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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05-07 05: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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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경선으로 깨끗한 진보의 이미지를 얼룩지게 만든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들.
통합진보당 그리고 절규

노르웨이 표현주의 화가인 에드바르트 뭉크. 아무리 그림에 문외한이라 할지라도, 뭉크의 작품 중 하나인 '절규(The Scream)'라는 그림만큼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그림이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미술 경매 사상 최고가인 1억 1992만 2500달러(약 1356억 원)에 낙찰됐다는 기사를 읽는다.

뭉크가 '절규'란 이름으로 그린 4점 중 유일하게 개인이 소장해 왔던 이 작품은, 4점 중 가장 화려하고 역동적이며, 이 작품의 프레임에 화가가 작품의 영감을 설명한 시를 직접 쓴 유일한 작품이라고 하며, 판매 수익금은 뭉크가 살았던 노르웨이 흐비스텐에 박물관, 미술관, 호텔 등을 설립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라는데..

어쩔 수 없이 속물일 수 밖에는 없는 나로서는, 이 그림이 과연 1356억 원의 가치가 있을까란 생각밖에는 들지않는다. 또한 나라면 이 그림을 그런 거액을 주고 살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함께.. 어쩌면 이같은 의문은 의문이 아니라, 나로서는 평생 만져볼 수 없을 어마어마한 거금을, 파스텔화 1장 사는데 써버린 이에 대한 부러움 혹은 질투이리라.

그러고보면 명성이라는 것이 부(富)와 직결되는게 맞지싶다. 자다 일어나 비몽사몽간에 몇 번 휘두른 붓질이라도, 그가 피카소라면 상상도 못할 거금과 교환되는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게 되니말이다. 그리고 난 이 기사 속의 절규라는 작품을 보면서, 통합진보당의 절규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지지자들의 절규를 생생히 듣는다.

선거 부정의 종합판이라는 평가다. 통합진보당의 4.11 총선 비례대표 부정경선 진상조사 보고서 내용이 그렇다. 현장투표에선 선거관리자의 직인이 없는 투표용지가 발견되면 무효표로 처리돼야 하는데도, 전국 12개 투표소에서 모두 유효표로 처리.

* 정해진 기표 도구 대신 볼펜 사인펜 등으로 ○나 V 표시를 한 무효표들도 유효표로 인정

* 선거인명부에 나온 사람과 실제 투표자가 다른 사례(예컨대 투표인은 '최병섭'인데 서명자는 '명신')도 61개 투표소에서 발견

* 12개 투표소에서 2~6장의 투표용지가 노란색 끈끈이에 접착돼 붙어 있는 상태로 발견(대리투표 의심)

* 전체 유효투표의 85% 이상을 차지한 온라인 투표(3만5000여 명)에선, 같은 PC를 사용한 대거의 중복투표

* 기권자가 417명인데도 269명으로 계산, 차이가 나는 148명은 각 후보자의 득표 수에 넣음

이같은 통합진보당의 선거 부정을 두고, "독재정권 시절 관제 투표를 상징하는 '체육관 선거'도 이보다 나았을 것이다. 진보정당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는 정치학 교수의 발언과 함께, 오죽했으면 최대 지지세력인 민주노총까지, "미봉책으로 수습하려 한다면, 가장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는 호통성 성명을 냈겠는가?

웃기는 건(얍삽한 건) 이런 통합진보당의 부정이 들통나자마자, 민주통합당은 언제 함께 어깨동무를 했냐는 듯, 통합진보당과의 계약 동거를 청산하려고 부산을 떨어댄다.
박살나고 있는 통합진보당의 파편이 자신들에게 튈까를 염려하면서 말이다.

혹시 또 모르지...민주통합당 역시..

어쨌든 이번 부정 사건으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가장 무거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지만(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가장 무거운 정치적 책임을 진다'함은, 대표직 사퇴가 아니라 정치판에서 완전히 떠나는 것이다),

이같은 비례대표 경선에 대해 '부정'이란 말 대신 '부실'이란 말을 쓰며, "이 정도 조사로는 부정이라고 단정짓기 어렵다. 보다 정밀한 2차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등의 말로, 명백히 드러난 부정선거라는 사실마저 부정하며, 대표단이 즉각 총사퇴하라는 당내의 요구 역시 거부하고 있는, 그야말로 역겨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상돈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이정희를 가리켜, "이정희는 소신있고 딱 부러진 자세가 인상적이다"라며 추켜세웠었는데, 아마 지금쯤 난감할 것이다. 명백한 부정마저 부정하고, 대표단 총사퇴 요구를 일언지하에 거부하는게 소신이고 딱 부러진 자세라 억지부리면 할 말없지만..

뭐 한 편으론 이같은 통합진보당의 부정과 이정희의 행태가 고맙기도 하다. 그들이 일방적으로 외쳐대던 '진보 = 깨끗'이란 등식을 일순간에 깨버리고, 역시나 이같은 것을 진실이라 굳세게 믿고있던 이들의 뒷통수를 후려쳐, 정도껏이나마 제 정신으로 돌려놨으니 말이지. 종북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통합진보당類의 출현 자체가 대한민국의 불행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없어져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더해졌고..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한 절규라는 작품의 영감을 설명한 뭉크의 시를 옮긴다. 마치 절규하고 있는 통합진보당과 그 지지자들의, 멘탈붕괴로의 그것을 보는 듯하지않은가?

"친구 두 명과 함께 길을 걷고 있었는데, 거리와 피오르드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쪽으로 태양이 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 갑자기 나는 너무 슬펐습니다. 하늘이 돌연 피처럼 붉게 물들었습니다. 나는 마음이 너무나 초조해져서 그 자리에 멈추어 서고 난간에 기대었으며, 칼에서 뚝뚝 떨어지는 피처럼 검푸른 피오르드와, 거리 위로 낮게 깔린 불타는 듯한 구름들을 바라보았습니다.

두 친구는 잠시 동안 나를 물끄러미 쳐다 보더니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공포에 떨면서 소스라치게 그 자리에 줄곧 서있었습니다. 그리고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자연의 날카로운 절규가, 대기를 갈기갈기 찢는 것 같이 느꼈습니다"

통합진보당..

멘탈붕괴와 함께 黨붕괴만이 정답이다.

프런티어타임스(www.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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