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구식 “무관하지만 당 위해 탈당”
- ‘디도스 공격’ 연루설에 억울함 호소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이 2일 10·26 재보선 당일 발생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과 관련해 결국 탈당하기로 했다. 당 비상대책위원회의가 최 의원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한 지 일주일 만의 결정이다.
최 의원은 이날 언론에 배도한 보도자료를 통해 “결과적으로 직원의 일 때문에 한나라당에 누를 끼친 것을 생각하면 그 심정 형언할 길 없다”며 “당을 위해 나를 버릴 때가 됐기 때문에 오늘 한나라당을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조사) 결과가 어떠하든 간에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무겁게 느끼고 감당해 나가려고 한다”면서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한치 숨김없이 있는 그대로 설명했다. 앞으로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검찰과 법원의 엄정한 조사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내가 선관위 디도스 공격과 관련이 없다는 것은 조상과 천지신명 앞에 맹세할 수 있다. 나를 공격하는 사람들도 이 사건에 내가 연루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자신의 무고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 결과, 본인의 무죄가 인정된다면 복당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당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은 마음에 일이 터진 직후 당직을 사퇴했고 탈당까지 생각했지만 일단 보류했다”며 “지금은 당을 떠나지만 무고함이 밝혀지면 돌아갈 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 당시 당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사실을 회상, “피눈물 흘리며 떠났다가 천신만고 끝에 돌아온 당을 또 다시 떠나야 하는지 생각하면 기가 막힌다”면서 “탈당계를 쓰고 있는 이 시간 내 손은 부들부들 떨린다”고도 했다.
앞서 황영철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늘(2일) 오전 최 의원으로부터 자신의 뜻을 정리했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최 의원의 탈당을 확인했다.
황 대변인은 최 의원이 탈당을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린 이유에 대해 “최 의원 본인은 당의 결정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역의 한나라당 당원들, 최 의원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탈당하지 말라’는 의견이 90% 이상이었다고 했다”면서 “최 의원은 이들에게 (탈당에 대한) 이해를 구하느라 오늘에서야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최 의원의 탈당계는 조만간 경남도당에 접수, 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파인더 김봉철 기자 (bck0702@newsfin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