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아예 김일성 숭배자라 해라”
- 진보정당의 근간은 진성 당원제,당원이 선출한 후보를 여론으로.

▲ 전 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 이석기. 국가보안법 혐의로 수배를 받고 도피 생활을 하다 2002.5월 검거 돼 수감생활 중 노무현정권 특사로 풀려나며 웃고 있다.
이석기, '누구를 위한 몸부림인가?'
망명한 주체사상의 대부 북한노동당 사상담당 비서출신 황장엽씨가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김일성주체사상에 관한 입장표명은 자기변명의 전형이었다. 한 예로 "주체사상이 변질되어 실망했기 때문에 고민 끝에 망명을 결심했다"고 피력한 부분도 그렇다.
그는 자신이 정립한 주체사상이 인본주의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풍향과 궤적으로 볼 때 주체사상은 겉으로는 그럴듯한 '사람 중심의 사상'으로 포장되었지만 실상은 철저한 '김일성 중심 사상'이다.
그것은 처음부터 '김일성 우상숭배'와 그것을 통한 '김일성왕조 건설'을 위한 경전으로 고안된 하나의 그들만의 '미신'일 뿐이다. 따라서 황장엽씨가 주체사상이 뒷날 변질됐기에 실망하고 고민하게 되었다는 말은 자기변명으로 들릴 수 밖에 없다.
그 연장선에서 보면 그의 말은 단지 언어의 희롱일 뿐이다. 어쩌면 이데올로기의 쌍생아들의 니힐리즘의 전형일지도 모른다. 결과론이지만 황장엽씨의 망명도 그 니힐(허무)에 지쳐 현실의 쾌락을 위한 선택이었다면 극단적인 이기주의의 발로가 아닌가 싶다.
사실 정치의 세계에서는 수단이야 어쨌튼 목적과 결과만 좋으면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떤 가치에 대한 추상화가 지나치면 구체화된 가치는 눈에서 사라지고, 급기야 마음에서도 멀어지게 된다.
결국 집단의 논리, 공동체의 선, 그리고 정의의 우격다짐 속에 숨은 폭력과 위선을 경계하는 선량도 자신의 가치를 구체화시키지 못했을 때 스스로 자기합리화에 함몰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지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진보통합당 이정희 대표와 이석기 당선자도 마찬가지 경우일 것이다.
변명에도 급수가 있을까? 보도에 의하면 통합진보당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의 막후 실세로 지목된 이석기 당선자는 11일 저녘에 방송되는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 출연해서 "부정선거 논란은 진보정당의 특성을 이해 못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석기씨는 대리투표, 중복투표 등 진상조사보고서에서 드러난 부정, 부실선거 의혹사례는 "진보정당 특성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조・중・동 신문을 비롯한 보수 언론에 의해 확대되어 문제가 변질됐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날 이석기씨는 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 발표에 대해서도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100% 완벽한 선거는 없다. 진보정당이기 때문에 100%여야 한다는 건 대단히 무서운 논리"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일부 부실이나 부정을 가지고 '총체적 부정선거'로 매도하는 것은 정치적인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당 중앙운영위원회 등의 사퇴요구에 대해 "진보정당의 근간은 진성 당원제다. 당원이 선출한 후보를 여론몰이에 의해 날려버린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거냐"라며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있다.
이석기씨는 "당의 실세는 당원이다. 나는 그저 핵심 일꾼 내지는 핵심 실무자 정도로 불리는 게 맞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이석기씨가 자신이 종북(從北)파의 몸통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불쾌를 넘어 모욕이다. 종북 운운하는데 종미(從美)가 훨씬 더 문제"라고 언급한 대목은 의미심장하다. 그는 김선동 의원의 ‘살아난 풀’ 발언에 대해서도 "(듣고) 빵 터졌다. 우리끼리 빵 터진 정도면 좋겠는데, 마치 이 사람이 정말 함량 미달인 것처럼 묘사하는 현실은 참으로 냉엄하다"고까지 말했다.
냉정히 따져보면 전형적인 자기합리화에 함몰된 억지변명이다. 이석기씨는 '종북(從北)파' 표현이 무리라고 했다. 더불어 자신이 '종북파의 몸통'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불쾌를 넘어 모욕이다"라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민혁당에 연루된 자신과 그 민혁당 사건 재판의 변론인이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의 남편 심재환 변호사였다는 사실만 봐도 종북 표현은 무리가 아닐 듯 싶다. 실제로 심 변호사는 KAL기 폭파범 김현희가 가짜라고 지금까지 강변하는 골수 주사파 옹호변호사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무엇보다 최근 드러난 통합진보당 최기영 정책실장의 전력에서도 이석기씨와 그들의 풍향성을 간파할 수 있다. 최기영씨는 누구인가? 2006년 10월 국가정보원이 적발한 간첩단인 일심회의 핵심 관련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일심회 사건은 북한의 지령을 받은 재미동포 사업가 장민호(마이클 장)씨가 일심회를 구성한 뒤 조직원을 통해 국가기밀 등을 누설하다 적발된 간첩단 사건이다. 최기영씨는 당시 장씨 등의 요구로 민주노동당 주요 인사 300여 명의 인물자료를 북한에 넘긴 혐의로 구속된 사건의 장본인이다.
또 "세계 어느 나라에도 100% 완벽한 선거는 없다"고 했는데 역시 지나친 억지다. 그런 논리라면 평양에는 있다. 아직까지 평양의 유일체제식 선거는 100% 투표에 100% 찬성시스템으로 정형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세계선거 역사상 '100% 투표, 100% 찬성'은 공산국가에서도 그 유례가 없다. 당권 장악을 위해 특정 지구당에 자기편 당원 수백명을 위장 전입시켜 지구당을 접수하며, 위장전입, 당비대납, 유령당원조작 등 불법·탈법적 방법을 서슴치 않았던 진보통합당 당권파 실세인 이석기씨만 몰랐단 말인가?
'하늘이 친 그물은 하도 커서 언뜻 보기에는 엉성해 보이지만 이 그물에서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말도 있다. 나쁜사람이 나쁜일을 해도 금방 벌을 받고 화를 입는 일은 없지만 언젠가는 자기가 저지른 죄의 값을 치르게 된다는 말이다. 구차해 보인다. 이석기씨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지극히 종북(從北)적이면서도 오히려 종미(從美)가 훨씬 더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드러난 사실을 두고 누구를 향해, 무엇 때문에 그렇게 변명이 장황스러울까? 온갖 위선속에서 발버둥치고 있는 그 몸부림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일까? 이래서 우리는 이런자들을 주사파 즉 김일성 숭배자로 부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프런티어타임스 오을탁기자 (www.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