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한미 FTA 폐기’ 놓고 공방
- 총선 쟁점화
여야가 14일 ‘한미 FTA 폐기’ 문제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총선을 앞두고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당 전국위원회에서 "여당일 때는 국익을 위해 FTA를 추진한다고 해놓고 야당이 되자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이제는 선거에서 이기면 FTA를 폐기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의 잘못으로, 나태와 안일로 그런 일이 있다면 역사 앞에 큰 죄를 짓게 될 것"이라며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은 새누리당에 구국의 결단이 돼야 한다. 우리의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승리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미FTA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최대 업적으로 남겨놓은 일일 뿐 아니라 우리 당에서 정권을 초월한 국책사업으로 받아들여 관철에 최선을 다해 온 것"이라며 "민주당 지도부가 한미FTA와 관련해 취하는 일련의 태도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황 원내대표는 "이런 마당에 민주당이 선거를 통해 국민에게 하는 약속을 어떻게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라며 "민주당은 더이상 국제사회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일련의 언행을 중단해야 하며, 앞으로 한미FTA를 활용한 국익 최대화 방안에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민주통합당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박 위원장은 2007년 FTA와 2010년 FTA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거나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여권 대권주자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무지의 소치이고 몰역사적인 궤변"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재협상을 추진할 때 박 위원장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되돌아보기 바란다"며 "한나라당이 날치기한 FTA는 미국의 경제영토만 넓혀주고, 우리의 안방까지 내주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이용섭 정책위의장도 "박 위원장의 주장은 언뜻 들으면 약속을 중시하는 정치인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깊게 생각하면 정치 지도자로서 국익을 외면한 매우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힐난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박 위원장은 지난 해 MB정부가 밀실에서 재협상한 한·미FTA는 참여정부에서 2007년에 맺은 한·미FTA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날치기 처리한 한·미FTA는 이명박FTA이지, 노무현FTA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칸투데이 전형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