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칼럼> 시각, 청각 장애자 된 청와대와 한나라당
- 민초들의 반란에도 반성의 빛 없이 ‘불통’으로 일관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의 무거운 표정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10.26 민초들의 반란에도 자성의 빛 없이 오만으로 가득 차 있다.
예상을 뛰어 넘는 표 차이로 대한민국 심장부인 서울시장선거에서 대패 했으면서도 성난 민심이 무엇을 원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선거를 총 지휘한 홍준표 대표는 선거결과 후 “이겼다고 졌다고 할 수 없다. 결국 노사이드(무승부)다”고 말해 서울시민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비록 서울시장 선거는 패했어도 전국 8곳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전승을 거두었으니 패한 선거가 아니라는 말일 것이다.
물론 이런 홍 대표의 발언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충청권과 강원도에서도 승리를 거두었으니 그 의미는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서울시장선거는 한나라당 출신인 오세훈 전 시장이 시장 직을 걸면서 실시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패배해 공석이 된 자리를 다시 선출하는 보궐선거였다.
1.00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살고 있는 거대 도시이자 대한민국의 상징성을 가진 심장부의 수장을 선출하는 중요한 선거였다. 차기 한나라당의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명박 정권이 들어와서 처음으로 직접 나서 선거운동을 지원해 총력전을 펼친 곳이다.
야권에서도 차기 대권주자 1순위로 급부상한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직접 나서 박원순 후보를 지지했고 차기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문재인 노무현재단이사장 등 야권지도부가 총 출동해 올인을 한 선거였다.
이러한 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완패를 한 것이다. 그것도 서울에서 몇 곳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패배를 했고 특히 과거 여당성향이었던 30-40대의 넥타이 부대가 대거 야권 후보를 지지하며 대 반란을 일으킨 심각한 결과였다.
그런데도 홍 대표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고 “노사이드‘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던졌다.
지난번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도 25.7%면 사실상 승리라는 말로 사안을 가볍게 넘기더니 이번에도 또 같은 수준으로 선거결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수준이면 시각과 청각에 문제가 있는 장애자라고 보아야한다.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이번 선거의 최대 악재로 등장했던 내곡동사저문제나 청와대 측근들의 비리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임태희 대통령 비서실장이 선거후 제출한 사표를 반려하는가 하면 선거 다음날 어청수 전 경찰청장을 경호처장으로 임명해 발표를 했다.
참으로 민심을 몰라도 너무나 모르는 처사다. 어청수 전 청장은 지난 2008년 촛불시위 당시 광화문에 대형 컨테이너 장벽을 쌓아 ‘명박산성’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또한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스님의 차량을 검문해 불교계의 원성을 받았던 ‘불통’의 대명사로 불려 진 인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런 인물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에서 또 다시 경호처장에 임명해 발표한 것이다.
물론 대통령의 경호는 대통령 본인이 가장신뢰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맡겨야 되는 것이 맞는 말이지만 시기가 잘못되었다.
자신의 견고한 지지층이었던 30-40대 넥타이 부대의 반란으로 서울시장직을 야권으로 넘겨 준 다음 날 발표를 했으니 국민들의 눈에는 오만과 불통의 모습으로 비쳐졌다. 그야말로 눈이 없어 보지 못하고 귀가 없어 듣지 못하는 장애자의 입장과 다를 것이 없다.
한나라당과 청와대는 이번 10.26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나타 난 민심의 흐름을 잘 읽지 못하고 변화를 꾀하지 못한다면 큰 낭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
필자가 이야기하는 큰 낭패란 이 대통령의 한나라당 탈당이라는 불명예와 한나라당의 총선 후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