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ISD, 책임지고 미국 설득"
- FTA 비준 되면 일자리 생겨.. 야당이 왜 어물쩡 넘어가려는지 모르겠다"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국회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이 문제 삼고 있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해 미국 측에 재협상을 요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를 방문, 박희태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만나 "국회가 한미 FTA를 비준동의하면서 정부에 양국 정부가 ISD 재협상을 권유하면 (FTA) 발효 후 3개월 내에 미국에 재협상을 요구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와 관련, 최 수석은 "한미 FTA 협정문 제 22장 3항인 것으로 안다. FTA 발효 후 어느 일방이 문제를 제기하면 그 문제에 대해서 재협상하도록 되어있다"면서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의 기존 입장을 다 시 한번 확인한 것이지만, 대통령이 직접 재협상을 약속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뭐라고 하면 책임지고 미국을 설득하겠다"며 "국회가 (한미 FTA) 비준을 한 뒤에 정부에 대해 (재협상을) 권고를 해달라. 이런 것들을 미국 정부와 재협상해달라고 하면 국회에 대해 답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재협상에 대해 이야기를 했느냐'는 질문에 "내가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서 재협상을 하자고 했다, 안했다고 하는 것은 언급할 수 없다"면서 "정상들 사이에 논의된 내용은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또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재협상 약속을 받으라'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사전 요구에 대해 "나도 자존심이 있는 사람"이라며 "우리가 얘기하면 응하게 되어 있는 조항이 있는데 (비준 전에) 우리가 요구하려고 하니 미국이 허락해달라고 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맞지 않다. 오히려 정부가 그렇게 하려고 하면 국회가 말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가 빨리 비준이 되면 일본 기업이 한국에 그만큼 투자를 하게 된다. 일자리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면서 "야당이 왜 이런 걸 어물쩡하게 넘어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왜 오바마 대통령만 믿나. 한국 대통령을 믿어야지. 내게 하라고 하면 내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재협상을) 안 하려고 하면은 안 될 수밖에 없지만 나를 믿어 달라. 나는 선의다"며 "내가 나라 망치려고 하는 것 아니지 않느냐. ISD를 민주당 요구처럼 없애려고 하면 먼저 국내에서 논의해야 하지 않느냐"고 부연했다.
아울러 "나는 진실되게 하려는 사람이다. 이 방안들을 두 당의 원내대표, 대표들이 논의해달라"면서 "민족과 역사에 어떻게 남을 지 부끄럽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 대통령 발언에 대해 "이건 대통령이 선물을 준 것 이다. 민주당은 요구를 보장받은 것 아니냐"면서 "비준이 안 된 상태에서 재협상을 미국에 사전에 승인받으라고 하면 승인 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절하면 그만이지만, 협정이 발효되면 협정 조항에 따라 재협상을 요구하도록 돼있는데 이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민주당은 16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파인더 권순익 기자 ciaag@newsfin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