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겁하고 뻔뻔한 쇄신파”
- '김미화를 친노좌파라 부르지 마라'는 결정에는 꿀먹은 벙어리

▲ 한나라당 구상찬,김성식,정태근 의원이 李대통령 대국민 사과 요구 서한 기자회견.
-표현의 자유를 들먹이는 한나라당 쇄신파에게..
구상찬, 김성식, 김세연, 신성범, 정태근 의원 5명이 작성하고, 남경필, 원희룡, 정두언, 황영철 등 18명의 의원이 서명에 참여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와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한나라당 쇄신파 의원들의 서한이 6일 청와대에 전달됐다.
측근 낙하산 인사 등에 대한 사과, 성장과 고용 그리고 복지가 선순환하는 국정기조로의 전환요구와 검찰 개혁 등 5대 요청 사항을 적은 서한이다.
6월 지방선거와 4.27 재보선 그리고 이번 10월 재보선의 결과를 중점적으로 염두에 둔, 쇄신파라는 이름으로의 이 서한에 나름 고심의 흔적이 보이고, 또한 일정 부분 공감을 표한다.
비록 처해진 현실과는 다소 체감온도 차가 나는, 많은 이상적인 단어로의 나열이 주를 이루기는 했지만, 진정 자기 반성으로의 발전을 지향하려는 순수한 뜻이었다면, 이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것들은 모르겠지만, 이 다섯개 요청 사항 중 하나인 표현의 자유에 관한 부분.
"웃자고 한 '풍자' 마저도 법의 잣대를 들이대어 처벌하고자 하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부로 비추어서는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없다. 비판적 방송인의 연이은 퇴출, 해마다 발생하는 민간인 사찰 등에 대해서는 엄중한 조사와 책임자에 대한 문책이 있어야 한다"는 요구에는 문제가 있다. 정말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저들에게 밉보이지 않기 위함인지 모를, 참으로 위험한 사고의 일면을 본다.
-웃자고 한 '풍자'라..
풍자의 의미는,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빗대어 비웃으면서 공격하는 일로 알고 있다. 아마 지난해 10월, G20 홍보 포스터에 쥐 도안을 대고 검은색 스프레이를 뿌리다 경찰에 검거되어, 유죄선고를 받은 대학강사 사건을 말하고 있는 것같은데..그러나 법원은 "헌법에 규정된 표현의 자유가 인정하는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 명확히 적시했다.
쇄신파라는 이들..과연 그 쥐 그림이 웃자고 한 풍자라 생각하는가? 영화 '300'에서 페르시아 황제 '크세르크세스'의 "나는 관대하다"란 대사를 듣는 듯하다. 만약 김대중 정권 때 다리 저는 펭귄을 이처럼 대놓고 그렸더라면, 그리고 노무현 정권에서 경망스레 뛰는 개구리를 보란 듯 그렸더라면, 저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들 역시 '표현의 자유'를 입에 올리며, 이런 것쯤은 이해하고 그냥 넘어가야 한다고 했을까? 천만에.'누가 누가 더 큰소리 내나?'의 시합을 하듯, 별의 별 악의에 찬 막말을 쏟아부으며 난리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한나라당 쇄신파라는 이들은, 마치 태평성대를 누리는 한량의 여유러움과 너그러움으로 외려 저들을 비호하고 있으니, 참으로 기가 막힌 모습이다.
이러고 있으니, 지금껏 힘을 보태왔던 전통 지지세력들의 마음이 떠나갈 밖에 더있는가? 그리고 이것도 모자라 "비판적 방송인의 연이은 퇴출" 운운해 대고 있다. 마치 정부 주도 하에 이들의 밥그릇을 빼앗은 양 확언하며, 김미화를 비롯한 김제동과 윤도현 등의 손을 들어주고 있으니, 참담하다 할 밖에..
-한나라당 쇄신파들..
그대들이 생각하는 '표현의 자유'라는 것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지난 촛불 시위에서 대형 천에 '이명박을 찢어 죽이자"라 쓰고, 그 천을 찢었던 것도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야하는가?오죽 만만하게 보였으면,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집회 현장에서 경찰이 시위 참가 여대생을 목 졸라 숨지게 하고, 이를 은폐했다는 글을 올려 징역 10월을 선고받은 이가, 표현의 자유를 인정치 않아 억울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겠나?
이렇게 표현의 자유를 제 멋대로 아무 곳에나 들이밀고, 또한 이에 대해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어정쩡하게 내버려두니, 지난 4일에는 "2008년 촛불집회 당시 경찰 모 기동대 소속의 한 전경이 10대 여성을 목 졸라 살해했고, 그 사체가 충북 청원군 소재 대청호에서 발견됐는데, 경찰이 은폐했다"는 허위 글이 인터넷 포털에 또 올라오고, 서울지방경찰청에서는 수사한다고 부산하고..
한나라당 쇄신파라는 이들이 이러고 있으니, 박원순 서울시장의 "김일성 만세!"를 표현의 자유라 강변해도 할 말이 없지않은가? 그런데 웃기는 건, 이같은 특정 집단이 해대는 언행은 표현의 자유라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법원의 '김미화를 친노좌파라 부르지 마라'는 결정에는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 이들이다.
이번 서한에 자랑스레 이름을 올린 쇄신파란 이들 중, 누구 하나라도 이를 언급한 이가 있는가? 당신들의 그 관대한 너그러움이라면, 친노좌파라는 말 역시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는가 말이다. 입이 있으면 말해보라. 똑같은 말이라도 아니 과격하기 그지없는 말이라도, 저들의 입에서 뱉어지면 표현의 자유로 인정되어야 하고, 사실을 그대로 적시하더라도 우리의 입에서 나오면 위법이란 말인가?
폐단을 덜어내고 좋게 한다는 뜻의 쇄신(刷新)이라는 말. 과연 당신들은 어떤 폐단을 덜어내고, 무엇을 그리고 누구를 좋게 하는 쇄신파인가? 당신들이 진정한 쇄신파라면, 초창기 이명박 정부에서 '중도'라는 것을 전면에 내세울 때, 그 때 이의 부당함을 말하고 직언을 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그래서 이 중도의 싹을 미리 잘라냈다면, 지금의 이같은 분란과 혼동은 그 정도가 한참이나 덜했을 것이다. 그동안 한 쪽에서 눈만 껌벅이고 있다가, 이때다 싶으니 입으로만 이상향을 읊어대는게 쇄신이 아니라는 말이다.
진정 그대들이 쇄신파라 불리우고 싶다면, 아무때나 이 쇄신(刷新)字를 붙여대기 전에, 우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粉骨碎身)하는 진솔한 마음과 자세 그리고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다. 저들에게 욕 안먹으려 눈치보는 뻔한 언행은 하지말고 말이지. 다시 말해 우선 쇄신파(碎身派)가 되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열정을 보이고 인정받은 후, 그때서야 비로소 쇄신파(刷新派)란 명찰을 가슴에 달으라는 말이다.
이 글이 쇄신파라는 者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배알도 없이 넘치도록 강조한 인간들이니 이 글 역시 '표현의 자유'에 기꺼이 준하라. 그리고 아무일 아닌 듯, 그냥 못본 척 어물쩍 넘어가야 그대들 수준에 가름될 것이다.
<프런티어타임스 문태영기자 (www.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