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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11-21 11:5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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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어렵게 등록금 인하 투쟁을 해왔는데 (더 나아가) 왜 철폐를 위한 투쟁은 하지 않습니까” 박원순이 한 말이다. 현직 당국자가 등록금 철폐투쟁을 학생들에게 선동한다? 못할 게 뭐냐고 할 것이다. 하기야 당국자도 당국자 나름이다. 그렇다면 미안하다, 몰라 봐서.

하지만 등록금 철폐라는 것을, 여러 의견들이 공적인 시스템 속에서 검토도 논의도 토론도 해봄이 없이 명색이 그래도 당국자라는 사람이 즉석불고기 식으로 “야, 학생들 왜 들고 일어나지 않아?” 하는 방식으로 제기할 문제인가?

그 누구도 안중에 없다는 투다. 철폐란 말도 그렇고 투쟁이란 말도 그렇다. 철폐도 투쟁도 극단적인 용어들이다. 역시 불법적인 낙천 낙선 운동깨나 했던 지극히 박원순적인 발상이다. 자신이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 박원순 스스로 다시 한 번 당돌하게 선언하고 나선 셈이다. “그래 나 그런 사람이다, 어쩔래?” 하는 게 요즘 한창 유행이지만

박원순이 ‘운동가’란 사실은 물론 안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표현을 조금은 가려서 해야 할 직분에 있다. 같은 취지의 말이라도 “당국자의 문제 제기 방식으로서 이렇게 하는 게 과연 적절한가?”를 적어도 한 번 쯤은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운동가가 본업이고 시장은 도구에 불과하다”면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겠지만, 그래도 그를 투쟁 선동가로서가 아니라 당국자로서 대하고 싶은 고객(시민)들도 있는 한에는 그는 말하는 방식에서만이라도 그 만한 배려쯤은 했으면 좋을 성 싶다.
<류근일 언론인/전 조선일보 주필>
<프런티어타임스(www.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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