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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10-30 12: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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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한다'

한때 청ㆍ장년층을 아우르는 지독한 사랑 이야기를 줄거리로 한 방송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드라마에서 진부한 사랑이야기는 단골로 등장하는 메뉴이지만 가끔은 심금을 울리는 사랑이야기도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미안하다, 사랑한다'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한마디로 죽음도 두렵지 않은 지독한 사랑이야기였다. 태생적 한계에서 시발된 주인공의 사랑과 고독 그리고 고뇌를 인상적으로 연기한 남자 주인공 역의 소지섭(차무역 扮)의 카라스마 넘치는 연기는 압권이었다.

▲ 사진= "자리 권하는 이정현 의원" 광주 빛고을체육관 찾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소지섭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드라마 명대사로 남아 아직도 젊은 층 인구에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것 두어 개를 추려보면 예컨대 이런 것들이 있다. "내가 찌른건 윤인데 ... 왜 니가 피를 흘리냐 ..." "나한테 걸려들면 죽기전에 못 빠져나가~ 자신 없으면 건드리지마~!" "밥 먹을래, 나랑 뽀뽀할래... 밥 먹을래, 나랑 잘래... 밥 먹을래, 나랑 살래... 밥 먹을래... 특히 이런 대사를 패러디한 '나랑 살래, 죽을래..'라는 패러디 대사가 유행하기도 했었다.

이제 10ㆍ26 재보선도 끝났다. 정치적인 이슈라든가 지명도 면에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할 재보선이였지만 역대 어느 지방선거보다 유달리 그 열기가 뜨거웠던 선거였다. 바로 서울 시장직 때문이다. 여기에 안철수 바람과 박원순 후보의 검증되지 않은 그의 황당하고 수상한 궤적들은 이슈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원순 후보가 당선이 되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반발 심리이니 또는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반작용으로 평가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정부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고 본다.

어쨌튼 이런저런 정치 환경은 여당인 한나라당에게는 악재로 작용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볼 때 어쩌면 처음부터 중과부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연장선에서 보면 안철수 바람에 따른 안철수 효과도 한 사람의 가치평가에 따른 인기보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희구하는 국민들의 대리만족이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진단해 본다. 안철수 아바타로 포장된 박원순 후보 역시 그 연장선에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

바로 박근혜의 활약이다. 실제로 박원순 VS 나경원의 첫 여론조사 결과는 10% 이상 여론조사를 시행한 회사에 따라서는 15%에 육박한 박원순 우세로 나왔다. 이를 대등하게 또는 한때 역전까지 뒤집었던 1등공신이 바로 박근혜였다. 대통령 측근 신재민 전 문화관광부 차관의 비리 문제 등이 라든가 막판에 대통령 사저 문제 등 큰 악재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기대해 볼만한 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한편 서울 시장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서울 재보선이 주로 포커스가 되었지만 지방선거에서는 여론이 대단히 부정적인 것도 그것을 방증하고 있다.

이 와중에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0.26 재보궐선거 투표 결과 서울시장에서 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고 11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자당 후보를 낸 8곳 모두, 민주당은 2곳에서 당선자가 나왔다. 정치인이 그것도 대권을 꿈꾸고 있는 정치인이 진흙탕을 두려워 해서야 될까 만은 이번 10ㆍ26 재보선 당시 화합과 상생정치를 암시하는 박근혜의 전국투어 고군분투는 그동안 '신비주의 정치' ‘운둔정치'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아주 인상적인 족적을 남겼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결국 10.26 재보궐선거 투표 결과로 보면 '죽을래, 살래'라는 국민의 준엄한 경고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했다. 그 연장선에서 보면 대안부재의 '공룡정당’‘웰빙정당'이라는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면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한다'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듯 싶다. 무엇보다도 '국가보안법폐지'와 '김일성만세'를 용인하는 세력에 대하여 걱정하는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그 대항마(對抗馬)로써 박근혜 존재감은 정치적인 찬반 입장을 떠나서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한다'라는 기대감에 따른 애정어린 응원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해 본다.

<프런티어타임스 오을탁기자 (www.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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