. 선군(先軍)에서 선경(先經)으로 변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변화는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대내외적인 압력, 특히 이명박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 큰 압박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국가나 개인 간의 관계에도 늘 좋거나 또 늘 나쁜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긴 공백기와 인내가 더 필요할 때가 있다.
북한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교류했던 때보다 더 큰 변화가 북한내부에서 일어난 것은 대북정책이 실패가 아니라 성공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대북정책의 성공 여부는 겉으로 드러나는 가십적인 현상이 아니라 북한내부의 실제적 변화여부, 특히 북한주민의 자유와 인권의 개선을 통해 평가해야 한다.
<강철환 /뉴스파인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