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무덤이 될 민주당
- 국민적 이미지와 지지표가 필요할 뿐인 것을 알아야 한다
<프런티어타임스 기고논객 김명하>2012년 대한민국의 대선정국에서 가장 큰 변수로 인식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 대선출마 여부나 그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은 본인만 빼고,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은 안철수 교수의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다만 그 시기를 둘러싸고 수많은 추측이 난무할 뿐이며, 안철수 교수의 일거수일투족이 매스컴의 정치면 톱기사로 다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도 안철수 교수의 행보가 미치는 파장은 지대하다. 정권교체를 외치는 야권의 대통령후보들의 지지율이 10%대를 오락가락하는 사이 안철수 교수는 40%대의 확고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권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과는 1, 2위를 다투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특히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이 안철수 교수에게 보내는 ‘구애의 몸짓’은 자못 절박하기까지 하다.
(물론 2-40대 연령층이 주요 지지계층이지만) 국민의 지지율이 높은 안철수 교수와 제1야당으로서 견고한 조직을 갖추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어떤 형태로든) 연대는 가능한 것일까?
안철수 교수의 민주통합당 입당(민주당 노영민 의원), 안철수·문재인의 공동정부론(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그리고 안철수의 매력·정의와 손학규의 실력·안정감의 결합(민주당 손학규 대선후보) 등등 많은 ‘설’들이 안철수 교수를 유혹하고 있다.
야권(여권이 아닌) 후보들 중에서 부동의 1위에 위치하고 있지만, 그 지지층의 형체가 불분명하고 유동적인 안철수 교수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서라! 일순간이라도 안철수 교수가 (후보자 개인이든 정당차원에서든) 민주통합당이 내미는 구애의 유혹에 걸려드는 순간, 바로 그 자리는 안교수의 무덤이 될 것이다.
수십 년의 정치노하우를 자랑하는 정치9단, 10단의 고수들이 즐비한 민주통합당의 입장에서는 결코 안철수 교수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안철수 교수가 가지고 있는 국민적 이미지와 지지표가 필요할 뿐인 것을 알아야 한다.
사실 민주통합당 내부에서는 자신들의 지지영역이었을 2-40대와 수도권 지지층이 안철수 교수의 등장으로 빼앗겼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민주통합당 내에는 안철수 교수를 위한 공간이 한 치도 없을 것이기에, ‘토사구팽’이라는 옛 말을 떠올리지 않아도 충분히 예상되는 정치시나리오가 바로 안철수 교수가 ‘팽’ 당하는 것이다.
결국 책 몇 권과 연예프로에 몇 번 출연으로 2-3년 만에 대한민국 정계의 주연으로 데뷔하여 마침내 대통령까지 되었다는 가정은 실현 불가능한 허상임이 증명될 것이다. 그런 것이 가능한 대한민국이라면, 결국 귀착점은 안철수 교수의 불행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불행인 것이다.
때문에 지금이라도 안철수 교수는 대선 후보로서의 모든 가능성을 내려놓은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 한국의 의회, 정당 등 정치적인 것에 관한 좀 더 현실과 이상에 관한 공부를 쌓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정치의 문외한이 정치, 그것도 대통령이 된다는 비상식이 통할 대한민국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면 비정치적인 분야에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한 다른 방법이나 수단을 강구해 봄직도 할 것이다. 물론 “이제 와서 안철수 물러서면 야권 전체에 큰 타격(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은 되겠지만, 안철수 교수의 개인적인 불행과 함께 국민적 비극은 막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프런티어타임스 기고논객 김명하 (press@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