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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07-25 09: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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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가 두려운 이유

어느 한 인터넷 서점의 발표에 따르면, 23일 오전 10시 현재 누적 판매량 2만5700권을 기록했다는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이다.

"오늘 밤(23일) 안철수 원장의 SBS 토크쇼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 방송이 예정되어 있어, 방송이 나간 후에 더욱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말을 덧붙여서. 뭐 특정 지역에 편중된 구입상황은 차치하고라도, '안철수의 생각'이 빅히트 치고있음은 부인하지 못할 것같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이런 책구입 광풍이 곧 안철수의 지지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간 곰팡이가 쓸 지경으로 말을 아껴왔던 그였기에, '궁금증 해소'라는 차원에서의 구입 역시 적지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니 말이다. (책을 내고나서의 안철수에 대한 지지율 변화가, 아직까지는 1% 정도의 상승에 불과함을 봐서도)

그런데 이에 하나 의문이 든다. '안철수의 생각'을 판매하는 유명 인터넷 서점의 광고에 이런 문구가 적혀있던데..

-'보신 후 6,500원에 되파실 수 있습니다'..

정가는 13,000원이지만 판매가는 11,700원이고 또 보고 6,500원에 되판다면, 결국 책 구입자는 '안철수의 생각'을 5,200원에 훑어볼 수 있다는 말이다. '재가입률'을 보면 어떤 보험회사가 인기있는지 알 수 있다는, 한 자동차보험 선전이 있다.

그렇다면 이같은 보험회사 재가입률처럼, '안철수의 생각'을 되파는 판매율을 조사해본다면, 이 책 구매자들의 '소유하기에는 돈이 아까운 책'이란 생각이 어느 정도인지를 정도껏이나마 알 수있지 않을까? 달랑 5,200원을 주고도 가지고 싶지않은 책이란 사실로의..

하기에 책이 많이 팔린다고 동네방네 떠들어대는 것 중, 실질적으로 안철수와 '안철수의 생각'이란 책 내용에 공감하는 이들(되팔지않고 소유하는) 외에, 단지 '궁금증을 참지못해' 구입한 이들의 비율을 대강이라도 유추할 수 있겠다. 거품을 빼고 실체적 진실을 보자는 말이다.

또한 만약 이 책이 집중적으로 팔린다는 그들 특정 지역에서 이같은 되파는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온다면, '특정한 목적으로 집단 사재기'라는 일부에서 제기되고있는 의문에 신빙성을 부여하는 것일 수도 있고..

어쨌든 지금까지 팔린 그리고 앞으로 팔릴 정도를 예상한다면 그 인세(印稅)만 해도 어마어마할 것임에, 자신의 정치권에서의 지지도 상승과 함께 지갑의 부피 역시 크게 늘어나는, 꿩먹고 알먹어 포만감에 흐뭇해 하는 안철수를 떠올려본다. 워낙 돈이 많은 이이기에, 그 인세 전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면야 더없이 좋을 것이고..

'안철수의 생각'을 엮은 대담자 제정임 세명대 교수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 원장의 발언을 전했다.

대선 출마시 검증 과정에서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는 전망에 대해, 안 원장은 "지금 과연 대선에 나가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에 대한 판단, 현재 지지율이 온전한 지지인가, 내가 능력이 있는가 이걸 열심히 생각하고 있을 뿐이지, 나가서 망가지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으며, "나름대로는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굉장히 노력을 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누가 어떤 음해를 할지 모르지만 일정 정도 자신있다. 또 그렇게 해서 명예가 훼손되고 혹은 총알 몇 방은 맞는다고 해도, 이 길이 가야할 길이라면 그건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무리 길게 여러 말로 자신의 검증 부분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확실한 대선 출마를 선언않고 미적대는 이유는 단 하나라고 생각한다. 나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국민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신에 대한 검증 시간을 최대한 줄여보려는', 이 단 하나의 이유.

원하든 원치않았든, 기존의 정치인들은 사생활을 비롯한 개인적인 사상 등이 어느 정도 알려져있음이 사실이다. 하지만 안철수는 어떤가? 그저 의사로 출발해서 컴퓨터 바이러스 전문가로 변신해 안철수 연구소를 세우고 V3를 무상 공급했고, 일정 지분의 주식을 사원들에게 증여하고..그외에 안철수에 대한 것은, 며칠 전 그가 낸 '안철수의 생각'이란 책 내용 뿐이다.

그것도 지금껏 정치인과 사회 각층의 이들이 주장한 것들 중, 시류에 편승한(그럴듯하게 포장된) 부분만을 뽑아 살짝 각색한 것에 불과한 것들이 아니던가? 본격적인 안철수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고 그 심도가 더해진다면, 안철수 본인의 말처럼 과연 '총알 몇 방 맞는' 정도에 불과할까?

안철수의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일각에선 벌써부터 그에 대한 적지않은 검증거리들을 뽑아놨다는 말도 들린다. 하여 일찌감치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들에 대한 계속되는 검증과 필연적으로 따라붙을 지루한 공방, 그리고 이로인한 국민들의 "이제 그만 좀 합시다"란 볼멘 목소리로의 짜증이 폭발하기 직전의 '안철수의 대선 출마 선언'은, 안철수 그에 대한 검증의 기간과 강도는 짧고 약해질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이것의 노림수라는 설명 외에 다른 무엇이 있겠는가의.

이런 의도가 아니라 만에 하나 '안철수의 신중함'을 이유로 든다면, 그건 더욱 위험한 일이다. 그가 책에서도 밝혔듯이, "저를 지지하시는 분들의 뜻을 정확히 파악해야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 일단은 이 책을 시작으로 제 생각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일을 해나가야겠다.

제가 생각을 밝혔는데 기대와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진다면 저는 자격이 없는 것이고, 제 생각에 동의하는 분들이 많아진다면 나아갈 수밖에 없겠지요"라는 그의 말은, 그의 신중함이 아닌 우유부단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또한 정치라는 것을 타인의 뜻에 따라 하고 말고 하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천진난만함(?)까지..

물론 측근들의 조언과 국민들의 심상이라는 필터링이 있어야하지만, 대통령은 확고한 자신의 결단이 필요한 자리다. 그러함에 이런 좌고우면(左顧右眄)의 안철수 원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수없이 마주치는 국가적 사안에 어찌 대처할 것인가?

촌각을 다투는 대한민국 수장의 결단이 요구되는 것들에도, 지금 보이는 것마냥 이쪽저쪽 둘러보고 이리저리 생각하며 망설이다 시간을 지체하는, 그래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막는 국가위기의 상황을 불러오는 건 아닐까의. 특히나 엄연히 북한이란 주적과 대치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라면 더욱..

이것이 두렵다는 것이다. 신중함과 우유부단은 다르다. 안철수는 언제쯤 대선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할까? 아니면, 이 '안철수의 생각'이란 책의 출판을 '대선출마 출사표'로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것일지도..만약 생각을 굳혔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출마를 선언하라.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자격(자신)이 없다 스스로 생각한다면, 오늘 당장이라도 불출마를 확실히 밝히고. 시간을 지체하면 지체할 수록, '안철수 = 우유부단함'이란 등식은 신뢰성을 더할테니 말이다.

<프런티어타임스 문태영기자 (www.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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