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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05-16 06: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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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청와대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다정한 모습으로....
-팬티 빠는 박정희

박정희가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5월 16일 서울시청 앞에서였다, 박종규 소령과 차지철 대위를 양 옆에 거느린 박정희는 군복 차림에 검은 선글라스를 쓴 모습으로 대한민국 현대사의 수면 위로 등장했다, 박정희의 표정은 근엄하고 딱딱했지만 그 때의 사진 한 장은 박정희를 기억할 수 있는 역사적인 사진이 되었다,

더러는 그 사진을 군부독재를 상징하는데 알맞은 사진이라고 평가하지만, 그 사진이 찍히던 날부터 우리는 우리가 살아오던 삶의 방식을 바꿔야 했다. '할 수 있다는 도전 정신' '잘 살아보세'라는 희망적 메시지는 우리의 양식이 되었고, 우리는 한반도라는 우물을 벗어나 세계를 무대로 삼았다, 그 사진의 전과 후는 오천년 민족사를 가르는 분기점이었다.

5.16 직후인 5월 19일, 이상훈 대위는 박정희를 보좌하여 광주에 내려갔다가 호텔에 들게 되었다, 늦은 밤, 박정희가 무엇을 들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는데, 화장실에서 빨래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대위가 문을 열고 봤더니 박정희는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양말을 빨고 있었다, 이 대위가 달려들며 말려 보았지만 박정희는 극구 사양하며 양말을 다 빨고는 방으로 들어가 전깃줄에 양말을 걸었다,

1961년 9월 9일, 최고회의 의장의 초도 순시로 제주를 방문했던 박정희는 주말을 맞아 어선을 빌려 타고 서귀포 해안 구경에 나섰다, 아름다운 해안 풍경에 감탄을 연발하던 박정희는 배가 중문 해수욕장을 지날 때 배를 세우고 하고는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

물이 차가운 9월이었지만 박정희는 아랑곳 하지 않고 1시간여 수영을 즐겼다, 수영을 마치자 박정희는 자기가 입었던 수영팬티를 직접 빨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정중하게 수영복을 돌려주었다, 수행원들은 9월의 바다에 뛰어드는 모습에 놀랐고, 차가운 바다에서 1시간여 수영하는 것에 놀랐고, 직접 팬티를 빠는 모습에 놀랐다, 팬티 빠는 박정희 이야기는 두고두고 회자되기도 했다,

더러는 박정희를 독재자라 비난하지만, 김영삼도 독재, 김대중도 독재, 노무현도 독재, 심지어는 물렁한 이명박도 독재라고 욕을 먹고 있으니, 독재가 아닌 대통령이 어디 있으랴, 알고 봤더니 독재라는 것은 독재가 아니라 반대파들이 일상적으로 부르는 대통령의 다른 이름에 다름이 아니었었다,

박정희 반대 세력들은 박정희에게 철권이니 독재니 하는 이미지를 덧 씌어 놓았지만 박정희는 다정다감했고 완벽주의자였다, 그리고 소탈했고 서민적이었다, 서민과 카리스마, 박정희는 양날의 검을 가지고 있었다, 박정희의 부정적인 측면을 주장하던 정치인들도 선거철에는 박정희 흉내 내기에 골몰한다, 껍데기를 흉내 낸다고 알맹이까지 닮으랴 만은,

박정희 혁명은 거대했다, 민족의 근성을 통 채로 바꾸었고 국가의 외모를 통 채로 개조했다, 거대했던 혁명만큼이나 후세에 기억되는 박정희의 모습은 다양하다, 육영수 영구차 뒤를 따라가던 박정희, 모내기 하는 박정희, 운동회에서 어린 박근혜 손을 잡고 달리기하는 박정희, 그리고 팬티 빠는 박정희에서 미지의 신세계로 민족을 영도했던 지도자까지,

월남전 때문에 한국에 소총을 납품하게 된 미국의 총기 제조회사 맥도날드 더글라스사의 중역이 박정희 대통령을 찾아왔다, 인사 차 뇌물을 건네기 위해서였다, 이 때 박정희는 전기를 아낀다고 더운 여름에 선풍기를 끄고, 런닝셔츠 차람에 부채를 부치며 집무를 보고 있었다, 뇌물은 일언지하에 거절되었고 뇌물 대신 총을 더 가져오라는 박정희의 부탁이 있었다,

박정희의 여러 이미지 중에 박정희와 가장 가깝고 잘 어울리는 모습을 꼽으라면, 런닝 차림에 부채 부치며 집무를 보는 박정희가 아닐까, 어쩌면 박정희 동상에 가장 어울리는 모습은 양복을 입은 번듯한 박정희가 아니라, 부채에 런닝셔츠 차림으로 책상에서 집무를 보는 박정희가 아닐까, 책상 양쪽에 한쪽에는 삽을, 한쪽에는 총을 세워놓는다면 영락없는 우리들의 아버지 모습이 아닐까,

5월은 박정희의 계절이다, 5월에는 박정희가 생각나고, 새벽에 밭에 나가 어두울 때 들어오던 부모님 생각이 난다, 수돗가에서 머리를 감던 할머니는 빠진 머리카락을 모아 담구멍에 넣어두면, 동네에 엿장수가 들어올 때 우리 코흘리개들은 할머니 머리카락으로 엿을 바꿔 먹었고, 머리카락은 지구 저편으로 수출되었다,

농투성이 농부들과, 우리 코흘리개들과, 엿장수들을 데리고, 모래알처럼 흩어지기만 하던 오합지졸의 민족을 이끌고, 부국강병, 민족중흥을 외치던 우리의 지도자여, 이제 당신이 이끌었던 그 오합지졸의 후예들이 세계를 제패하고 있다, 이 지구 위에 사는 사람들은 소녀시대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현대가 만든 차를 타고,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으로 통화하고 있다, 대한민국 본색은 5월에 시작되었고, 당신이 있음으로 우리는 승리할 수 있었다,

<프런티어타임스 이동일 기자 (www.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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