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2-03-16 10:40:01
기사수정
민주통합당 한명숙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의원선거에서의 ‘전국적 포괄적 야권연대’에 합의했다”며 이를 ‘범민주진보진영이 함께 하는 야권연대’라고 자평했다. ‘전국적 포괄적 야권연대’와 ‘범민주진보진영이 함께하는 야권연대’라는 표현은 양당 간 연대가 대한민국의 진보-민주 세력을 망라하고 대표한다는 자화자찬이다. 과연 그럴까?

이 나라 진보세력의 구도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 ‘참 진보’와 ‘가짜 진보’, ‘종북 진보’와 ‘반(反) 종북 진보’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의 눈에는 양당 연대가 절대 ‘전국적 포괄적 야권연대’와 ‘범민주진보진영이 함께하는 야권연대’일 수 없다. 그건 통합진보당의 종북에 넌더리를 내는 ‘진보신당’이라는 존재에 의해 확인된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전국적 포괄적 야권연대’와 ‘범민주진보진영이 함께하는 야권연대’에 흠뻑 취해 있을 때 진보신당은 양당의 ‘배신’에 치를 떨었다. ‘진보’의 가치를 공유한다는 통진당과 민주당이 국회의원선거 후보단일화에서 진보신당을 철저히 왕따 시켰기 때문이다. 양당이,

특히 ‘진보’를 내세운 통진당이 국회의원 ’금배지‘에 눈이 멀어 진보의 가치를 헌신짝 취급한 데 대한 분노다. 진보신당 박은지 대변인은 “진보신당이 야권연대 참여 의사를 밝혔음에도 진보신당 입장을 왜곡하는 등 소수정당에 대한 배려나 예의는 찾을 수 없었다”며 “두 당 단일후보는 '야권단일후보' 명칭도 쓸 수 없는 반쪽짜리 단일후보”라고 비난했다.

-금배지에 눈이 멀어 진보의 가치 저버려

사정은 이렇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 협상을 시작하면서, 민통당이 ‘진보신당을 통진당이 정리해줄 것’을 통진당에 요청했는데, 통진당은 야권연대 협상에 관해 진보신당에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통진당 이정희 대표는 라디오에 출연, “통합진보당이 들어 있는 한 진보신당이 야권단일화에 응하기 어렵다고 했다”는 거짓말까지 했다는 것이다. (권태훈 진보신당 좌파정당 추진위원) 권태훈 위원은 민통당과 통진당의 야권연대를 ‘양통연대’라 비웃고 있다.

과연 진보신당이 통진당으로부터 헌신짝 취급을 받아야하는 정당인가? 진보신당이 통진당과 민통당의 ‘야합’에 희생될 수밖에 없는 처지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통진당이 민통당과 손잡고 물 먹인 진보신당은 뿌리가 통진당과 같다.

진보신당은 2008년 통진당 전신 민주노동당의 ‘종북주의’에 넌더리를 낸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등이 탈당해 만든 당이다. 민노당과 통진당이 북핵과 김정은 3대 변태권력세습을 편드는 ‘종북주의’지만 진보신당은 반 북핵, 반 권력세습의 ‘반 종북주의’다.

또 민노당이 통진당으로 바뀌면서 유시민의 국참당을 합류시켰지만, 진보신당은 유시민을 진보 아닌 ‘자유주의자’로 규정하고 진보 순혈을 더럽힐 수 없다며 그와의 합당을 거부한 정통진보다. 종북 잡탕 통진당으로부터 박대 받아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민노당의 종북에 질려 탈당하고 진보신당을 만든 노회찬, 심상정이 진보신당을 버리고 종북의 품에 투항했고, 당 대표이자 유일한 소속의원이던 조승수마저 종북으로 달려갔어도 진보신당은 종북을 거부한 순수 진보다. ‘사이비’ ‘짝퉁’ ‘잡탕’ 진보와는 혈액형부터 다르다.

진보신당 박은지 대변인은 “민통당과 통진당은 두 당 패권의 후과가 무엇인지 지켜보기 바란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 없는 연대는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살얼음판과 같다. 진보신당 후보들은 전국 곳곳에서 정통진보, 진짜진보의 면모를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신발 끈을 다시 조이겠다”고 했다. ’진짜 진보‘의 ’종북진보‘ ’가짜진보‘에 대한 ’응징‘이 시작된 것이다.

진보신당의 눈에 통합진보당은 ‘종북진보’일 뿐만 아니라 ‘무늬만 진보’ ‘사이비 진보’에 불과할 것이다. 북핵 개발과 김정은 3대 변태 권력세습에 대한 ‘종북’은 차치하고, 진보신당을 배신한 채 민주당과 손뼉 치며 야권후보 단일화 ‘야합’을 통해 진보의 가치를 철저히 능멸한 행위가 그렇다.

민주당은 한미 FTA를 체결했고, 제주도 해군기지를 시작했으며, 이라크 파병을 강행한 정권이다. 진보신당은 한미 FTA와 제주해군기지. 이라크 파병을 강력 반대해왔다. 더구나 민주당은 한미 “FTA폐기”를 외치다 “재재협상”으로 꼬리를 내렸다.

민주당이 통진당과 후보단일화 조건에서 ‘한미 FTA-제주해군기지 폐기‘에 합의했지만 선거가 끝난 뒤 어떻게 표변할지 모르는 집단이다. 결국 통진당은 국회의석에 눈이 어두워 ’진보‘를 포기하고 한미 FTA, 제주해군기지 세력과 야합했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말았다.

진보신당의 응징을 피할 재간이 없다. 이정희 대표가 라디오에 출연해 ‘진보신당이 통합진보당이 들어 있는 한 야권단일화에 응하기 어렵다’고 한 거짓말 때문에 진보신당으로부터 고소당한 것은 그 응징의 시작이다. ‘거짓진보’가 법정에 불려가게 생겼다.

진보신당 입장에선 이정희 대표는 말할 것도 없고 진보신당 출신 노승수 노회찬 심상정이 수백 배 더 괘씸할 것이다. 어제의 동지들이 이정희 대표의 진보신당 ‘왕따’를 모른 척하고 자기들 금배지 달기 위해 몸부림친 것으로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도 이정희와 공동대표를 맡은 심상정에 대한 배신감은 하늘을 찌를지 모른다. 진보신당 입장에선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의 진보신당 왕따 방관은 자기가 마시던 우물을 흙으로 덮은 것과 진배없을 것이다.

-법정에 불려가게 생긴 ‘거짓 진보’

이정희 대표의 통진당에 등을 돌리는 세력이 증가하는 것은 이 대표와 통진당의 지그재그 노선과 무관치 않다. 이미 통진당은 민노총 총회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다급해진 민노총 지도부가 총회 하위기관인 중집위를 통해 일방적으로 통합진보당 비판적 지지를 결정했을 뿐이다.

이마저도 전국 도처에서 무너지고 있다. 김동도 민노총 제주본부장이 "민노총의 통진당 지지는 인정할 수 없다. 민노총이 지지한 민노당은 사라졌다. 신자유주의 세력과의 통합에 배신당하고 말았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은 시작일 뿐이다. 김 본부장은 최근 제주지역 노동자 30여명과 함께 4월 총선을 앞두고 진보신당 당원으로 가입했다.

김 본부장의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는 더 이상 없다"는 노선은 제주본부 뿐만 아니라 충남본부와 강원본부, 전북본부 등 5개 지역본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진당이 정통진보의 지위를 진보신당에 내주기 시작한 모양새다.

2008년 진보신당 창당 직후 국회의원 총선에 앞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민노총 서울조합원 의 32.6%가 진보신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반면, 민노당 지지는 9.5%에 불과했다. 또 민노당 분당 원인에 대해 진보신당을 창당한 `소수파(평등파)라는 응답이 7.9%, 민노당(다수파)라는 대답이 21.8%였다. 이런 진보신당이 4년 만에 민노당과 유시민 세력, 친노 집단, 금배지에 눈이 먼 세력에 의해 왕따 당하고 말았다.

민주당 한명숙, 통진당 이정희 대표는 야권연대 서명식을 갖고 “1%의 특권층을 위한 정권에 맞서 99%의 국민이 이기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 진보신당조차 포용하지 못한 협량으로 99%를 입에 올리는 것부터가 우습다. 자, 이제 진보좌파 진영의 1%(진보신당)가 99%의 사이비 진보좌파(민통당 통진당)에 대한 ‘응징‘을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때다.
<오윤환 뉴스파인더 논설위원>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orldnews.or.kr/news/view.php?idx=1310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