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피말리는 접전 예고
- 이혜훈 “야권단일화 맞서 범보수 대동단결 선대위 구성”
우상호 “당 구성원, 문후보로 단일화 돼야 선거에 승리”
유민영 “전문성, 참신성 기초해서 실속형 캠프 꾸린다”
[시민일보 이영란기자]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는 한치 앞도 예상하기 어려울 만큼 박빙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단 5.16 발언과 인혁당 발언 등으로 끝없이 추락하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지지율 하락세가 ‘과거사 사과 발언’ 이후 멈칫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6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발언 후인 24~25일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자대결구도에서 박근혜 후보는 36.0%로 전일보다 0.4%p 감소하는 데 그쳤다.
그동안 박 후보는 1주일에 1%p~5%p 가량의 큰 폭으로 감소했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역시 31.9%로 전일보다 0.1%p 감소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도 20.3%로 전일보다 0.1%p 동반 감소했다.
안철수-박근혜 양자대결에서는 안철수 후보는 51.7%로 전일보다 0.8%p 상승하고, 박근혜 후보는 40.9%로 전일과 동일했다.
문재인-박근혜 양자대결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48.1%로 전일보다 0.2%p 감소한 반면, 박근혜 후보는 43.3%로 전일과 동일했다.
이번 조사는 유선전화 및 휴대전화 임의걸기(RDD)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다.
박 후보의 하락세가 멈추면서,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컨벤션 효과’도 이제 그 효력을 다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대선은 팽팽한 접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 대선후보들은 후보단일화를 염두에 둔 지지층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26일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맞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골목상권을 위한 '힐링행보'를 이어갔다. 추석을 앞두고 영세 상인들과 자영업자들의 민심을 다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서울시청 신청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 구청장, 시의원 및 구의원 등 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골목상권 보호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어 오후 2시30분에는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만만한 카페'에서 영세 상인들과 만나 골목상권 수호 모범사례를 듣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카페는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밀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상인들이 협동조합을 결성해 마련한 곳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그동안 '혁신행보'를 이어가던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같은 날 부산·경남(PK)을 찾아 민심잡기에 나섰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경남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해 환담을 나누고, 이어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가 부산고 후배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측근들은 서로 ‘필승’을 말하고 있다.
◇이혜훈 최고위원= 새누리당 친박계 이혜훈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이번 선거는 마지막에 가면 결국 야권은 단일화가 될 것이고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며 “범보수 진영이 대동단결 하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 그래서 범보수 진영을 대동단결 시킬 수 있는 그런 선대위, 노선이나 가치가 같은 사람이라면 모두 포용할 수 있는 그런 선대위가 구성 될 것”이라고 예상됐다.
그는 진보진영 인사의 합류에 대해 “정당이라는 것은 노선과 가치가 같아야 하는 집단”이라면서도 “진보진영 인사 중에 그렇게 노선과 가치가 같은 사람이 있다면 같이 갈 수 있는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그는 최근 박근혜 후보가 5.16과 유신 인혁당 사건에 대해 사과를 한 것에 대해 “부친의 과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딸로서 쉽지 않았을 텐데 진솔하게 인정하고 또 사과하는 것이 마음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또 이 최고위원은 최근에 문제가 된 0~2세 전면 무상보육 수정 폐기방침에 대해 “당은 정부가 너무하는 것 아니냐. 어떻게 이렇게 무책임할 수 있느냐. 이런 입장을 어제 발표 했다”며 “재정 때문에 어렵다고 하는데, 처음부터 정부가 그런 입장을 좀 밝히셨더라면 좋았을 걸 지금에 와서 뒤늦게 밝히는 부분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민주화와 관련,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차이점에 대해 “경제 민주화를 하자는 취지는 같지만 방법에 있어서 많이 다르다. 민주당은 아주 과격하고 급진적인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통상 이렇게 과격하고 급진적인 방안들은 현실적으로 실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결국은 단서조항, 이해 조항, 유해 조항 이런 것을 둘 수밖에 없었다”며 “결국 이런 민주당의 안은 외향적으로는 재벌 개혁이 된 것으로 보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무것도 진전시키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또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말은 경제 민주화를 하겠다고 하셨지만 실제 이룰 수 없는 내용”이라고 잘라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안 후보는 경제 민주화와 복지, 성장 이런 당면 과제를 풀기 위한 열쇠는 혁신이라고 말씀 하셨는데, 경제 민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혁신은 공염불이 된다. 예를 들면 중소기업이 밤 잠 안자고 기술개발을 한다는 게 혁신인데, 혁신해봐야 재벌이 기술 탈취를 해 버리면 힘없는 약자의 혁신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안철수 후보가 3자 회동을 제안한 것에 대해 “단일화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A조는 예선을 다 끝내고 대표 선수가 결승에 진출 해 있는 반면에 B조는 내부 사정으로는 아직 예선도 치르지 못했다. 그런 경우에 예선도 안 거친 선수가 결승에 나가있는 다른 조 선수한테 한판 붙자 하는 격과 뭐가 다르냐”며 “그런 제의를 하려면 B조 예선에 먼저 통과를 하시거나 아니면 나는 B조 예선에 아예 참가 할 생각이 없다. 독립적인 C조 대표로 나가겠다, 즉 단일화는 하지 않겠다 이런 선언을 먼저 하시는게 순서”라고 강조했다.
◇우상호 최고위원= 민주통합당 우상호 최고위원은 같은 날 BBS 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에 출연, 문재인 후보의 분위기에 대해 “사실은 굉장히 좋아지고 있다. 한달 전 두달 전만 해도 지지율이 10% 초반대 이렇게 나오지 않았느냐. 그것이 경선이 끝나고 나서 20% 중후반대로 쭉 올라오고 양자구도에서는 이기거나 오차범위 내에서 박근혜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이런 양상이 나타나서 상당히 사기가 상승한 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 최고위원은 호남 쪽 분위기에 대해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지역이었는데, 우리 민주당의 후보보다 오히려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선호하는 지지율이 10% 더 나온다”며 “특이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두 가지 정도 요인이 있는 것 같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 진영에 대한 섭섭한 마음 서운한 마음, 아직까지 감정적으로 풀리지 않은 게 있고, 두번째로는 안철수 후보가 오히려 박근혜 후보를 이길 확실한 카드가 아닌가, 아직 문재인 후보가 불안한 것 아닌가 하는 것이 교차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시간이 지나면 아마 좀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우 최고위원은 ‘김대중 세력과 노무현 세력이 대북 송금 특검으로 아주 극단적인 대결까지 갔었는데, 그 상처를 넘어설 수 있겠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후보가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던지고 진정성을 보이면 미래를 위해서라도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지금 당장은 눈에 띄지는 않지만 이 행보가 일정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안철수 문재인 두 후보가 단일화가 안 돼도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느냐’는 물음에 “그런 분들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잘 아시는 것처럼 안철수 후보는 사실상 범야권 후보로 자리매김하지 않았느냐”며 “그런 면에서 범야권의 유력한 인사가 둘로 나눠져서는 이길 수가 없다. 3파전이면 필패”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안철수 후보가 피디수첩콘서트에서 ‘이미 강을 건넜다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고 배수진을 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지금 안철수 후보가 출마선언 한지 일주일밖에 안됐는데, 단일화 얘기만 하니깐 본인 입장에서는 자기가 얘기하는 정책과 비전을 다뤄주지 않는 서운함이 있을 거다. 그러다 보니깐 조금 더 강하게 얘기했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또 문재인 후보가 전날 소속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백만명 넘는 선거인단이 선출했는데 후보사퇴는 있을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어떤 의원이 질문을 하면서 ‘후보단일화를 진행하더라도 안철수 후보는 개인이니깐 본인이 마음대로 후보단일화에 참여하고 사퇴할 수도 있지만 당신은 우리 민주당이 백만 명이 뽑아준 후보기 때문에 당신은 거취를 가볍게 가져갈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무겁게 생각해라’ 이렇게 조언하니깐 ‘그 말이 맞습니다 제가 개인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그 말씀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선숙 전 사무총장이 안철수 캠프로 간 것과 관련해 추가 탈당 가능성에 대해 “어제 문재인 후보도 128명 전원이 선대위 참여해 달라 요철을 드렸고 지금 상태에서 안철수 후보에게 넘어가면 특히 현직 의원의 경우에는 다음 총선이 어렵기 때문에 그런 분들이 거의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민주당 내에서 몸은 문재인 마음은 안철수 따라다니는 것 같이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저희가 단일화라고 하는 큰 흐름에서 안철수라는 분이 그 안에서 같이 협력해 주시길 바라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배려해서 그렇게 보이겠지만, 당 구성원 대부분은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 되어야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하는 신념이 굉장히 강하다”고 반박했다.
◇유민영 대변인 = 안철수 대선후보 캠프의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캠프 구성방안과 관련해 “인선기준을 전문성, 참신성, 개방성에 기초해서 실속형으로 캠프를 꾸려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캠프하고 좀 다르다면, 조직국이 없다. 그래서 조직적으로 지시하는 조직이을 최대한 넓게 함께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선대위 구조에 대해서는 “네트워크구조”라며 “사람 동원하고 줄 세우는 전통적 방식으로는 선거하지 않고, 새로운 형태로 하겠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민주당 박선숙 전 사무총장이 안후보 캠프에 가담한 것과 관련해 진보 보수를 아우르는 차원에서 새누리당 인사영입도 고려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 “새누리당 인사 영입에 대해서 들은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문재인 후보측과 안철수 후보 측이 김근태계 인사들을 두고 인물영입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그런 건 못 느꼈다”고 부인했다.
다만 그는 “저희는 가치와 지향을 중심으로 해서 한 분 한 분 함께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유 대변인은 전날 안 후보가 ‘이미 강을 건넜고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고 발언했고, 이에 대해 언론이 ‘중도포기는 없다’고 해석하는 것에 대해 “단일화에 대한 문제하고 연결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대선후보, 국민의 열망을 받아서 그것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대선에 나가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마음을 갖고 임해야 국민의 뜻에 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명한 의지, 결단의 표현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단일화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두신 거냐’고 사회자가 묻자 그는 “지금으로서는 단일화에 대해서는 저희가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 지금 단일화를 얘기하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다소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또 이른바 모피아에 대한 비판이 따르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역할에 대해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분이니까, 저희는 그분의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좋은 정책과 공약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3자 회동’ 제안에 대해 “빠르면 오늘이라도 박근혜 문재인 후보께 연락도 드리고 제안들을 구체화 해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씨가 서울대로 같이 옮긴 것에 대해서 특혜채용 의혹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김미경 교수님은 충분한 능력과 자신의 분야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라며 “그래서 그분의 지금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실제 전문성과 능력에 대해서 지적했다는 얘기는 들어보질 못했다”고 반박했다.
<시민일보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