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나는 악마를 보았다”
- '사전계획설' 無言의 지시요, 無形의 부추김과 다를바

▲ 조준호 공동대표의 머리채를 잡아 뜯고 있는 여학생 당원의 독기찬 표정에../프런티어타임스 문태영기자
이정희, "나는 악마를 보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정희였다.
4.11 총선을 앞두고 터진 단일후보 여론조사 조작 건으로의 후보사퇴를 시작으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조작이 여실히 드러났음에도, 이를 부인하며 외려 조작을 밝혀낸 공동조사단을 불신하는 발언으로,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라는 자신의 위치마저 망각한 이정희였다.
또한 이 조작 건으로 "가장 무거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말만 툭 던지고는, 전국운영위원회 의장직을 사퇴한다했다가, 이틀 뒤 "의장 자리에서 말씀을 드리는 것은 마지막이라 했던 말은, 사회권 양도라는 뜻이었다"란 헛웃음 나오는 해명으로 의장직 사퇴를 번복했고, 급기야 지난 12일 열린 통합진보당 제1차 중앙위원회 시작 전, 4인의 공동대표라는 공동운명체의 의미마저 걷어차고는, 홀로 공동대표직을 사퇴한다는 말을 남기고 회의장을 떠났다.
이정희의 사퇴의 변을 보자.
"세상에 다시 없는 우리 당원들이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지금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다. 믿고 화합해서 통합진보당을 다시 국민들 앞에서 세워주길 당부한다. 고마웠다. 그리고 행복했다"
당원이라..
자신과 통합진보당을 바라보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녀에게 있어 당원은 국민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존재였다. 여기에 자신이 통합진보당을 불신으로 분열시킨 장본인 중 한 명이란 사실마저 망각한 채, 다시 믿고 화합해 통합진보당을 국민 앞에 세워달라는, 참으로 뻔뻔한 요구마저 하고있다. 더우기 그간 일련의 부정 등에 대한 단 한 마디의 사과조차 없이, 오히려 '고마웠고 행복했다'는 상식 수준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신을 보였으니..
그리고 일어난 당권파(당원)의 폭력 소란. 참 절묘하다. 이러니 '이정희 공동대표의 회의장 이탈 → 당권파 중앙위원과 참관인들의 집단 회의 방해 → 강령 개정안 처리 동시에 당권파들의 단상 점거와 폭력'이라는, 진행된 과정이 일사불란하고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근거로, 폭력 난동의 '사전 계획설'까지 나오고 있음이다.
굳이 비유를 해보자면, 비행기 테러범이 비행기 안에 폭발물을 숨겨 두고는, 중간 기착지에서 슬그머니 내려 사라지는 꼴이랄까..비록 이정희가 폭력 난동을 직접 지시하지는 않았다 할지라도, 그녀가 회의장을 떠난 후 자신과 이석기 등을 지지하는 NL계 당권파들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이정희는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無言의 지시요, 無形의 부추김에 다름아니었다.
어렸을 적 학교마다 있었던 반공포스터 그리기 대회에서, 붉은 얼굴의 돼지형상 김일성을 그리고, 머리 위에는 예외없이 뿔을 그리곤 했다. '잊지말자 6.25! 무찌르자 공산당!'이란 표어도 함께..그리고 오늘날, 이것을 두고 통진당을 지지하는 세력 등은 이리 말한다. "북한과 김일성 등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세뇌였다"고. 과연 그럴까?
내가 잘못 봤을 수도 있지만, 이정희의 사퇴 인터뷰가 끝난 뒤 퇴장하는 그녀의 얼굴에서, 한 순간 비릿한 조소를 보았다. 비례대표 1번이었던 윤금순 당선자가 사퇴했다고는 하나, 이는 다음 순번의 이로 승계할 수 있으며, 또한 통합진보당이 공중분해되어 사라진다해도 비례대표 당선인 6명은 그대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국회에서 이들에 대한 의원직 사퇴를 결의할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의 선례로 보아 이는 극히 희박하고.
찰나의 순간 이정희의 얼굴에 어린 조소는 무슨 의미였을까? 아무리 국민의 시선이 따갑고 지금껏 자신들을 지지했던 이들이 등을 돌려도, 이같이 기대를 넘은 많은 수의 통합진보당 구성원들을 대한민국 국회에 진입시킨 것에 대한 만족감 때문은 아니었을까? 자신에게 할당된 임무를 120% 완수했다는 뿌듯함도 함께.. 그 찰나적으로 비췄던 이정희의 조소에서, 난 악마를 보았다.뿔 하나가 아닌 수십 개가 달린 악마를..
그러나 이정희 역시 종북좌익이라는 절대악마의 하수인일 뿐이다. 그 절대악마는 어떤 흉측한 형상일까? 그리고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 시나브로 우리 사고의 한 구석에 이미 또아리를 틀고있는 건 아닐까? 종북좌익이라는 절대악마를 제거하기 위한 첫 걸음은, 통합진보당類의 제도권 세력들과, 학생들에게 종북좌익 사상을 주입시켜 예비좌익을 길러내는, 스승의 날인 오늘 도저히 스승이라 불러줄 수 없는 전교조 무리의 척결임을 확언한다.
지난 두 좌익정권을 거치며 몽롱해진 국민정신의 회복으로, 종북좌익이라는 악마를 뿌리까지 뽑아버리지 않는 한, 제 2의 그리고 제 3의 이정희는 계속해 끊임없이 출현할 것이고 그들의 붉은색 뿔은 더욱 거칠고 흉측하게 자라 날 것이다.
<프런티어타임스 문태영기자 (www.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