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중진들 ‘물갈이론’에 발끈
- 여의도연구소 내부 문건 비난
지난 8일 고령 의원들의 자진 사퇴 등 대대적인 '물갈이'를 19대 총선 승리 전략으로 제시한 여의도연구소 내부 문건이 공개된 데 대해 9일 한나라당 중진 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4선인 이경재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문제로 굉장히 어려운 가운데 하필 때맞춰 공천개혁이니 물갈이를 운운하는것은 도대체 이해가 안된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당을 사분오열시키는 이런 내용을 왜 하필 (한미 FTA 비준안 처리) 직전에 내놓는지 당이 참 감각이 없다"며 "방금 정몽준 전 대표가 '공천개혁과 물갈이를 덮어두고 화합해야 한다'고 했는데 좋은 말씀이다. 근데 언론 인터뷰에서는 그렇게 이야기를 안 하셔서 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4선인 이해봉 의원도 “국민들이 의원들 나이때문에 한나라당을 귀족 정당, 늙은 정당이라고 보나"고 반문하면서 "민주당은 의원들 평균 연령이 57.7세고 한나라당은 56.2세다. 우리 당이 민주당보다 1.5세 낮다. 또 30, 40대 국회의원을 보면 한나라당이 32명, 민주당이 12명으로 연령으로 따져도 우리 당이 민주당보다 훨씬 젊다"고 지적헸다.
그는 "당에 위기가 오고 총선이 가까워지면 늘 해괴망측한 논리가 당을 지배한다. 소위 '영남 물갈이론'이라는 망령"이라며 오히려 수도권에서 물갈이를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홍준표 대표는 유출된 여연 문건에 대해 "그 내용을 언론 보도를 보고야 알게 됐는데 어쨌든 죄송하게 됐다. 앞으로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최고위원도 "연령과 지역, 선수(選數)가 공천 기준이 된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수도권과 충청, 영남의 공천 기준이 다를 이유가 하나도 없다. 앞으로 얼음같이 투명하고 차갑게, 당대표든 최고위원이든 성역이 될 수 없는 기준을 만들어 제대로 공천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건 유출 방식도 굉장히 구태적"이라며 "고의적 유출이라면 심각한 문제다. 왜 여연에서 이런 보고서 나왔는지를 대표가 조사해 문책해야 한다"고 관련자 문책론을 제기했다.
<칸투데이 강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