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야당 ‘텃밭’서 첫 지원 유세
- 구로, 금천지역 돌며 7시간 강행군...중소기업, 젊은층 표심 공략
선거의 여왕이 돌아왔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10.26 재보궐선거 지원이 막을 올렸다. 4년만이다.
게다가 “나서긴 하되 소극적일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을 뒤엎고 지원 첫날부터 아침부터 저녁까지 7시간에 이르는 강행군 일정을 잡았다.
지원을 하겠다고 나선 이상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역전시켰다는 소식과 함께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캠프도 활기가 넘쳐났다.
박 전 대표의 첫 지원 지역은 당연히 서울이었다. 박 전 대표는 13일 오전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서울시장 선거 지원을 위해 서울 구로구 서울관악고용지원센터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나 후보의 손을 잡은 박 전 대표는 "오늘은 나경원 후보랑 같이 왔다. 좋은 정책을 같이 만들어 나가겠다"며 나 후보에 대한 확실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6시까지 구로구와 금천구 지역 벤처기업이 밀집한 디지털 단지를 누비면서 인근에 위치한 벤처기업협회와 업체 7곳을 잇달아 방문한다.
박 후보의 이날 지원유세는 두 가지 점에서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하나는 상대적으로 나 후보가 열세인 중소자영업자와 젊은층을 첫 공략 대상으로 잡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수의 지역 국회의원이나 당 관계자들을 대동한 대규모 유세가 아니라 사실상 ‘나홀로’ 유세를 펼친다는 것이다.
이 지역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박영선 의원의 지역구로 서울지역 중 야당세가 가장 강한 지역 중 한 곳이다.
여당 지지세가 견고한 지역에서 첫 지원을 시작하지 않고 야당의 ‘텃밭’ 한 가운데서 첫 지원유세를 시작한 셈이다.
유세 방식도 차별화했다. 박 전 대표는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과 수행비서 한 명만을 동행시켜 발로 뛰며 지역을 훑는 방식을 택했다.
야당세가 강한 지역과 계층의 한 가운데서 현장의 밑바닥 민심을 경청하고 유권자들의 닫힌 마음을 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권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지방 지원에 나설 때도 지역구 의원들의 동행이 최소화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는 낮은 자세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오늘과 같은 빡빡한 일정을 앞으로도 유지할 것으로 안다. 선거지원은 동행 수를 최소한으로 하는 조용한 방식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양원석기자 (www.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