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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9-12 17: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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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안철수 현상을 두고 “올 것이 왔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혹시 안철수 현상이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그가 말한 ‘여의도 정치꾼’만을 겨냥한 것인 줄로 치고서 그런 ‘윤보선 대통령 같은’ 말을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면 그건 착각이다.

안철수 현상을 일종의 ‘엿 먹이기’로 볼 때 오늘날 청년 유목민 게릴라들이 가장 엿 먹이고 싶어 하는 대상에서 아마 이명박 대통령이 빠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엿 먹인다는 것은 이스태블리시먼트(기성체제)를 풍자하는 것이고, 기성체제의 정상에는 대통령이 있고, 지금의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을 열외인양 자처하지 않고서는 안철수 현상을 그렇게 남의 이야기 하듯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과연 열외일 수 있는가?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엇비슷이 비껴 서있을 수 있는 직함인가 말이다.

이번 발언을 보면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은 나와 무관”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을 임기 내내 소 닭 보듯 했다. 말이 집권여당이지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당을 권력의 한 주주로 취급한 적이 없다. 이게 과연 잘한 일인가?

이명박 대통령은 “나는 정치는 안 한다”며 자원외교나 하는 것을 대통령 소임의 전부인 양 시범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소임 중 85%는 고도의 정치행위라 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 85%를 하지 않았다.

그걸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 대한민국 진영이 구심점 없이 표류하고 있다. 정치 구심점 없는 정치 커뮤니티는 말이 커뮤니티지 사실은 진공상태나 다름없다. 빈집인 셈이다. 안철수 현상은 바로 그 빈집에 지나가던 유목민이 들어 온 꼴이다.

그럼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빈집에 다른 사람이 들어온 것을 보고 “올 것이 왔다”며 구경꾼처럼 ‘감상’하고 있다. 참!
<류근일 언론인,조선일보 전주필>
<프런티어타임스(www.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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