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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07-11 08: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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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슬픔" 수척해진 모습으로 싸늘히 식어가는 아버지의 곁을 홀로 지키며 울먹이고 있는 박근혜.
육영수에게 권총을 건네받은 박정희가 현관에 앉아 군화 끈을 매고 있을 때 현관 밖에는 칠흑 같은 어둠이 괴물처럼 웅크리고 있었다, 이제 마악 박정희는 그 어둠을 헤치고 미지의 신세계를 향한 출발을 하려던 참이었다, 이 때 육영수가 입을 열었다, 1961년 5월 15일 밤 10시, 육영수는 늦은 밤에 출타하려는 박정희에게 가기 전에 애들 숙제를 한번 봐주고 가라는 말을 건넨다,

육영수는 박정희의 단호한 뒷모습에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을 가졌던 것일까, 부녀의 만남과 이별을 주선하는 육영수의 모습은 차라리 비장한 것이었다, 박정희는 애들이 자고 있는 외할머니 방으로 건너갔다, 근영과 지만은 자고 있었고, 근혜는 숙제를 하고 있었다, 자고 있는 애들을 내려다보고 근혜의 등을 두드려 주고는, 박정희는 민족의 운명을 가름할, 어둠 속 미지의 신세계를 향하여 떠났다,

그 때 박근혜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에게 밤 10시는 야심한 밤이었다, 박근혜는 밤늦도록 그림 숙제를 하고 있었다, 아마 도화지에 그렸던 동네 풍경에 마저 색칠을 다하지 못했던 것일까, 혁명을 하러 떠나던 박정희가 밤 늦도록 숙제하는 기특한 딸의 등을 두드리며 박근혜에게 건넸던 전언은 무엇이었을까,

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에 유학 갔다가 박근혜는 육영수 서거의 비보를 들었다, 공항에서 비행기에서 내내 박근혜는 펑펑 눈물을 쏟았다, 평생 흘릴 눈물을 이 때 다 흘렸다, 공항에 마중 나온 박정희의 모습이 이날따라 작아 보였다, 박근혜는 교수를 꿈꾸었었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국가와 민족이라는 거대한 무대 위로 박근혜를 호출하고 있었다,

70년대는 한반도 대야망의 시대였다, 단군 이래 오천년 동안 그 어느 임금이나 대왕도 바꾸지 못했던 세상을 이때에 뒤집어 엎었다, 전 세계가 우러러보고 부러워하는 대혁명의 기간, 한반도의 최대 황금기가 1970년대였다, 판자집의 나라에서 대리석의 나라로 환골탈태하는 그 혁명의 한가운데에 박근혜가 있었고, 박정희에게 배웠던 국익우선주의 원칙은 그녀의 DNA가 되었다,

1979년 10월 27일 새벽 두 시, 비서실장의 다급한 목소리에 박근혜는 침실에서 깨어났다, 이번에는 박정희의 서거를 알리는 비보였다, 전방의 상황은요? 눈물을 쏟던 연약한 소녀였던 박근혜는 강해져 있었다, 박근혜는 더 이상 울지 않았고, 그녀의 시선은 개인과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국가와 민족이라는 높은 곳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렇듯 운명의 여신은 박근혜에게 시험을 요구하고 있었다, 좀 더 강해지라는 혹독한 시련이었다, 그 길었던 18년이라는 암흑의 시대에 박근혜를 움직였던 것은 박정희였다, 그 지옥에서 박근혜가 생환했을 때 박근혜가 들고 있었던 것은 '국가'와 '박정희'라는 두 개의 석판이었다, 국가는 우리였고 박정희는 우리의 자긍심이었다, 그 두 개를 위하여 박근혜는 돌아온 것이다,

육영수의 우아함과 박정희의 냉철함은 그녀가 평생에 걸쳐 단련했던 무공이었다, 환란의 위기 때마다 박근혜는 '전투복'을 입고 구세주처럼 나타나 국가 정체성을 부르짖었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다시 박근혜를 부르고 있었다, 2012년 7월 10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광장에 박근혜는 '전투복'을 입고 등장했다,

박근혜는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이번에는 '국민행복'을 부르짖었다, 그리고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아버지가 혁명을 하러 떠나던 밤, 박근혜가 늦은 밤까지 그렸던 그림은 완성했을까, 이제 박근혜는 대한민국을 그리겠다고 선포했다, 아버지가 완성하지 못했던 마지막 색칠을 박근혜가 완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종북이 무지개처럼 피는 환란의 시대에 다시 박근혜가 나타난 것이다,

박근혜가 색칠하던 그림 숙제를 보면서 박정희는 무슨 색칠을 하라고 했을까, 박정희는 그 날 새벽에 한강을 건너면서 '민족중흥'을 꿈꾸었다, 박근혜가 꿈꾸는 국민 행복은 무엇일까, 국민들은 빵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가 행복할 때는 우리 스스로 우리 역사에 자부심을 가질 때이다, 좌익들이 할퀴고 죽여 버린 우리의 긍지와 역사를 복원해야 한다, 비뚤어진 대한민국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에 살고 있을 때 국민들은 행복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박근혜에게는 박정희가 다하지 못했던 색칠을 할 의무가 있다, 박정희의 민족중흥이라는 색칠은 남한의 절반 뿐에 해당되는 것이었다, 김정일의 아랫배에 원조를 해주고 핵폭탄을 제조해주는 멍청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민족의 반쪽 북한주민을 해방시키는 것이야말로 우리들이 꾸는 꿈임을, 그리고 박정희가 부르짖었던 민족중흥의 완성임을, 박근혜는 뼈에 새기고 피에 새겨야 할 것이다.

<프런티어타임스 김동일기자 (www.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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