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추대 움직임에 민주 당내 `반발'
- 정동영-천정배-추미애 등 "경선 치러야"
민주당 지도부가 한명숙 전 총리를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당내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오는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시간이 없다고 판단, 한 전 총리를 추대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일찌감치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천정배 최고위원은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의 의원직 사퇴 만류에 대해 “최고위원을 상대로 훈계하고 야단치는 것인가”라고 강력 반발했다.
천 최고위원은 “작년 6월 서울시장 후보 경선 문제를 보면 시간 없다는 핑계로 우물쭈물 후보를 만들어서 나가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번 서울시장 후보선출은 지난 선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반드시 경선을 해야 한다”며 “작년에 경선을 제대로 했다면 서울시장은 우리가 만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치열한 경선이 돼야 한다”며 “설사 한명숙 후보가 다시 도전한다고 해도 경선에 참여해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확실하게 승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천정배 최고위원 등이 속해 있는 ‘민주희망2012’는 30일 성명을 내고 공정한 경선관리를 위한 당내기구를 즉각 구성할 것을 촉구키도 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추미애 의원 또한 이날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지난해 6.2지방선거 17개 구에서 구청장으로 나온 후보들이 압도적으로 다 이겼다”며 “그런데 구청장 후보가 다 모은 표보다도 오히려 시장 후보의 표가 빠져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당내 경선을 피하고 준비를 철저히 못 해서 나온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며 한 전 총리 추대에 부정적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최근 서울시장 후보 선호도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 한명숙 전 총리가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한 전 총리를 추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또다른 일각에서는 한 전 총리는 이미 한 번 사용했다 실패한 카드라는 점에서 반대하고 있다.
특히 한 전 총리는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판의 선고를 앞두고 있어 선거운동 자체가 쉽지 않고 서울시장에 당선된다고 해도 유죄판결을 받으면 물러나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당내 반발이 적지 않은 것을 볼 때도 한 전 총리가 추대형식이 아닌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프런티어타임스 최정숙 정치부차장 most_silent@hanmail.net>