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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11-23 20: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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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무역협회 제공/뉴스파인더 최원영기자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FTA 발효를 위한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 됐다. 이제 2012년 1월 1일부로 FTA가 본격 발효되면 한국은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23일 한국무역협회는 한미 FTA를 통한 무역 효과에 대해 발표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수출기업들이 한미 FTA 잇점을 살리고,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FTA허브 역할을 충실히 해나간다면 고용창출은 물론 수출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시장 진출이 가지는 의미

세계 언론들은 전날 강행 처리된 한국 국회의 한미 FTA 비준 소식을 긴급뉴스로 전했다.

미국의 수입규모는 지난해 기준 1조 9,681억달러에 달하며 이는 세계 수입시장의 12.8%로서 단일국으로는 세계 최대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경합 중인 국가 가운데 NAFTA 국가를 제외하고 최초로 FTA를 체결, 중국이나 일본보다 한 발 앞서 선점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언론들은 워싱턴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사무총장 등의 말을 인용해 “한국의 비준안 통과는 한미 양국에 모든 축하할 만한 일”이라고 보도했으며 빅터 차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도 “한EU FTA가 한국과 EU 양쪽에 혜택을 가져다 주는 것과 같이, 한미FTA 역시 양국에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미국과의 세계 패권을 둘러싼 대결구도를 형성해가는 중국은 한미FTA가 비준되자 초조해 하고 있는 눈치다. 한중 FTA를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전망되며 실제로 최근 지도부를 통해 FTA협상을 조속히 시작하자고 압박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침체를 맞고 있는 일본은 세계 시장에서 연신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으로부터 물을 먹고 있는 재계로부터의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미국과의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체결협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도 “한미 FTA 발효 이후 일본 기업과 한국기업의 수출 환경에서 격차가 커질 것”이라며 우려했다. 특히 한국 자동차산업은 한미FTA로 최대 25%에 달했던 관세가 제로가 되면서 일본 기업보다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무역협회는 이번 FTA를 통해 우리나라가 중국, 일본을 추격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을 확실히 밝혔다


-한미 FTA로 수출 증대가 기대되는 주력 산업은?

현재 미국에 가장 많은 수출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핸드폰과 자동차 시장으로 전체의 1/3을 차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자동차 부품과 석유제품, 반도체 등이다.

한미 FTA는 석유제품의 관세철폐로 인한 수출호조와 자동차 및 부품산업 등 수출 상위권 상품들에 가장 큰 이득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출 주력품들의 관세가 철폐되며 가격경쟁력이 올라간다면 그 효과는 당연히 클 수 밖에 없다.

이날 무역협회는 보고서를 통해 제트연료유, 윤활유, 경유 등의 석유제품의 관세 철폐로 수출 호조를 예상했다. 미국에 대한 수출에서는 3위를 기록했지만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를 상대로 한 수출 효자 품목 1위는 선박과 석유제품이 근소한 차이로 수위를 다투고 있다.

아울러 세계수준으로 올라선 완성차 및 그 부품, 타이어, 변환기 등이 수출에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전략품목으로 선정됐다.

한미 FTA발효 직후 자동차부품에 적용되던 2.5%, 석유제품의 배럴당 최대 84센트 관세가 철폐되며 타이어에 물리던 4%는 5년간 단계적으로 철폐될 예정이다. 특히 주요 수출품인 완성차에는 2.5% 관세가 발효후 4년간 유지되다 5년차에 한번에 철폐될 예정이다.

세탁기, 건조기 등 섬유기계는 관세가 10년간 철폐돼 중장기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수출 성장력이 큰 종목을 분류한 유망품목에는 상대적으로 고관세인 합성수지, 기계류, 정밀화학, 석유제품, 섬유 등이 선정됐다. 이들 상품은 FTA관세철폐 폭이 크고 최근 수출이 증가세에 있어 향후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현재 합성수지는 6.5%의 관세를 내고 있으며 기계류에서는 볼트 및 너트가 8.5%, 화학기계는 4.2%, 증기터빈 부분품에 대해서는 6.7% 물리고 있다. 사진영화용 재료 등 정밀화학제품이 6.5%, 일부 석유제품이 7%, 섬유사는 8.6%로 관세 수준이 높아 FTA로 단기간에 관세 철폐시 상당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그 외에도 철도차량부품, 젤라트 쉬트와 같은 축산가공품, 밸브, 계측기, 일부 음료 등도 최근 수출이 늘고 있어 수출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신성장 동력인 녹색관련 수출도 ‘호재’

녹색관련 수출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커 시장을 일찍 선점한다면 중장기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이득을 얻어 올 수도 있다.

녹색제품은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탄소녹색성장 기본법에 의거 동일 용도의 다른 제품, 또는 서비스에 비해 자원절약에 기여하고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을 말한다.

FTA 관세 혜택을 받는 대미 수출 유망녹색품목으로는 연료전지, 그린홈 및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관련 품목, LED, 섬유여과막 등이 있다.

연료전지, LED 등은 FTA 발효시 3~6%에 달하던 관세가 즉각 철폐돼 바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2차전지용 격리막 등은 관세가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특히 연료전지 관련품목은 FTA가 체결되지 않은 중국, 대만, 일본과의 경쟁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연료전지 시장은 연평균 5.7%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5년에는 11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양의 연료전지를 수입하고 있으며 2위는 일본, 3위는 우리나라다.

미국은 오랜 기간 침체됐던 자동차 생산이 회복돼 납축전지의 꾸준한 매출증대와 함께 전기자동차의 상용화가 가속화되며 전기차용 중대형 리튬 2차전지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향후 연료전지산업에 중국과 일본을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높은 관세율이 부과되는 LED 품목의 경우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수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내년부터 미국에서는 100W 백열등 사용이 금지되고 2014년까지 백열등 사용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LED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한국기업들의 적극적인 수출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뉴욕시는 현재 가로등을 LED조명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며, 캘리포니아 주는 2018년까지 가정 조명 에너지 소비는 50%, 상업용 조명 에너지 소비는 25% 감축토록 의무화한 바 있다.

-한류 열풍 타고 먹거리 수출도 ‘활개’

대미 먹거리 수출은 그동안 3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교포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으나 최근 빠르게 번지고 있는 한류와 FTA를 통해 수출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탄탄한 교포 시장 기반과 한식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는 이때 FTA와 맞물려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게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무역협회는 막걸리, 홍삼, 김, 라면, 고추장, 된장, 배, 간장 등을 FTA 관세철폐를 바탕으로 대미 수출을 주도할 전략 품목으로 선정했다.

특히 라면 등 면류는 6.4%, 고추장 등 장류와 김 등 조제식료품이 각각 6.4% 등의 높은 관세가 철폐돼 FTA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제조담배와 굴, 수프 및 죽에도 7년에서 10년에 걸친 관세철폐가 예정돼 있다.

또한 수출규모는 아직 작지만 김치, 버섯, 고춧가루, 빙과류, 사과, 빵 재료, 등은 최근 수출 증가세 및 높은 관세 철폐로 FTA수출 유망품목으로 선정됐다.

특히 일본 및 중국에서 만들어내는 물량에 피해를 보던 김치산업은 11.2%의 관세를 발효 이후 조기 철폐해 큰 이득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해외로 뻗어가는 중소기업에게도 ‘기회’

대기업과 상생을 논하지만 실제 대기업의 하청업체 수준에 그쳤던 국내 우량 중소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국제무역연구원은 과거 보고서를 통해 한미 FTA를 통해 고율의 관세가 철폐되는 섬유산업이 크게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한국 섬유산업의 부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최근 업계의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화,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위안화 절상 등에 따라 해외 의류업계가 국내로 생산을 돌린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섬유제품들에서는 풀리에스테르 섬유, 직물 등 8.8~12.3%에 이르던 관세가 10년간 철폐돼 중장기에 걸쳐 효과를 본다. 수출량은 적지만 나일론 및 인조직물도 8~17.2%의 고관세가 단기간에 철폐된다.

양말, 장갑, 신발, 카매트, 셔츠, 바지 등 의류도 5.3~32%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가 단기간에 철폐된다.

기계업종의 중소기업들에게도 해외진출 호재다. 공기조절기 부품, 금속 절삭 가공기계, 플라스틱 금형, 난방기 부분품 등이 FTA효과를 바탕으로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금속 성형 관련 기계, 기어, 밸브 등 부분품, 산업용 로봇 등은 현재 수출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최근 수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데다 FTA 발효시 4.4% 정도의 관세가 일거에 철폐돼 단기간 내 수출 확대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기전자분야에서도 CCTV, 전동기, 스위치, 기타 전선, 변환기 등에서 관세철폐 수혜를 볼 수 있다. 볼펜 등 일부 사무용품, 잉크, 일부 농약 및 의약품, 살충제, 기타 정밀화학 원료 및 제품 등이 이득을 보고 일부 화학제품 및 석유화학제품도 수출 폭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싼 각계의 입장

국책 연구 기관들은 GDP(국내총생산) 규모가 14조 3,000억달러(세계 비중 23%)가 넘는 미국과 FTA로 향후 15년간 고용은 35만명, 수출은 연평균 13억달러, 무역수지는 연평균 1억 4,000만달러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경련·경총·무역협회·대한상의 등 주요 경제 단체는 이날 비준안 국회 통과 직후 “한국 무역과 경제 발전사에서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며 일제히 환영 논평을 냈다.

전경련은 국회의 결단을 높게 평가하며 국익과 국민을 위한 한미 FTA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우리 기업들은 한미 FTA가 일자리 창출과 서민 생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향후 밀려올 미국산 농축산물로 인해 국내 농축수산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상대적으로 미국이나 호주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농축수산업은 한미 FTA 발효시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관세 장벽이 허물어지는 미국산 쇠고기와 체리와 오렌지, 아몬드, 포도 등 농축산물 수입이 크게 늘어 국내 피해가 예상되는 한편 주류 시장은 포도주 관세가 즉시 철폐되고 양주는 5년, 맥주 수입관세 30%는 7년 후 철폐되기 때문에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지적재산권 보호 의무 강화로 국내 제약업계의 복제약 생산도 위축될 전망이다. 다국적 제약사는 FTA 발효로 기존보다 5년가량 늘어난 특허 보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제약업계는 한·미 FTA 타결에 따른 관세 철폐, 특허 연장 등 영향으로 연간 수천억원의 피해를 볼 전망이다.

아울러 금융회사 설립·소유 자유화로 미국업체들의 한국 진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미 FTA 효과 극대화를 위한 과제

한미 FTA는 이르면 2012년 1월 1일 발효될 예정이다. 물류업계는 전체 수출입 물동량만을 따졌을 때 규모가 10~15% 증가하고 자동차 부품 수출물량과 가축·육류의 수입물량이 가장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대미수출은 지난 10년간 20.2%에서 10%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무역협회는 이번 FTA를 계기로 대미 수출을 확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시장의 점유율에서도 중국 19.1%, 일본 6.3%에 비해 한국은 2.6%에 불과했다.

일본이 한미 FTA를 의식해 미국과의 TPP협상으로 수위가 높은 개방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한국의 선점효과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이보다 한발 빠른 투자와 진출이 요구된다.

한미 FTA, 한EU FTA를 기반으로 외국인 투자 유치와 고용을 확대, FTA허브 효과를 극대화 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다시말해 미국과 EU시장의 동시 공략을 노리는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한다면 국내 고용 창출에 기여할 수 있으며 인건비 상승과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우려하는 중국 기업과 엔고로 해외 투자처를 모색 중인 일본 기업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상품은 FTA의 잇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중국과는 품질경쟁력으로 승부하되 가격격차를 해소해야 하며, 일본의 제품에 있어서는 가격 경쟁의 우위에 서야 한다.

업계는 공급망 구축과 마케팅 전략 수립시 한미 FTA를 적극 반영하는 한편 원산지 검증 등에 대해 철저한 대비책 마련도 필요하다. 한미FTA는 원산지 증명이 자율발급으로 관세 특혜 적용은 용이한 편이나 NAFTA 사례를 볼 때 미국측의 원산지 검증이 엄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미 FTA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 지자체, 유관기관의 총력적 지원도 절실하다.

아울러 무역협회는 FTA 프리미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현지 바이어들을 상대로 FTA이점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과 유통망 등 신규 진출의 채널 확보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뉴스파인더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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