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가 망친 그리스”
- 복지는 고통받고 소외된 자를 위한 사회적 배려가 우선
-좌파가 망친 그리스
터키와의 전쟁 등 그리스는 암울한 근, 현세를 겪으며 군사독재기를 맞이하여 고통을 받다 1974년 군사독재를 피해 국외에 머물던 카리만리스가 귀국하여 보수파를 중심으로 신민당(New Democracy)을 창당하여 그리스 우파의 뿌리가 되었다.
한편 트로츠키를 신봉하며 미국 하버드를 졸업한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는 미국국적을 포기하고 그리스로 돌아와 좌파정당인 범 헬레니즘 사회주의 운동(Panhellenic Socialist Movement, PASOK)을 결성하고, 1981년 그리스 최초 사회주의 정당으로 여당이 되어 정권을 잡게 된다.
정권을 잡은 좌파 정치인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는 당시 심각한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불안을 해소하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공공지출을 대대적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공무원, 교사, 경찰관 등을 대대적으로 확충하였고, 공기업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몰두한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단기간 일자리를 늘리고 빈부격차를 해소하는데 효과가 나타났지만 비대해진 공공부분은 그리스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된다.
정권을 잡은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 총리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복지로 표를 사기 시작한다. 고용을 늘리기 위하여 비정상적인 공공부문을 확대하고, 각종 이익집단의 요구를 들어주어 독점권을 인정하여 준다.
기존 약사의 밥그릇을 지켜주기 위해 폐쇄업종으로 지정하여 그들의 독점권을 주는 총량제가 실시되면서 약사 자격증이 있어도 개업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신규 약국을 개업하려는 약사는 수십만 유로에 이르는 엄청난 권리금을 주고 기존 약국 허가증을 사들여야 한다. 하다못해 택시, 화물차를 운전하려 해도 수만, 수십만 유로의 권리금을 주고 허가증을 사들여야 한다.
복지와 밥그릇 보장을 통한 정치인의 표 구매는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는 입도 뻥끗할 수 없다. 국채를 발행하고, 외채를 끌어들여 표를 사들이는 정치인의 “고객정치”가 시작된 것이다. 정권을 빼앗기 위한 보수당도 복지 경쟁에 나서게 되고, 공산당 계열 정당까지 무한복지 경쟁을 벌린다.
난전 좌판처럼 표심을 끌어 모으는 “고객정치”와 “호객정치”가 횡행하며 그리스는 몰락의 계단을 걷게 된다. 정치인은 대중과 야합하여 포퓰리즘 정책은 남발했고, 대중은 복지중독증으로 병이 깊어진다.
그리스의 역사와 비슷한 아픔을 가진 우리나라는 저들과는 상반되는 과정을 통해 산업화를 일구었다. 국가보다는 국민의 자립의지를 고취시켰고, 후세를 위한 희생과 건강한 노동을 최고의 가치로 삼았다.
그리스는 심각하다. 회복불능까지 점쳐질 정도로 심각하다. 그리스에서 공공부분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 전후를 넘나들고, 정부부채는 이미 1993년에 GDP의 100%에 육박했다. 미국이 경제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는 올해 공공부채가 GDP의 100%에 육박한 것을 생각하면 그리스의 국가부채 심각성을 미루어 짐작이 될 것이다.
지금은 160%에 이르러 채권국이 채무면책을 해주어도 회생은 요원해 보인다. 공무원, 경찰, 공기업 등 국가가 고용하고 있는 노동자는 전체 노동자의 1/4의 일이다.
노동자 네 명 중 한명이 국민의 혈세나 국가채무로 먹여 살리는 공무원인 셈이다. 네 명이 벌어서 한명의 공무원을 부양하는 보육원이 되었다. 그러나 그리스 국민 세금 부담률은 우리나라와 똑 같은 20%에 불과하다.
정치인이 표를 사기 위해 흥청망청 뿌린 복지수표는 국채와 외채를 통해 조달한 빚이었고, 2010년 그리스 부채는 4,700억불에 이른다. 인구대비, GDP 대비로 따져 우리나라와 비교한다면, 우리나라가 2조원 이상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인구 천만의 그리스가 저 많은 빚을 진 것도 불가사의 하지만, 더욱 끔직스런 현실은 빚을 빚으로 갚아왔다.
그리스는 이미 국가파산을 선언해야 했다. 그러나 할 수 없다. 유로존이라는 공동체 속에 파산선언도 할 수 없다. 혹독한 유로존의 구조조정과 경제간섭은 경제식민지로 살아야 함이고, 후세에게는 빚쟁이라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새겨 준 것이다.
살아도 사는게 아닌 그리스이다. 결국 그 모든 고통은. 좌파 정치인의 평등이라는 입 발린 소리와 표를 구걸하던 그들의 “고객정치”에 속은 그리스 국민의 몫이 되었다. 그들 신화속에 존재했던 시지프스 형벌의 노예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의 정치판에도 복지거간꾼들이 활개치고있다. 복지는 아프고, 고통 받는 소외된 자를 위한 사회적 배려가 되어야 하며, 그들에게 스스로 이룩하겠다는 자립의 추춧돌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치판의 복지거간꾼들은 표만 된다면 누구든 가리지 않고 뭐든 대책 없이 퍼주겠다고만 한다. 그들의 난장판에 우리의 미래는 결코 시지프스 형벌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프런티어타임스 최구섭기자 (www.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