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동“땡큐 최루탄”
- 김선동, 솔직히 폭탄 있으면 국회 폭파시켜 버리고 싶다.

▲ (좌) 최루가스 터뜨리는 순간 괴로워 하는. (우) 맹수의 본능처럼 포효하는 김선동.
"Thank you. 김선동"
민노당 김선동 의원은, 22일 오후 3시57분께 가로 7~8㎝, 세로 15㎝ 정도 크기의 원통형 최루탄을, 본회의장 발언대에서 개봉한 뒤 최루가루를 의장석 위로 뿌렸다. 그는 국회 경위들의 제지를 받고 끌려 나올 때도 "역사가 두렵지 않으냐, FTA는 안 돼!"라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본회의가 끝난 뒤에도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저는 한 사람의 국회의원으로서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윤봉길 의사의 심정으로 대한민국 서민을 짓밟고 서민의 운명을 깔아뭉개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김 의원의 행동에 대해, "당 차원에서 계획된 일은 아니었다"고 밝혔지만, 민노당이 비준안 저지 방안을 고민할 때, 최루탄을 이용하는 방법도 논의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적어도 김 의원이 이같은 상황을 대비해 오래전부터 이런 방법을 준비해왔을 거란 추측은 가능하다.
국회 주변에선 김 의원에 대한 형사처벌 가능성도 거론된다. 형법상 '국회회의장 모욕죄'는 국회의 심의를 방해 또는 위협할 목적으로, 국회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모욕 또는 소동을 일으킨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김선동 의원의 이같은 돌발행동(어쩌면 미리부터 철저한 계획아래 준비를 했다고 보는게)에, 기네스북에 등재될 지경의 작태라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저의 솔직한 마음은, 폭탄이라도 있으면 국회를 폭파시켜 버리고 싶다. 국민의 명령이라면 목숨도 아끼지 않겠다"고 친절하게 부연설명까지 하고있는 김선동을 보고있자니, 그가 국회 본회의장에 불을 지르지않은게 이상할 정도의 정신나간 인간임을 알 수 있다.
오늘의 '미친 존재감' 대상을 받을 정도로 말이다. 김선동은 민노당 내에서도 강경파로 불린다. 그의 성향을 알 수 있는 하나의 예.
북한 정권 3대세습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수차례의 질문에도, 김선동은 눈에 띌 정도로 회피로만 일관했다. 이같은 질문에 그는 "김대중 前 대통령은 남북간 화해와 협력을 열망해 연방제를 주장하다가 빨갱이로 몰린 바 있는데, 그같은 색깔론은 차마 듣기 민망하다. 김대중·노무현 前 대통령의 길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반드시 평화와 통일을 한반도에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등의, 질문과는 전혀 엉뚱한 답변을 해대며 끝까지 북한 체제에 대한 입장표명은 회피하는 등, 그가 어떤 사고를 뇌에 새기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하시리라.
이처럼 북한에 대해서 만큼은 "나는 관대하다!"를 외치고 있는 김선동이니, 6.25전쟁을 통한 대한민국 적화 일보직전에, 이를 물거품으로 만든 대표적 국가인, 북한이 그리도 증오하는 미국과의 FTA 비준 문제이니, 이토록 정신나간 짓거리를 서슴없이 할 수 있었던게지. 더구나 그가 내뱉은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윤봉길 의사의 심정으로.."라는 기가막힌 제 얼굴에 금칠하기..
정신상태가 이 정도였단 말인가? 어디다가 안중근 의사와 윤봉길 의사를 모셔와 갖다붙이는가? 가소롭기 그지없는 작자. 김선동의 이 발언은 흥분상태에서의 오버질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김선동은 아마도 김두한의 국회 오물투척을 연상하지 않았나싶다.
1966년 9월22일 서울 태평로 국회의사당에서, 대정부 질문을 통해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사건을 따지고 난 후, "나는 무식하기 때문에 말보다는 주로 행동에 옮깁니다. 불의와 부정을 알고도 눈감아 준 썩어빠진 장관들을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하겠습니다"라 말하며, 정일권 총리 등 국무위원들에게 인분이 섞여있는 오물을 끼얹었던..
그러나 그건 김선동은 착각이었다. 자신의 행동이 애국인지 매국인지조차도 구분못하는, 철저하게 부식되어 녹이 뚝뚝 떨어지는 수명다한 뇌의 소유자임을 스스로 동네방네 알리는..
어쨌든 한미 FTA는 비준되었다. 그리고 '일방적'이라는 비난을 들을 수 밖에는 없었던 한나라당이기는 했지만, 이런 김선동의 자충수로 인해 그 비난의 강도는 적지않게 낮아질 수 밖에는 없었고, 여기에 이런 자들의 실체가 어떤지를 국민들에게 여실히 보여주기까지 했으니..어쩌면 김선동은 한나라당이 숨겨놓은 회심의 히든카드는 혹 아니었을까? 아니면 민노당을 비롯한 야당을 곤경에 빠뜨린 트로이목마였을 수도..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한민국 야구팀의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일본의 좌익수였던 '지지사토'의 에러 하나가 대한민국이 승리하게 된 결정적 원인이 되었을 때, 허구연 해설위원의 말이 생각난다.
"고마워요. 사토"
나 역시 김선동에게 이리 말하고 싶다.
"Thank you. 김선동"
<프런티어타임스 문태영기자 (www.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